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총 쏘는 느낌? 현실감 살린 밀리터리VR게임 '리얼BX VR'
글로벌 VR게임 다운로드 플랫폼인 스팀VR에 한국 회사가 만든 밀리터리VR게임 리얼BX VR이 출시됐다.
이 게임을 만든 회사는 네비웍스라는 곳으로, 이전부터 게임을 개발했던 곳이 아니라, 무기체계소프트웨어,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전술훈련 소프트웨어 등을 만들어 온 방위산업체다. 즉, 진짜 군사 전문가들이 밀리터리VR 게임을 만든 것이다.
이 게임이 네비웍스의 첫번째 게임이지만, 이전에 리얼BX라고 여러가지 상황에서 군사 임무를 체험해볼 수 있는 가상 훈련 플랫폼 리얼BX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이번에 처음 게임 개발을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꽤 수준급이다. VR기기는 현재 나온 VR기기 중 가장 고급 사양이라고 할 수 있는 HTC 바이브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래픽 엔진도 언리얼 엔진4를 사용했기 때문에 상당히 깔끔한 편. 지금까지 나온 게임 중에서 최고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영상만 보면 잘 만든 밀리터리 FPS 게임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HTC바이브를 착용하고 게임 플레이를 시작하면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가지 무기를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을 먼저 즐긴 후 본격적인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게임의 배경이 현재 시대이기 때문에 K2 소총 등 실제 군대에서 쓰이는 무기들을 사용하게 되며, 게임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람보 활로 불리는 컴파운드 보우, 알라의 요술봉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RPG-7 등 독특한 무기들도 등장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무기를 다루는 법이 꽤 현실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VR슈팅 게임들은 쏘는 재미를 강조하기 위해 바이브 컨트롤러 하나당 총을 하나씩 매칭해서 쌍권총을 난사하는 형식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게임은 실제처럼 오른손 컨트롤러만 총기에 매칭되고, 왼손은 체력 확인과 총알 재장전용으로만 쓰인다.
총알을 다 쓰면 왼손에 탄창을 들고, 총에 다시 끼워서 재장전을 해야 하며, 특히 총마다 재장전 위치가 달라서 실제 총기를 다루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일반적인 권총을 쏠 때야 크게 체감하기 힘들지만, 람보 활을 쏠 때는 실제처럼 활 시위를 당기는 동작을 해야 하며, RPG-7은 쏠 때마다 탄두를 다시 끼우는 동작을 해야 한다. 군대를 다녀왔거나, 밀리터리 영화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실감나게 만들어졌다고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다.
또한, 오토 타겟팅이 적용된 것이 아니라서 쏠 때마다 가늠쇠를 보면서 조준 사격을 해야 하며, 엄폐 요소가 강조되어 있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지면 방어물 뒤에 앉아서 적의 공격을 피해야 한다. 실제 참호에 혼자 숨어서 사방에서 밀려들어오는 적들과 싸우는 느낌이다. HMD를 쓰고 즐기는 사람이야 알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옆에서 본다면 열심히 쏘다가 탄창 끼우고, 갑자기 앉았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꽤 볼만할 것이다.
다만, 실제 총기를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조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밀리터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다소 어렵게 느껴는 것이 사실이다. 어느 정도 적응하기 전까지는 적을 맞추는게 쉽지 않았으며, 특히, 수류탄 투척 조작은 원하는 각도로 던지는게 너무 어려워서 군대를 다녀온 기자도 게임이 끝날 때까지 적응하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초보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 공개되어 있는 것은 게임의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는 에피소드1 뿐이라 플레이 타임이 그리 긴 편은 아니다. 또한 에피소드1은 이용자들이 VR에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 디펜스 형식의 스테이지만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향후 추가될 에피소드2, 3에서는 적의 기지로 공격해 들어가거나, 탈 것을 타고 이동하는 스테이지 중심으로 만들어져 더욱 더 박진감 넘치는 게임 플레이를 경험해볼 수 있다고 한다. 진짜 군사 전문가들이 만든 이 게임이 밀리터리 게임 전문 게임사들이 만든 게임을 제치고, VR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는 게임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