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의 외통수 걸린 위메이드, '미르의 전설2'는 어디로?
사드 배치 논란으로 중국이 한국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천명하면서 한중 관계가 그 어느때 보다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이미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으며, 중국인 관광객 역시 크게 줄면서 유통,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등 사태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한국 때리기가 게임업계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3일 중국에서 방송 및 인터넷 규제를 총괄하고 있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에서 "한국의 어떠한 게임에도 판호를 발급해주지 말라"는 내부 지침이 전달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허가권인 '판호'가 필수인데, 이 판호 발급을 막는다는 것은 중국 내 한국 게임을 제재하겠다는 의도다. 아직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것은 아니나, 소문만으로도 중국 관련 게임업체들의 주가가 대폭 하락하는 등 벌써부터 국내 게임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국내 게임의 중국 진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회사는 바로 위메이드다. 그 동안 위메이드는 중국의 샨다 게임즈와 손을 잡고 미르의 전설2 IP(지적 재산권)를 활용해 중국 게임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몇 안되는 게임사로 손꼽혀 왔다.
특히, 샨다 게임즈의 중국 내 호성적을 통해 대규모 로열티를 지급받으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 호조를 기록했고, 샨다 게임즈의 인수설이 시장에 화제가 되면서 지난달 2월 24일 한때 주가가 30.450원까지 치솟는 등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보복 조치가 전해지면서 위메이드는 현재 난감한 상황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중국의 한국 제재가 발표된 이후 주가는 무서운 속도로 하락해 지난 7일 주가는 무려 7.84% 하락했으며, 3일 동안 시총 570억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가 소폭 상승하며 당장 급한 불은 꺼졌지만 향후 '미르의 전설2'(이하 미르2) IP의 중국 서비스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위메이드는 샨다 게임즈와 미르의 전설2 관련으로 한중 두 국가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중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5월 "샨다와 맺은 '미르2'의 위탁판매 계약이 2015년 9월 28일 만료됐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중국 언론을 통해 공개하며, 중국 게임사를 상대로 '미르2 IP'의 비즈니스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샨다 역시 "'미르2 IP'의 중국 대륙 독점운영권 권리를 강력 주장하겠다”며 강경하게 나서 양사는 팽팽히 맞섰다.
실제로 지난해 6월 28일 '전민기적'(뮤오리진) 서비스로 유명한 중국의 킹넷과 무려 300억에 이르는 '미르2 IP' 계약을 채결하면서 사실상 샨다와 갈라서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확산되면서 '미르2 IP'로 본격적인 中 비즈니스에 나서겠다는 위메이드의 계획이 상당부분 틀어진 상황이다. 다수의 게임사들과 미르2 IP 계약을 체결해 미르2 IP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위메이드의 전략이었지만, 중국 정부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의 게임사와 새로운 계약를 당분간 보류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
또한, 미르2 IP 관련 500억 규모의 MG계약으로 화제가 됐던 킹넷 자회사 절강환유와도 계약금 미지급으로 인한 소송을 진행중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샨다와의 분쟁에서 든든한 파트너였던 킹넷과의 관계에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미르2 IP 사업을 확대하려는 위메이드의 선택지가 매우 좁아졌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샨다와의 미르2 서비스 계약을 끝내고 다른 파트너를 선택하려 했으나, 정부의 규제로 인해 미르2 서비스를 맡겠다고 선뜻 나설 회사를 찾는게 쉽지 않아진 것. 샨다와 재계약 할 경우 큰 문제는 없지만, 만약 다른 회사와 손을 잡을 경우 중국 내 '미르2' 온라인 서비스가 차질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위메이드와 샨다가 다시 손을 잡기에는 양측의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진 상태다. 위메이드는 여러 차례 '샨다는 믿을 수 없는 파트너'라며 비난했었고, 샨다 역시 위메이드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여러 번 발언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사드로 인한 한국 게임 제재가 당분간 지속된다면 위메이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지 않다. 중국의 러브콜이 끊긴 상황에서 '미르2 IP'가 과연 어디로 향할 것인지 위메이드의 선택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위메이드의 한 관계자는 "중국 한국 게임의 '판호' 금지는 아직 소문에 불과할 뿐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며, "위메이드는 현재 '미르2 IP'에 관련한 계약을 활발히 진행 중이며, 향후 중국 비즈니즈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