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게임업체 전망] 넷마블, 글로벌 게임사로 '굳히기'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가 말 그대로 작년에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국내 강자로 우뚝 선 넷마블은 지난해 국내 시장은 이제 좁다고 느껴질 정도로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다졌으며, 코스피 상장을 위한 단추도 잘 채웠다. 2015년 글로벌 시장 도전, 2016년 글로벌 시장 도약, 2017년 2조 원대 매출을 올리는 게임사의 포부를 밝혔던 넷마블의 계획이 큰 차질없이 흘러오고 있는 모습이다.
<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왕좌 수성…상장으로 화룡점정>
지난해 넷마블이 거둔 뛰어난 성과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먼저 넷마블의 대표작이자 투톱인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를 빼놓을 수 없다. 이 두 작품은 2016년 중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양대 마켓 최고매출 순위 1위와 2위를 다퉜다. 특히, '모두의마블'이 동남아 시장을 기반으로, '세븐나이츠'가 일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해외 시장에서의 넷마블의 위상을 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아울러 마블 IP를 활용한 '마블 퓨처파이트'와 전세계 2억 명이 즐긴 유명 PC게임 '스톤에이지'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한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2015년 인수한 북미 기반의 캐주얼게임 업체 SGN도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2016년 12월 14일에는 첫날 매출만 70억 원, 2주간 올린 매출이 500억 원으로 추정되는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선보이며 새로운 캐시카우까지 확보했다.
기존 인기작의 꾸준한 서비스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거둔 넷마블은 2016년 3분기 누적매출 1조 374억 원, 영업이익 1,753억 원을 달성했다. 해외 매출 비중도 이미 50%를 넘어선 수준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매출이 일부 반영되는 4분기 실적까지 더하면 1조 4,000억 원대의 매출을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도 국내 시장의 왕좌 수성을 위해서 바쁘게 달려간다. 이미 전세계에 수 많은 팬을 거느린 '스타워즈'의 IP를 활용한 '스타워즈: 포스아레나'를 글로벌 154개국에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여기에 지난해 2회 NTP(넷마블투게터프레스)를 통해 공개한 라인업에 포함됐던 '테라'나 '블레이드&소울', '리니지' 등 대형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지스타에서 공개한 모바일 MOBA게임 '펜타스톰', 오는 1월 18일 3회 NTP를 열고 공개할 신작 라인업 등 막강한 게임들도 올해 선보인다.
국내 모바일게임 왕좌 자리를 굳힌 넷마블은 올해 상장으로 정점을 찍는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 상장 절차를 마무리하고, 10조 원대의 초대형 상장 게임사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과정 중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2조원대 공모금을 조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탄탄한 자금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규모와 속도의 경쟁을 강조했던 넷마블이 국내 게임사 중 가장 큰 덩치를 갖추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더욱 높이게 되는 셈이다. 막대한 실탄을 보유하게 되는 넷마블이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 인수 급의 빅딜을 또 진행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 인수 마무리, 서구권 공략 본격화>
현재 넷마블은 이미 매출 규모에서는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게임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앱 통계 분석 사이트인 앱애니가 발표한 2016년 12월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전세계 퍼블리셔 순위를 보면 넷마블은 텐센트, 넷이즈, 슈퍼셀, 믹시 등에 이어 TOP5에 이름을 올렸다. 연말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의 매출 등의 위력이 더해진 성적이지만, 넷마블 이전에도 국내외 성과에 힘입어 글로벌 TOP10 퍼블리셔에 이름을 꾸준히 올려왔다.
