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쿤비트 고동환 대표, "해외에서 찾는 건 '나이트 슬링거'같은 캐주얼한 RPG."
"베타 테스트(CBT)와 해외의 소프트 런칭 후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캐주얼 게임과 RPG의 접목이라는 게 이렇게 가능성이 높구나 라고 느꼈죠."
서울 신논현 부근에 위치한 게임 개발사 '코쿤비트'의 한 회의실. 고동환 대표는 첫 만남부터 '나이트 슬링거'를 꺼내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른 게임사에서 10년 넘게 AD(그래픽 총괄)를 담당했던 그는 3년 전 야심차게 창업을 했고, 각고의 노력 끝에 최근 '반응형 RPG'라 불리우는 '나이트 슬링거'를 출시했다. 다행히 초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사실 저는 바라보기만 하는 요즘 모바일 RPG는 잘 안하게 되더라구요. 그때 그때 조작을 해줘야 하고, 그 조작에 희열을 느끼게 해주고, 그러면서도 고전 RPG의 감성을 그대로 가져가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죠. 캐주얼성과 고전RPG의 융합이 '나이트 슬링거'의 주요 테마였던 거죠."
고동환 대표는 고전 RPG가 가지는 파티 중심이면서도 가정주부나 60대 분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쉬운 조작을 가지는 것이 개발의 목표였다고 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바로 '슬링샷'이라는 시스템이었다. 주욱 화살을 뒤로 끌 듯 화면을 살짝 뒤로 드래그했다가 놓으면 공격이 나가는 방식으로, 일종의 새총 쏘듯 뒤로 땡기는 조작에 캐릭터의 특성을 조합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도록 구성했다고 한다.
"잘 땡기다 보면 저절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게 됩니다. 스테이지 시간도 1분 정도? 누구나 큰 스트레스 없이 즐기면서 차츰 캐릭터 특성에 대해 익히고 더욱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하게 되는 거죠. 궁수, 포수, 법사, 창수, 검사 등 뚜렷한 개성의 캐릭터들을 키워가면서요."
고 대표의 손에 든 '나이트 슬링거'를 직접 해보니 캐릭터 특성이 꽤 명확해 보였다. 궁수나 포수는 움직이지 못하지만 강력한 공격이 가능했고, 검사는 당구같은 튕김 공격이 가능했지만 공격력이 약했다. 마법사는 행동턴이 돌아오는 게 느리지만 연계 대미지가 컸고, 전사는 체력과 방어력이 강한 대신 공격 범위가 짧았다. 창사는 돌진형으로 다 뚫어서 공격하지만 공격력이 약하고 턴이 자주 돌아왔다.
10여 분 해보니 고 대표가 말하는 부분이 어떠한 것인지 알게 됐다. 자동전투 기능도 있긴 했지만, 직접 조작하는 것이 훨씬 효율이 좋았고 캐릭터 특성이 명확해서 이해하기 쉬웠다. 땡기기만 하면 되는 조작에 대해 고 대표는 "주변에 '애니팡' 밖에 해본 적이 없는 초보 친구들도 쉽게 따라왔다."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특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나이트 슬링거'는 14개 국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동시 진출해있다.
"일반 모험, 나락의탑, 던전 등 다양한 테마의 즐길거리를 마련해두었고, 거의 400 스테이지 정도 되는 방대한 분량이기 때문에 즐기시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을 거에요. 캐릭터 종류도 계속 늘려나갈 거구요."
여기에 필자가 같은 조작에 대해 식상함이 느껴지면 어떠냐고 질문을 던졌더니 고 대표는 당치 않다고 했다. 반응 스킬, 리더 스킬, 실시간 움직이는 여러 기믹,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아케이드 요소와 퍼즐 요소 등 다양한 재미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 여기에 노가다(단순 반복 콘텐츠) 보다 게이머분들이 즐길 수 있는 1회성 콘텐츠가 많다는 점도 고 대표가 자신하는 부분이었다.
"사실 죄송하게도 그동안 피드백해주신 분들께 많은 대답은 못 드렸었어요. 개발에 매달리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제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으니 열심히 게이머분들과 소통해나갈 예정입니다. 발전하는 '나이트 슬링거'가 되려고 하니, 한국형 RPG의 새로운 시도로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
고 대표는 지금까지 게임의 원초적인 재미에 집중했던 만큼, 이후에는 운영에 집중하며 고객분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업데이트 역시 스테이지만 늘어나는 방식이 아니라,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시나리오가 부각되는 방향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시간 여의 인터뷰. 늘 '천편일률적인 게임이 싫다.'고 강조했던 필자에게 고 대표는 새로운 게임 '나이트 슬링거'를 소개해주었다. 글로벌의 강자 게임빌과 함께 국내 및 글로벌 항해를 막 시작한 코쿤비트의 '나이트 슬링거'. 그리고 그 선장 고동환 대표. 그 힘찬 항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또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