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다의 시에 페이 CEO "텐센트, 넷이즈 이어 중국 3위 게임사로 발돋움할 것"
샨다 게임즈(이하 샨다)의 CEO 시에 페이(소피아 페이)의 말이다. 지난 2016년 샨다의 CEO로 취임한 시에 페이는 알리바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맡은 화수미디어의 부총재를 비롯해 벤처 캐피탈 기업 고비합화인유한회사의 부총재를 역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경력을 지닌 인물이다.
특히, 샨다의 경우 시에 페이 CEO의 부임 이후 지난해 매출 38.6억 위안(한화 약 6,430억 원), 순이익 16.2억 위안(한화 약 2,698억 원)의 성적을 기록하며 텐센트, 넷이즈의 뒤를 맹추격 하는 등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중국의 게임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샨다가 직접 밝힌 중국 게임시장의 모습과 오랜 시간 겪고 있는 위메이드와 미르2 IP 갈등은 어떤 내용일까? 차이나조이 2017이 진행 중인 상해에서 시에 페이 CEO를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샨다가 최근 중국 게임시장에서 크게 성장 중이라고 알고 있다. 어느 정도 규모인가?
A: 올해로 샨다는 18주년을 맞았다. 개인적으로는 마치 18세 소년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샨다는 역사 이래 가장 급부상 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게임시장에서 텐센트, 넷이즈, 샨다까지 이른바 'TNG'로 불릴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샨다는 과거 PC 온라인게임 시절 중국 게임 시장의 정점에 있었지만, 현재 중국 게임 시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에 한
업체가 독점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현재 중국 게임 산업은 국가적인 측면에서 전략으로 급부상 중인 문화 오락산업 즉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며, 다른 산업을 이끄는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중국 게임시장은 1,700억 RNB(한화 약 28조 3,220억 원)으로 예상됐지만, 올 전반기에만 990억 RNB(16조 4,934억 원)를 기록하면서 연초 예상보다 더욱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Q: 중국 시장에서 텐센트가 100점이라고 한다면 샨다게임즈는 대략 몇 점이라고 생각하나?
A: 매우 어려운 문제다. 이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숫자로 표기해야 한다면 일반적으로 게임 회사의 가치를 측정할 때, 매출 순위 10위권
혹은 20위권 안에 랭크된 게임의 개수를 기준으로 한다. 언론 매체들이 '샨다게임즈의 달'이라 부를 만큼 성적이 좋았을 당시, iOS 매출
상위10위권에 든 텐센트의 게임은 4개였으며, 샨다게임즈의 타이틀은 2개('드래곤 네스트 모바일', '미르의 전설 모바일')였다.
당시 15위를 기록한 '전기세계 모바일'까지 포함한다면, 스스로에게 60점 정도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샨다게임즈와 텐센트 게임, 넷이즈는 게임업계 상위 3강 체제를 구축했다. 그 중 샨다게임즈는 '미르의 전설', '드래곤 네스트', '전기세계' 등 중국에서 정상급인 게임 IP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사의 점수가 60점이라는 것은 샨다게임즈가 보유한 성장 잠재력이 아직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Q: 한국의 셧다운제와 같이 중국도 정부 차원에서 비슷한 규제를 진행된 바 있다. 업계의 반응은 어떤가?
A: 샨다를 포함해서 여러 게임사들이 차이나조이에서 정부 부서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긍정적인 분위기다. 사실 게임은 과거 어른들이 TV를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다. 어린 시절 TV를 보는 것에 대해 부모님의 통제가 엄격했는데, 집에 온 다음 TV가 뜨거운지 손을 대서 확인한 적도
많았다.(웃음) 하지만 게임이 이미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잡고 있고, 위상이 높아진 지금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하거나 게임사들에게 게임을 만들지
말라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이번 정부의 조치를 통해 업계가 좀더 바른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Q: 게임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어떤 점에서 이를 느꼈나?
