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알파고 할아버지? 게이머들 멘붕시킨 극악 난이도 게임들
인간계 최강의 기사 이세돌에게 패배를 안기며 바둑의 신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구글딥마인드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중국 최강 고수 커제와의 대결에서도 가볍게 승리를 거두며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세돌과 맞붙기 전까지만 해도 체스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경우의 수가 많은 바둑은 인간에게 상대가 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세돌을 1:4로 꺽으면서 바둑 최강자로 인정받았으며, 이세돌과의 대결을 통해 약점을 보완한 지금은 인간이 도저히 넘볼 수 없는 바둑의 신에 가까워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바둑 다음 도전 분야로 게임을 지목해 커제와의 대결 이후에는 최강의 기량을 가진 한국 프로게이머와 스타크래프트2 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알파고의 활약을 보고 있으면 생각나는 게임들이 있다. 알파고처럼 유명한 인공지능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마치 사람이 직접 조작하고 있는게 아닌지 의심이 들만큼 똑똑한 적들이 등장해서 게이머들을 멘붕(멘탈 붕괴)시킨 극악 난이도 게임들 말이다.
플레이 하다보면 키보드를 부숴버리고 싶게 만드는 극악 난이도 게임으로는 코만도스 시리즈가 가장 대표적이다.
스페인의 무명 개발사였던 파이로 스튜디오를 전세계에서 주목받는 개발사로 만들어준 이 시리즈는 2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특수 부대원들의 활약을 그린 잠입 액션 게임이다.
이전까지 게임들은 한명의 영웅들이 수 많은 적들을 쓸어버리는 형태였다면, 이 게임은 격투, 위장, 총기, 잠수 등 각기 다른 특기를 가진 특수부대원들을 활용해서 적의 주요 시설물을 파괴하거나 탈출하는 재미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특히, 적들의 인공지능이 어찌나 놀라운지, 조금만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되도 알람, 알람을 외치면서 모든 적들이 집결하기 때문에, 방심하면 순식간에 벌집이 된다. 적의 시야를 피하는 것은 기본이고, 죽인 시체 처리, 아이템을 활용한 적 유인 등 바둑처럼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전략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가장 마지막에 나온 코만도스3편의 경우 그나마 조금 쉬워져서 할만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1편과 1편 확장팩 비하인드 에너미 라인즈의 경우에는 독일군에 흡연자가 많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엔딩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어려운 게임을 꼽을 때 항상 빠지지 않는 테크모 팀닌자의 대표작 닌자가이덴도 코만도스만큼이나 놀라운 인공지능으로 유명하다. 기존의 게임에서 등장하는 졸개들은 보스전에 도착하기 전에 손 풀기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게임은 수십년의 수련을 쌓은 닌자들만 등장하는지 액션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높은 난이도를 자랑했다.
게이머가 화려한 연속기를 사용하면 적당히 맞아주는게 예의이지만, 이 게임은 졸개들조차 주인공을 잡기위해 한명이 근접 공격을 하면 뒤에서 화살을 쏘는 등 포메이션을 구축해 연합 공격을 하고 어설프게 공격하면 튕겨내고 반격을 하는가 하면 보스들은 일정한 패턴을 반복하는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가장 피하기 힘든 형태로 공격을 해온다.
이중 1편의 첫번째 보스로 등장하는 무라이는 어찌나 쌍절곤을 기가 막히게 사용하는지 계속 해서 공격은 쳐내고 반격하는 등 도저히 빈틈이 보이지 않아 수 많은 게이머들을 좌절시켰고 이 첫번째 보스때문에 게임을 접은 이들도 존재할 정도다. 이 때문에 게임 역사상 가장 어려운 첫번째 보스를 꼽으면 무조건 무라이를 꼽히기도 할 정도로 닌자 가이덴의 명성(?)은 드높았지만, 이 게임의 등장 이후에는 다소 약해졌다.
바로 프롬소프트에서 개발한 다크소울 시리즈가 그 주인공. 평범한 액션 게임처럼 보이지만, 플레이어의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 죽음을 선사하기에 죽음을 즐기는 변태들을 위한 게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게임 때문에 멘탈이 나간 사람들은 죽음 자체를 희화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자신만 당할 수 없다는 심보인지 이 게임을 ‘유다희(you died)양과의 즐거운 데이트’라는 말로 포장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절벽 외길에서 거대한 해골 병사가 보여서 싸울 준비를 하면 벽에 가려져 있던 코너에서 갑자기 다른 해골 병사가 나타나 플레이어를 절벽으로 밀어버리는 식이다. 거대한 적을 간신히 쓰러트리고 나니 갑자기 공중에서 날아온 해골 병사의 플라잉 어택에 밀려서 떨어져 죽는 영상을 본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게임인 이상 계속 플레이하면서 익숙해지면 깨지기는 하지만, 가끔은 인공지능에 농락당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특히, 게임의 보스들의 경우 분신 사용부터 하늘을 나는 와이번을 타고오질 않나, 캐릭터의 3배는 될 법한 창을 휘두르며 접근 자체를 불허하는 등 개발자의 의도가 의심스러운 공격 패턴을 보여주며, 한 대만 더 때리면 클리어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 한 방을 날리지 못하고 연속으로 얻어맞아 또 다시 '유다희'가 화면에 뜨는 경우도 부지기수 일정도로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재미있는 것은 암울하다 못해 절망적이기까지 한 세계관과 차라리 변태스럽다는 표현이 적절한 게임 속 인공지능까지 보유한 다크소울 시리즈는 오히려 게이머들의 흥미를 자극시켜 여느 게임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