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리얼하면서도 불편한 2차 세계대전.. '서든 스트라이크4'
게임명: 서든 스트라이크4(SUDDEN STRIKE4)
개발사: 카이드 게임즈
유통사: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PS4), PC
현지화: 자막 한글
필자명: 구석지기
2000년 당시 출시된 RTT(Real Time Tactics) 게임 '서든 스트라이크'는 말 그대로 생산의 개념이 없이 정해진 유닛 만으로 싸우는 전술 개념의 방식과 철저한 고증을 통해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 많은 밀리터리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은 게임이다.
2편은 2003년 출시됐고, 3D로 전격 노선을 바꾼 3편은 2007년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사실적인 크기의 유닛들의 모습은 물론 소총으로는 절대 전차를 잡을 수 없는 섬세한 부분들을 잘 살린 고증 부분은 이 게임만이 주는 큰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이 시리즈의 최신작 '서든 스트라이크4'가 PS4, PC 2개의 플랫폼으로 국내 정식 출시됐다. 시리즈 첫 자막 한글화까지 이루어져 팬들의 입장에서는 더할 것 없는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세계 대전을 사실적으로 담은 신작이 어떤 재미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우선 서든 스트라이크4와 기존 시리즈의 차이점에 대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서든 스트라이크 기존 시리즈는 '파이어글로우'가 개발해왔다. 이번에 나온 4편은 카이드 게임즈가 라이센스를 확보해 개발했다. 기본 스타일은 비슷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리부트에 가깝다.
게임은 2차 세계 대전 미국과 영국의 대대적인 반격의 서막이 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비롯해 벌지 전투, 팔레즈 포위전, 스당 전투, 바르바로사 작전, 스탈린그라드 전투, 모스크바 전투, 하리코프 공방전, 베를린 전투 등 다수의 실제 전투를 게임으로 옮겨놨다.
독일군과 소련군, 연합군 등의 입장에서 전투를 즐길 수 있으며, 100개의 실제 고증을 따른 유닛들이 등장한다. 캠페인과 멀티플레이, 그리고 4가지 맵 중 하나를 선택해 즐길 수 있는 스커미시 전투 등으로 모드를 지원한다.
게임 내 캠페인은 각각의 진영에 따라 7~8개 순으로 구성, 약 20여개가 준비돼 있다. 실제 전투를 담았고 당시 전투에서 있었던 다양한 이슈를 이벤트처럼 구성해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상황에 맞는 다양한 유닛들의 등장은 이 게임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신작이 추구한 재미 중 하나는 당시 유명했던 장군들을 선택해 그 장군의 능력을 활용한 다양한 전술, 전략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공격적인 전술과 모험적인 선택을 즐겼던 조지 패튼을 비롯해 독일 기갑 전술의 선구자 하인츠 구데리안, 소련군 62군 사령관 바실리 이바노비치 등 9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각 보병, 기갑, 지원 등 3가지 특색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맞춰 7~10여개의 스킬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조합에 따라 상대방과의 상성의 큰 차이가 생길 수 있고, 스커미시와 멀티플레이 모드 등에서 달라진 재미를 느끼게 만든다.
이들은 전투 시작 시에 보급 받을 수 있는 유닛들에게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한 개의 미션을 3명의 장군을 번갈아 가면서 즐겨보는 재미도 준다. 물론 캠페인에서의 영향은 크다고 보긴 어렵지만 예상을 넘는 독특한 전략, 전술 등이 다수 생기기 때문에 파고드는 재미를 추구하는 게이머들에겐 매력적인 부분이다.