A: 과거에는 게임사라고 하면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 IT산업의 빠른 발전과 더불어 게이머들이 게임에 할애하는 시간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텐센트 ‘왕자영호,’ 샨다의 드래곤네스트 모바일, 넷이즈 음양사 등 좋은 게임이 나오면서, 게임을 영화나 드라마화
시키는 사례가 증가했다. 금융 업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게임 산업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는 보고서가 많다. 상해 140년 역사상
가장 더운 날씨에 진행된 이번 차이나조이 2017을 봐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는 것이 그 위상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CEO 취임 후 회사의 성적이 좋다. 내부적인 평가는?
A: 샨다는 올해로 창립 18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6년 취임할 때는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 주주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했다. 이 점이 통했는지 지난해 '수확의 1년'이라고 할 정도로 샨다 창립이래 가장 성장 수치가 높았다. 올해는 회사의 발전을 중심으로
업무 구조를 조정하고, 역동적인 사내 분위기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3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Q: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샨다의 구조를 완전히 바꿔 놓은 것인가?
A: 2015년 CEO로 새롭게 부임한 후 샨다의 재출발을 핵심으로 재정비를 진행했다. 게임 관련 부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업무 이외에
부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기업 자체의 가치관과 생각을 바꾸는데 주력했다. 과거 중국 시장의 최정상에 군림할 때의 샨다는
프라이드가 강했다. 때문에 샨다를 중국 게임 시장 중심에 두고 직원들에게 프라이드를 다시 심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게임사 중 가장 오래된
샨다의 게임 DNA를 일깨워 주기 위해 회사 전체를 재정비해서 재출발 하는 것을 목표로 큰 변화를 겪었다.
Q: 미르의 전설2 IP 분쟁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는 9월 위메이드와 계약이 종료되는데,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가?
A: 과거의 예를 들자면 지금은 해결된 샨다의 주주 구조 변동 때 중국 내에서 정말 많은 유언비어가 돌았다. 중국 속담에 ‘거짓말을 천
번해도 진짜가 되는 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위메이드 분쟁도 비슷한 상황으로 한쪽의 주장이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며, 해당 사항은
법적으로 검토 중으로 이후 확실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속담 속에 가시가 있다. 위메이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인가?
A: 미르2처럼 중국에서 16년 동안 사랑 받는 IP는 없다.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은 만큼 정말 샨다는 IP 관리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위메이드는 지난 2004년 이후 아무 것도 지원을 해준 것이 없다. 마치 아이를 낳아 놓고 물도 안 먹이고 밥도 안 먹이는 꼴이다. 시장이
변하고 유저들의 취향도 변하는데, 지금까지도 미르2의 브랜드 가치를 이어간다는 것에 대해 샨다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주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위메이드가 2004년 이후 미르의 전설2의 업데이트를 중단 한 것으로 안다. 그러면 그 동안 어떻게 관리를 한 것인가?
A: 16년 동안 미르의 전설 IP는 샨다의 전력을 쏟아서 서비스를 유지해 왔다. 다만 2004년부터 위메이드는 기술적 지원이 전혀 없었다.
서비스, 운영, 콘텐츠 업데이트 브랜드 가치 등 미르2의 중국 서비스 전반을 샨다가 몇 십년 동안 유지했다. 이 16년 동안 미르2에 쏟은
노력은 마치 연인들이 모든 사랑을 다 쏟아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할 정도다.(웃음).
중국에서 미르2 게이머는 몇 천만에 이르고, 샨다는 이들을 책임지어야 한다. 현재 위메이드와 진행 중인 분쟁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IP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 밖에 안된다. 샨다의 목표는 미르2의 IP를 중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IP로 성장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법적 분쟁도 받아들이려고 노력 중이다.
Q: 위메이드가 주장하는 바에 대한 반박이 따로 없었는데?
A: 재계약은 업무를 이어 가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언론에 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샨다는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액토즈의 중국 미르2 권리를 위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다수의 재판을 통해 입증이 된 부분이다.
Q: 현재 위메이드와 벌이고 있는 법정싸움이나 각을 세우는 것 이외에 양사가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은 없는가?