그리고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 굳히기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를 인수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넷마블은 카밤 밴쿠버와 함께 카밤의 오스틴 지사에 위치한 고객 서비스 팀, 카밤 샌프란시스코 지사에 위치한 사업 개발팀, 마케팅팀, 그리고 이용자 확보(UA) 팀의 일부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인수는 2017년 1분기 중 계약이 완료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약 8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의 인수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넷마블이 인수를 밝힌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는 북미에서도 손꼽히는 스튜디오다. '마블 올스타 배틀(해외명 MARVEL Contest of Champions)'을 개발해 선보였고, 이 게임은 2014년 12월 출시 이후 미화 4억 5천만 달러의 매출과 9천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공을 기반으로 카밤 전체 매출의 95%를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가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는 오는 2분기에 영화와 애니메이션, 장난감 등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트랜스포머'의 IP를 활용한 '트랜스포머: 포지드 투 파이트'를 영화 '트랜스포머 최후의기사'의 개봉에 맞춰 전세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의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 인수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서 강력한 IP의 힘을 강조해온 그동안의 입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카밤은 마블의 IP를 활용해 '마블 올스타배틀'을 성공적 출시한 것은 물론, '헝거게임', '분노의질주', '호빗', '스타워즈' 등 유명 영화의 IP를 활용해 꾸준히 게임을 선보여왔다. 다만, '마블 올스타 배틀' 이후 이렇다할 성공작을 내지 못했기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넷마블은 서구권 시장 공략을 위해 유명 IP 확보가 필요했기에 두 회사가 보여줄 시너지 효과에 큰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 디즈니 그리고 텐센트와의 관계도 주목 >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 인수 작업 마무리 이후에는 넷마블과 디즈니의 관계에도 주목할 만하다. 넷마블은 디즈니가 보유한 마블의 IP로 성공작을 배출했고, '모두의마블'에 디즈니 캐릭터를 입힌 버전을 '디즈니 매지컬 다이스'를 선보인 경험도 있다. 카밤 밴큐버 스튜디오는 마블의 IP를 활용한 성공작 배출한 스튜디오다. 이처럼 디즈니의 IP를 통해 성공작을 배출해온 넷마블과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가 한솥밥을 먹게 된 이후에는 넷마블과 디즈니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텐센트와의 관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텐센트는 2014년 3월 넷마블게임즈에 5,300억 원에 달하는 거금을 투자하며, 당시에 28%의 지분을 확보했다. 올해 넷마블의 상장 작업이 마무리되면 텐센트도 막대한 이익을 거두게 된다. 이 과정에서 텐센트가 당장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는다면 양사의 공조 체제가 더욱 견고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IP를 기반으로 하는 서구권 공략, 중국을 대표하는 텐센트와의 협업에 힘입어 넷마블은 이미 성공을 거둔 한국과 일본, 동남아 시장은 물론 북미와 중국에서의 성공까지 놀려볼 수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게임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사업을 동시에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 1등의 경쟁 상대는 자신, 자신을 넘어야 한다는 부담 >
넷마블은 넷마블표 모바일게임 성공의 포문을 연 '다함께차차차'의 출시와 성공 이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큰 성공을 거둔 게임사로 꼽힌다. 모바일게임 시대에 맞춰 완벽하게 체질을 개선했으며,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하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다졌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존재하듯 모바일게임 체제로 완벽하게 변신한 넷마블이 안고 가야 할 문제도 일부 있다.
먼저 모바일게임은 온라인게임과 달리 긴 시간을 두고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도 없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잠깐의 휴식이라도 취할 수 있었던 온라인게임 시절의 개발 환경과 현재 모바일게임 중심의 개발환경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게임이라는 콘텐츠는 사람이 만들 수밖에 없기에, 계속되는 업무에 지치는 개발자들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여기에 1등 사업자인 넷마블에서 성공을 거둔 경험과 실력 있는 개발자들에 대해 더 편한 환경과 많은 수익으로 유혹하는 타사로의 인재 유출도 동시에 고민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본인들이 1등이기에 매번 자신들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넷마블은 그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양한 히트작을 내놓으며 발전된 게임을 선보여왔다. '몬스터 길들이기'로 RPG를 즐기는 않는 게이머도 RPG로 끌어들였고, '세븐나이츠'는 수집형 RPG의 완성형 모습을 보여줬다. '레이븐 with NAVER'를 통해서는 모바일 액션 RPG 역사의 한 획을 썼고, '리니지2 레볼루션'을 통해서는 아예 모바일게임 시장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하지만, 출시하는 게임이 매번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레이븐 with NAVER'의 성공 이후 액션 더욱 발전된 액션 RPG의 재미와 발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온 '이데아'나 '콘(KON)'과 같은 게임들은 시장에서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리니지2 레볼루션'이 거두고 있는 성과를 보면 이를 또 뛰어넘는 게임을 어떻게 선보일 수 있을지 상상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미 지난해 2월 NTP를 통해 공개된 30개에 달하는 라인업 작품 중 아직도 출시가 되지 않은 작품이 상당 수에 달한다. 넷마블이 가진 고민이 얼마나 큰지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등이기에 항상 최고를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말이다.
1등 사업자이기에 갖게 되는 부담과 전력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기와 문제 등을 넷마블이 어떻게 해결해 글로벌 게임사로 입지를 견고히 다질 수 있을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