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게임업체 전망] 혹독한 다이어트 거친 위메이드, 생명줄은 '미르2'뿐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지난 몇 년간의 부진으로 조직 개편과 인력 감축 등 혹독한 다이어트를 진행해온 위메이드가 사업을 단순화해 올해 정면 돌파에서 나선다. 본사는 IP 사업과 투자, 계열사는 게임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2012년 말부터 모바일게임 시장에 선 대응해 성공적으로 게임을 선보였다. 모바일 캐주얼 퍼즐게임인 '캔디팡'을 2012년 하반기에 출시해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2012년 지스타의 메인스폰서로 나서 30종에 달하는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2013년 연초에는 국민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부족하지 않은 런게임 '윈드러너'를 선보였다. '윈드러너'는 2주도 안 되는 기간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고, 구글 플레이 최고매출 1위를 한 달 이상 기록하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성적을 기반으로 위메이드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가장 성공적으로 진입한 대표적인 회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영광의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위메이드와 함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시 부각 받은 넷마블이 '다함께차차차', '다함께퐁퐁퐁',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마블' 등 연이어 히트작을 내놓으며 승승장구하는 동안 위메이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게임들에 그치며 '윈드러너'의 영광만 바라봐야 했다.

아울러 지스타에서 발표한 30여 종의 라인업 중 여러 게임은 빛을 보지도 못하고 사라졌으며, 2014년 2015년 그리고 2016년까지 이렇다 할 흥행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윈드소울'이 초반에 흥행을 달리기도 했으나 운영과 업데이트 등의 미숙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야심차게 선보인 '윈드러너2'는 외면 받았다. 2016년 연초에는 탑 영화배우인 하지원을 모델로 내세우며 큰 기대를 걸고 선보인 '소울앤스톤'을 선보였으나 흥행에 참패했다.

2013년 이후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위메이드는 뼈를 깎는 수준의 비용 절감, 2016년 연 초 역량 있는 내부 개발 조직의 분사를 통한 개발 자회사 출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다행이도 8월에는 위메이드의 대표작품인 '미르의전설2'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열혈전기'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위메이드는 체질 개선과 '열혈전기'의 안정적인 로열티 수입의 확보를 통해 긴 적자의 늪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위메이드의 지난해 매출은 1,100억 원대일 것으로 기대되며, 영업이익의 경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연 매출 2,274억 원에 비하면 반 토막 수준에 그치지만, 뼈를 깎는 수준의 비용 절감 등 체질 개선에 대한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며 부진을 벗어났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

올해 위메이드는 선택과 집중으로 시장에 대응한다. 먼저 위메이드 본사는 미르의전설 IP 사업과 투자에 집중한다. 이미 지난해 10월 중국의 절강환유와 미니멈 게런티 500억 원에 달하는 '미르의전설2' IP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미르의전설2' IP 사업 다각화도 본격화해 웹툰과 웹소설, 무협소설, 애니메이션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도 진행한다. 단순히 투자금 회수의 목적이 아닌 장기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이미 카카오와 네시삼십삼분, 넥스트플로어 등 유수의 회사에 투자를 진행해온 바 있으며, 올해도 유망 게임사 발굴에 나선다. 특히, 국내는 물론 중국의 유망 개발사까지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본사가 전력으로 IP 사업과 투자에 집중하는 동안 게임 개발은 계열사가 맡는다. 게임의 출시는 위메이드가 아닌 별도의 퍼블리셔와 함께하는 것을 가닥으로 잡았다. 우수 계열사의 경우 상장 추진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알려진 게임 라인업의 경우 조이맥스가 개발 중인 '프렌즈젤리(캔디팡2)', 디포게임즈가 개발 중인 '에어로 스트라이크', 위메이드 플러스가 개발 중인 '피싱스트라이크', 위메이드 아이오가 개발 중인 '터치파이터2'와 '이카루스M', 위메이드 넥스트가 개발 중인 '미르의전설 모바일' 등이 있다. 아울러 플레로게임즈도 2~3종의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이 이들 중 '프렌즈젤리'는 카카오, '이카루스M'와 '피싱스트라이크'는 넷마블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아 더 큰 기대를 모은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내에서 운영 중인 '미르의전설2' 관련 불법 사설 서버 등을 정리하고 양지로 끌어내면 추가적인 수입도 바랄 수 있다.

올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위메이드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봤을 때는 불안 요소가 존재한다. 본사가 IP 사업과 투자에 집중, 개발은 계열사가 맡게 되면서 위메이드의 이름으로 선보이는 작품이 없다는 것은 게임사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이 크다. 넷마블이 다수의 개발 자회사를 통해 게임을 개발하고 넷마블게임즈로 퍼블리싱하는 체계를 마련해 승승장구하는 모습과는 상반된다.

아울러 계열사들이 개발 중인 게임들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만 내리기는 힘들다. 위메이드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한동안 이렇다할 작품을 선보이지 못했다. 시장에 선 진입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음에도 신규 게임 흥행의 부재로 깊은 부진에 빠졌다. 물론 내부적으로 높아진 시선을 기반으로 옥석가리기를 통해 선별한 게임을 개발 중이지만, 그간 위메이드가 선보인 게임의 결과를 봤을 때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결국에는 '미르의전설2' IP에 기대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미르의전설2'에 회사의 역량이 집중 되어 있는 것도 우려를 낳는 부분이다. 물론 '미르의전설2'가 여전히 강력하고 매력적인 IP일 수는 있지만, 위메이드는 현재 새로운 신 성장동력이 전무하다. '미르의전설2' IP가 가진 가치가 언제까지고 게속 될 수 있을 것이란 기약이 없기에 향후 또 부진에 빠지는 것도 시간문제 일 수 있다. 게다가 현재 위메이드의 전략을 살펴보면 사실상 퍼블리셔임을 포기했기에 새롭게 위메이드를 대표하는 제2 그리고 제3의 '미르의전설2'가 탄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얽히고설킨 문제도 많다. 중국에서 샨다와 저작권 관련 소송도 진행 중에 있으며, 올해 9월에는 '미르의전설2' 샨다와의 퍼블리싱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퍼블리셔를 찾는 방법이 있으나 이 과정이 위메이드가 생각한 대로 물 흐르듯 흘러간다고 장담할 수 없다.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져 나올 수 있다.

액토즈소프트와의 관계도 해결해야 한다. '미르의전설2'의 공동저작권자인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의 어떠한 단독수권행위에도 동의하지 않겠다"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위메이드가 '미르의전설2' IP를 활용한 사업을 단독으로 전개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과 게임 개발에만 집중해도 부족할 시간에 각종 법정 공방 등 회사가 신경 써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