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게임업체 전망] 엔씨소프트, 종합 게임사로 성공적 변모..'매출 1조 시대' 연다
[게임동아 조학동 기자] 지난해 연말부터 현재까지 엔씨소프트만큼 기분좋은 개발사가 또 있을까. 그만큼 엔씨소프트의 분위기는 좋다. 성공적인 모바일 게임시장 진입, 종합 게임사로의 발돋움 등 늘 엔씨소프트의 발목을 잡았던 몇 가지 과제를 하루 아침에 해결했기 때문이다.
주가 역시 1월 9일 마감시간 기준으로 26만 2천 원을 기록하고 있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통의 강세였던 PC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도 여전히 건재하다. 또한, 모바일 게임의 호황, 그리고 소설이나 만화 같은 연계 콘텐츠의 확장 등으로 엔씨소프트는 올 해 무난하게 매출 1조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게임의 원년.. 더이상 PC 온라인게임사라 부르지 말라>
2016년 말까지 엔씨소프트는 명실상부한 'PC 온라인 게임 개발사'의 대명사였다. 몇몇 모바일 게임을 내놓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시장 테스트 정도의 시도였고 외부에서 PC온라인 게임 분야 외에 엔씨소프트를 주목하는 것은 야구단 운영과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의 사회공헌활동 정도였다.
하지만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지난 연말에 출시된 '리니지 레드나이츠'(자체 개발)와 '리니지2 레볼루션'(넷마블 개발)이 출시와 동시에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기준으로 매출 상위 1, 2위를 차지하면서 엔씨소프트는 업계에 '압도적인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의 선전포고를 확실히 해낸 모양새다. 게다가 이들 게임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 수익은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
여기에 '파이널블레이드' 퍼블리싱에 이어 '오르카', '아이온 레기온즈',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 : 정령의 반지', '팡야 모바일' 등 강력한 PC 온라인게임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차기작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게임을 개발할 때 수 년간의 내부 담금질을 진행했던 엔씨소프트였기에 이들 게임들의 2017년 출시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개발해왔기에 하반기 출시를 기대해볼 만하다.
특히 이르면 1분기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가 내놓는 회심의 타이틀. 원작 PC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기능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겨놓은 이 게임은 올해 출시와 동시에 시장을 석권할 것으로 보이는 몇 안 되는 대작 중 하나다.
<비욘드 리니지.. 리니지 시대가 온다>
지난 2015년 12월 9일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 월드'의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리니지'의 IP를 확장시켜, 종합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발표였다. "더이상 '리니지'를 PC 온라인게임이라는 장르로 부를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해나가겠다."는 당시의 발표는 게임업계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리니지 월드'에 대한 구상은 지난 2016년을 지나 2017년에 와서 본격적으로 현실화될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M'은 모두 '리니지IP'를 활용한 대작으로 2017년 내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매출 상위권에서 장기 집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리니지'를 벤치마킹했다고 알려지는 '아덴'이 한때 국내 오픈마켓 매출 2위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면 정통 모바일 게임 연계작인 '리니지M'의 파괴력은 '레볼루션' 이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한, 지난 해에도 간헐적으로 진행되었던 피규어 사업, 영화, 웹툰, 소설 등 다양한 장르로의 도약도 2017년의 주요 화두다. 이미 엔씨소프트는 그 시작으로 '리니지 레드나이츠' 관련 티셔츠, 스마트폰 충전키트 등 수많은 캐릭터 상품을 개발했으며 현대 백화점에 팝업샵을 오픈해 관련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보다 빠른 콘텐츠의 확장을 위해 재담미디어 등 웹툰 매니지먼트 회사나 웹소설 회사 등 다양한 회사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으며 이들 회사를 통해 '리니지 월드'의 현실화는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지금은 엔씨소프트에서 서비스 중인 PC MMORPG의 전망을 논하기엔 다소 이른 시기다. 엔씨소프트는 모든 평가의 기준이 3월 말에 이루어진다. 겨울 시즌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까지 포함하여 3월이 되어야 올해 계획이 완전히 짜여지기 때문에 현재 구체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게임 별로 올 한 해를 가늠해보면 큰 줄기는 있다. '리니지'의 경우는 지난 해부터 이어진 '편의성을 극대화' 전략을 계속 진행하는 한편, '리니지M'과의 시너지 효과에 중점적인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언제 어디서나 '리니지'를" 이라는 표어가 생각날 정도로 '리니지M'을 바라보는 '린저씨(리니지를 즐기는 아저씨를 이르는 말)'들의 기대는 뜨겁다.
또 '아이온'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 14일까지 서비스 8주년을 맞이해 '데바의날 8arty'를 진행하는 등 게이머 이벤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형 업데이트도 준비 중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지난해 말 부분유료화로 전환된 이후 정액제 시절보다 접속수치, 매출 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호재를 맞이하고 있어 지난 2016년 4분기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모바일 게임의 견인과 PC온라인 게임의 건재함으로 엔씨소프트의 올해 매출은 무난히 1조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원래부터 PC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탄탄함을 과시했던 엔씨소프트였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여지지만, 모바일 게임으로 같은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출시되기 때문에 서비스 방향을 잘못 잡을 경우 이용자 이탈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엔씨소프트의 콘텐츠 다변화 사업에서 유일하게 불안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올 한 해 '리니지 이터널'과 'MXM'의 향방은>
올해 엔씨소프트에서 굵직한 신작 PC MMORPG '리니지 이터널'의 출시를 진행할 수 있을까. '리니지M' 등 굵직한 모바일 게임이 있지만 엔씨소프트가 워낙 정통파 PC MMORPG 왕국이다 보니 PC 프리미엄 차기작 라인업의 출시가 늦어지는 것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진행된 CBT(비공개 시범 서비스)에서는 '리니지 이터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너무 컷 던 탓인지 안정적인 플레이 결과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가는 내려지지 못했다. 대규모 공성전, 타격감 등 액션성이 돋보였고, 서버 안정성이나 기타 부분에 대해서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엔씨소프트의 주력 차기작 다운 독보적인 감각은 느끼지 못했다." 등의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런 피드백을 받은 엔씨소프트 측에서는 상당한 수정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때문에 올해 출시가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출시가 유력했던 'MXM' 등 PC용 캐주얼 게임 라인도 다소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텐센트를 통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올해 서비스가 되어야 하지만, 또 다시 출시가 안될 경우 'PC 온라인 캐주얼 게임의 무덤'이라는 수식어는 올 해도 엔씨소프트를 따라다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