철저한 고증에 따라 제작된 유닛들이기 때문에 보병 정도를 제외하면 정말 크기가 잘 구현돼 있다. 전작들은 보병들도 매우 작았지만 이번에는 가시성 때문에 조금 크게 나왔다. 그래도 차량 탑승이나 다른 장비 사용할 때의 모습에서는 어색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싱글 캠페인은 매우 만족스럽다. 전투 자체가 매우 방대하고 태평양 전쟁까지 다룬 기존 시리즈보단 부족해도 세밀한 표현과 이벤트의 재미는 우수한 편이다. 그래서 2차 세계 대전에 관심이 많은 게이머라면 다양하게 준비된 영상과 자료, 설명 등을 통해 기대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전투 자체가 가상의 결과로 연결되는 방식은 아니지만 당시의 분위기와 상황 등을 잘 엿볼 수 있는 재미난 구성은 시리즈의 팬이 아니어도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완료 결과에 따라 실제 전투의 설명 등을 한글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즐거운 부분이다.
게임성은 PC와 PS4 버전이 다르게 느껴진다. 우선 PC 버전은 조작 자체가 기존 시리즈와 흡사하고 키 배열만 익숙해지면 상당히 빠르면서도 다양한 전략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PS4는 튜토리얼과 각종 편의 요소에도 불구하고 초, 중반까지는 답답함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유는 게임이 추구하는 다양한 사실성 때문이다. 게임 내에 모든 전차, 탑승 유닛은 병사가 타고 있지 않으면 작동 되지 않으며, 건물부터 은폐, 엄폐, 방어 사격, 집중 포화, 반격, 기습 등 전투 중에 생길 수 있는 무수한 상황을 직접 게이머가 조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보니 PC로도 키 배열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헤맬 수 있는 부분이 패드에서는 더욱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는 방식 자체가 겹치는 형태로 인해 원치 않는 조작이 생기는 일도 자주 있었다. 필자의 경우는 탑승 유닛의 수리와 아군 치료 등 복합 유닛 운영에서 애로사항이 생겼다.
특히 캠페인 상황에서는 많게는 100여개의 유닛을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한 번에 부대 지정할 수 있는 유닛의 수도 정해져 있고, 조작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반경 등도 PS4 버전은 한계가 있어 진행하는 도중 답답함이 생긴다.
그나마 초반에는 이 부분이 조금 덜할 수 있지만 중, 후반으로 갈수록 사용해야 할 유닛이 많아지면 치료, 수리, 공격, 탑승, 엄폐, 건물, 파괴, 지뢰설치 등 정신이 하나 없을 정도로 많이 입력 요구 사항이 발생해 멘탈이 붕괴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물론 이 부분도 적응하면 된다고 볼 수 있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PS4 버전은 PC 버전에 비해 어렵고,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좀 더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다면 콘솔 버전도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이 과정들은 누구나 적응하면 되는 단계라 개인의 차가 있다고 언급할 수 있지만 멀티플레이 부분과 스커미시 부분은 칭찬해주기 어렵다. 이 게임의 멀티플레이는 스커미시 수준 정도다. 4개의 맵과 총 8명이 4명씩 팀을 이뤄 싸울 수 있다.
하지만 보병과 기갑, 지원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 전투 방식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지기 일수다. 스커미시도 동일하다. 기갑이 보병과 지원에게 우위이지만 지원이 없으면 보급에 차질이 생기고, 건물이나 기습 등에 능한 보병의 사용도 절실하다.
그렇다고 밸런스가 좋거나 전작이 추구한 유닛간의 엄청난 상성을 구현한 것도 아니어서 어느 순간에는 기갑 위주의 전투로 넘어가게 된다. 이 부분은 뭔가 많은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스커미시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맵도 너무 부족하고 그 속에 전략도 한계가 많다.
결론을 낸다면 싱글 플레이의 조작, 재미에 대해서는 매력적이고 충분히 즐길 요소로 가득하지만 멀티플레이와 스커미스, PS4 버전의 조작 난이도 등의 이슈가 단점으로 작용해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이 된다는 것이다.
만약 기존 시리즈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PC 버전을 추천하고 멀티 제외하고 싱글 캠페인 정도만 즐기고 싶어하는 밀리터리 마니아나 일반 게이머라면 PS4 버전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분위기를 느끼고, RTS가 아닌 RTT를 즐기고 싶은 게이머라면 서든 스트라이크4를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