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게임업체 전망]데브시스터즈, 올인 전략은 위험하다. 라인업 확대 절실
쿠키런 하나로 상장까지 성공한 데브시스터즈는 최근 몇 년간 쿠키런의 뒤를 이를 쿠키런2의 출시에 회사의 모든 희망을 걸고 살아왔다.
쿠키런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은 것은 사실이나,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힘이 빠지기 시작한 쿠키런 하나만으로는 회사를 유지할 만큼의 매출을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쿠키런 캐릭터들을 활용한 캐릭터 사업이 나름 잘 되고 있긴 하지만, 회사 전체로 봤을 때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때문에 2015년 매출은 전년 대비 72% 감소한 195억원을 기록했으며, 2016년 역시 쿠키런2 개발을 위한 투자로 인해 역시 매 분기 실적이 악화되기만 했다.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성장률 8,516%를 기록해 2015년 12월 딜로이트 글로벌로부터 아시아태평양 9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에 선정됐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추락이다.
고난 끝에 2016년 10월 27일 드디어 고대하던 쿠키런2의 서비스가 전세계 동시 시작됐다.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고, 단점을 개선한 쿠키런2는 일주일만에 글로벌 200만을 돌파하고, 일 매출 1억원을 기록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들이 게임성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2년여의 시간 동안 세상은 RPG 중심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데브시스터즈에게 필요한 게임은 쿠키런1처럼 회사를 다시 비상시킬 게임이었지만, 캐주얼 게임의 특성상 RPG만큼 ARPU(평균 결제 금액)이 높지 않은 쿠키런2는 추락하는 회사를 다시 성장시킬만한 힘이 부족했다. 물론 운영으로 유명한 회사인 만큼 쿠키런2의 성적 역시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긴 하지만, 문제는 지금 당장의 위기가 너무 심각하다는데 있다. 당연히 쿠키런2의 매출이 반영되는 2016년 4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나아지겠지만 위기감을 없앨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측된다. 데브시스터즈 경영진들이 2016년 11월에 책임 경영을 하겠다며, 자사주를 매입하고, 2017년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현재 데브시스터즈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데브시스터즈의 2017년 사업 전략은 라이업의 확충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쿠키런2를 통해 올인 전략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데브시스터즈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자회사 젤리팝게임즈를 설립하고 쿠키런 IP를 활용한 퍼즐 게임의 개발을 시작했으며, 우파루사가로 유명한 전 NHN스튜디오629 최현동 대표가 설립한 엔플에 투자해서 쿠키런 IP를 기반으로 한 디펜스 게임을 준비 중이다. 또한, 자체 개발한 쿠키런 IP의 RPG, 그리고 쿠키런 IP가 아니 전략 게임도 준비중이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쿠키런 IP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다양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애니팡 프랜차이즈를 만들어가고 있는 선데이토즈나 카카오 플랫폼의 기둥이 되어 가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게임들을 봤을 때 충분히 성과가 기대되는 전략이다.
2016년 초에 시작한 데브시스터즈벤처스도 올해 성과를 기대해볼만 하다. 자체 라인업이 부족한 데브시스터즈 입장에서는 이 펀드를 통해 실력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자사의 라인업 대폭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쿠키런 디펜스 게임을 개발 중인 엔플도 데브시스터즈벤처스를 통해 발굴한 회사다.
이 뿐만 아니라 블레이드&소울 개발에 참여했던 이들이 모여서 설립한 웨이브쓰리스튜디오와 로스트킹덤을 개발했던 4:33의 자회사 팩토리얼게임즈, 전 NHN엔터테인먼트 이은상 대표가 설립한 카본아이드, 최근 넷마블게임즈를 통해 요괴를 출시한 플로피게임즈 등 가능성 있는 회사들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으며, 엑스엘게임즈, 펄어비스 등 상장을 준비중인 회사들에도 투자를 진행한 상황이다. 모든 투자가 결실을 맺을 수는 없지만 몇 개만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데브시스터즈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