A: 법적인 해결은 마지막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양사 모두 윈윈하는 합의점을 찾아서 중국에서 IP를 잘 키워가고 싶은데
아직 합의점을 못 찾은 상태다. 위메이드가 단독 수권을 행사함으로써 IP의 관리가 부실해 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는 상황인지라 이에
관련해 언젠가 위메이드와 함께 이야기할 것이다. 사실 미르2는 처음에 유명한 IP는 아니었다. 샨다가 16년간 독자 서비스를 하면서 키워
놓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위메이드도 이점을 인지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Q: 위메이드는 사설 서버 양성화를 주장한 바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나?
A: 솔직히 그 발언을 왜 했는지 궁금하다. 사설 서버 즉 불법 서버가 생겨난 이유는 과거 위메이드에서 서버를 관리하던 시절 관리 소홀로
해킹을 당했고, 그 이후로 중국 서버에서 불법 서버가 퍼진 것이다. 그 덕에 전 중국에 이를 잡기 위해 10년 동안 쓴 돈과 시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상황이 이런데 위메이드가 저 발언을 했을 때 솔직히 황당했다. 불법서버는 말 그대로 전부 불법이기 때문에 잡아야 되는
것이다. 샨다라는 중국에서 큰 규모의 게임사도 근절하지 못한 것을 위메이드가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Q: ‘사파극전기’의 매출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위메이드가 주장한 바 있다. 정말인가?
A: 부임하기 전에 일이라서 따로 확인을 해봤는데, 로열티 리포트를 위메이드를 줬는데 그 수치를 믿지 않고 있다. 때문에 바이두에 의뢰해
보고서를 따로 제공했는데도 여전히 안 믿고 있다. 중국 게임은 순위와 실제 매출이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순위를 올리기 위한 부스팅
비용부터 대대적인 마케팅까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메이드는 그것을 다 무시하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위메이드 측에 로열티를 지급하려 해도 돈을 안 받고 있는 상황이다. 돈을 안준 것이 아니라 위메이드가 안 받고 있는 꼴이다. 사실 미르2 IP가 초기에 이름이 없을 때는 분쟁도 없었고, 로열티 문제가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런데 샨다가 16년 동안 마케팅부터 콘텐츠까지 정말 많이 노력해서 IP를 키워 놔 수익이 많이 나기 시작하니 계속 트집을 잡고 있다.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위메이드의 태도에 화가 많이 났지만,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는 상황이다.(웃음)
Q: 지금까지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에 지급한 로열티 금액은 어느정도 인가?
A: 위메이드, 액토즈는 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확인해보면 수치가 나온다. 다만 현재 액토즈와 위메이드는 미르2 IP 관리 이외에 개발을 위한
전담 팀이 없다는 것 만 말씀드리고 싶다.
Q: 앞으로 샨다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은?
A: 크게 세가지다. 첫번째는 고퀄리티 대작 게임을 선보일 것이다. 샨다는 텐센트 넷이즈에 이어 중국에서 세번째 규모를 가진 게임사이며,
성공작으로는 거의 원탑에 가까운 회사다. 때문에 모든 팀원들은 개발에 착수하는 단계부터 대작을 만들겠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고
있다. 두번째는 글로벌 진출이다.
현재 중국의 게임은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국가에 위메이드와 같은 파트너로 만들고 싶다. 세번째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확장이다. 샨다가 게임회사로 시작한 것은 맞지만, 강력한 IP를 다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 머천다이징, 드라마 그리고 테마파크에 이르기까지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발전 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샨다의 IP 관리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중국은 IP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 보다 높아졌다는 샨다는 ‘IP의 박물관’처럼 가지고 있는 IP 마다 고급화 전략을 진행할 계획이며, 한국, 일본, 서구권 등의 유명 IP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다만 한국의 경우 위메이드와의 분쟁이 길어지면서 다른 중국의 게임사들이 한국의 게임사들과 협력하는 걸 불안해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게임을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샨다는 시장의 룰에 의거한 프로의 자세로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