2개의 명작을 한 번에, 그것도 완벽하게 만나는 좋은 선택 PS4용 '배트맨: 리턴 투 아캄'
*게임명: 배트맨: 리턴 투 아캄*
개발사: 락스테디 스튜디오
유통사: 인플레이 인터랙티브
사용기기: 플레이스테이션4(PS4)
필자명: 구석지기****
2009년 8월 출시된 락스테디 스튜디오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영웅'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대 부분 기대에 한참 못 미치거나 부족했고, 어떤 작품은 형편 없기도 했다.
물론 모든 작품까지는 아니지만 평균적인 수준을 생각해본다면 영웅 소재 게임들은 일반적인 게이머들 또는 마니아들의 기준에 부족하고 아쉬움만 가득했다. 그러나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은 달랐다. 처음 공개된 이후부터 줄곧 언론의 주목을 샀고, 출시 이후에는 대 호평을 받았다.
당시 이 게임은 올해의 게임을 비롯해 최고의 그래픽 등 7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당시 압도적 재미로 큰 화제를 모은 언차티드2와 경쟁하며 그 해 GOTY 수상작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많은 언론들은 이 게임을 역대 최고의 배트맨 게임, 단연 최고의 슈퍼 히어로 게임으로 불렀다.
락스테디 스튜디오가 최고의 개발사로 주목 받기 시작한 이유도 이 작품 때문이었다. 2004년 설립된 이 개발사는 2006년 어반 카오스: 라이엇 리스폰스 게임을 선보인 이후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9년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의 대 히트로 현재의 모 회사인 워너 브라더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와 스퀘어 에닉스 자회사로 인수되면서 더욱 큰 프로젝트를 도맡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 나온 배트맨 아캄 시티와 아캄 나이트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오늘 리뷰를 할 게임은 이 같은 성공의 이유를 엿볼 수 있는 시리즈로 손꼽히는 아캄 어사일럼과 아캄 시티 2개의 게임을 리마스터한 합본팩 '배트맨: 리턴 투 아캄'이다. 이 2개의 작품은 락스테디 스튜디오를 알린 수작이자 가장 상업적, 비평적으로 성공한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동명의 코믹스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게임들은 그 동안 액션에 취중 했던 배트맨의 모습보단 세계 최고의 명탐정이라는 특징을 살려 배트맨을 재조명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액션도 충실하지만 퍼즐 요소를 다양하게 도입, 한층 풍부한 재미를 경험하게 해준다.
아캄 어사일럼은 액션 어드벤처가 어떻게 재미의 밸런스를 잡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로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액션이 너무 강조될 경우 게임이 단순해질 수 있고 반대로 퍼즐이 너무 과할 경우는 게임이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이런 문제가 거의 없다. 액션 부분은 일반적인 액션부터 잠입을 게이머가 선택해 풀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다양한 배트맨의 아이템과 성장 요소를 도입, 싸울수록 캐릭터와 게이머 모두가 강해지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액션 부분에서 반격 버튼을 활용해 15명 이상 몰려 오는 적 사이에서 환상적인 반격 액션을 펼칠 수 있게 한 시스템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이후 상당 수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들이 이 요소를 벤치마킹 했지만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 수준만큼을 능가하는 게임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 요소가 화제가 된 이유는 또 있다. 화려하고 복잡해 보이는 액션이지만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냥 버튼만 잘 눌러도 수많은 적들 사이를 헤집고 싸우는 배트맨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반격 타이밍만 잘 맞추면 영화 못지 않은 화려한 액션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여기에 한층 풍부한 공격, 반격 액션과 마지막 적을 쓰러트릴 때 나오는 슬로모션 연출은 단연 최고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간단한 방식이지만 게이머가 느끼는 쾌감은 엄청났으며 반격 타이밍과 공격 타이밍을 잘 조절하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어 반복적이지만 전혀 질리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진 퍼즐 요소도 상당히 흥미롭다. 잠입과 퍼즐 요소가 결합돼 있는 형태들이 많고 배트맨의 팬들이라면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로 가득했다. 탐정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디텍티브 모드는 단순히 루트를 알려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게임 내 퍼즐적 요소들의 풀이부터 길이나 탈출구, 아니면 게이머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나 도구까지도 모두 찾아준다. 이 기능 역시 매우 어렵지 않고 누구나 한 두 번의 사용만으로도 능히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요기하면서 간편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면 대 부분은 이 기능 때문에 퍼즐의 재미가 부족해지지 않았을까 싶지만 오히려 반대다. 많은 평론가들은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의 퍼즐 요소는 쉬우면서도 배트맨의 특성을 잘 살린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 부담 없이 그렇다고 너무 쉬운 것도 아닌 딱 좋은 재미를 준다고 했다.
부수적인 다양한 부가 요소도 매력적이었다. 수집 요소와 부가 임무인 리들러 챌린지, 그리고 액션 도전 요소였던 프레데터, 프리플로 등은 중심 임무에서 벗어나 부담을 환기 시켜주는 역할로 호평 받았다. 마니아들을 자극한 리들러 챌린지는 지금 해봐도 참신하고 재미있다.
아캄 시티는 어사일럼의 특징을 넓은 도시로 옮겨 재현한 버전이다. 물론 이야기부터 전체적인 볼륨감, 그리고 밸런스가 좋은 액션과 퍼즐 요소로 호평을 받았다. 전작이 수용소라는 공간의 한계 내에서 최대한의 재미를 끌어냈다면 아캄 시티는 오픈 월드 방식으로 다른 재미를 표현했다.
이 게임은 사실상 아캄 유니버스로 불리는 근간을 마련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의 제한을 푼 도시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과 각종 임무, 그리고 수많은 빌런들과의 대립은 게이머가 실제 배트맨이 된 것 같은 재미를 느끼게 했다.
이 같은 특징과 재미를 가진 2개의 게임을 한 번에 만날 수 있게 한 합본팩 배트맨: 리턴 투 아캄은 더욱 탄탄해진 그래픽과 더욱 심오해진 광원, 다양한 특수효과 및 쉐이더 추가 등을 통해 시각적인 요소를 강화 했으며, 출시된 모든 DLC를 포함, 완전판 형태로 즐길 수 있게 했다.
다양한 특수 효과 등이 추가돼 한층 볼만해진 것은 사실이다. 밋밋해 보였던 광원들은 매우 심오해져 풍부한 심도를 느끼게 해주며 수용소의 구석부터 도심의 모습 등이 매우 선명하게 보인다. 캐릭터들의 모델링도 수정돼 좀 더 나은 시각적 만족도를 준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너무 많은 효과와 광원이 더해져서 인지, 아니면 일부 모델링 등을 교체하면서 특정 캐릭터은 원작보다 좀 더 떨어져 보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조커의 모습은 왠지 원작이 더 괜찮아 보인다.
그리고 블러가 다소 과하게 들어가서 특정 구간이나 연출 상황에서는 오히려 선명하지 못한 느낌이 들기까지도 한다. 좋게 만들기 위해 선택한 카드임에도 다소 아쉽게 표현된 요소들은 리턴 투 아캄의 몇 안 되는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배트맨 리턴 투 아캄은 시리즈를 현세대 게임기로 즐기고 싶은 게이머나 아니면 시리즈를 제대로 소장하고 싶어하는 게이머들에게 딱 어울리는 게임이다. 아직까지 시리즈를 접해보지 못한 게이머라면 이 게임은 무조건 선택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