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울에서 펼쳐치는 병맛 액션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
게임명: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 (Agents of Mayhem)
개발사: 볼리션
유통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BNEK)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PS4), PC
현지화: 자막 한글
필자명: 구석지기
신작 게임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은 세인츠 로우 시리즈로 B급 정서의 끝을 보여준 볼리션이 야심차게 내놓은 오픈월드 액션 게임이다. 성장 개념을 강조했고, 하나의 캐릭터가 아닌 13명의 에이전트 중 3명을 조합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만들었다.
기존 시리즈가 전통적인 오픈 월드 게임의 틀에서 시작, 볼리션만의 B급 요소들을 대거 도입하는 형태였다면 이번 작품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개념으로 근본적인 부분의 변화를 추구했다. 즉,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은 시리즈가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3명의 에이전트를 선택해 활약하는 내용이다. 종전에는 어떤 무기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결과를 내는 방식이었다. 신작 게임에서는 누굴 어떻게 조합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전략, 전술을 이끌어낼 수 있다.
게임 속에는 속도형부터 방어형, 공격형, 보조형, 지원형 등 여러 형태의 특색을 가진 에이전트가 13명 등장한다. 게이머는 이 중 3명을 선택해서 임무를 수행하거나 필드 내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에 참여해 활약하면 된다.
코드네임 포츈을 비롯해 세인츠 로우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 '쟈니 겟', 높은 체력을 바탕으로 싸우는 하드택, 꽃미남 할리우드, 엄청난 축구 팬이자 훌리건 레드카드, 야쿠자 출신의 오니, 화살을 다루는 인도 출신의 요원 라마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로 가득하다.
재미 있는 점은 이들이 설정과 모습이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를 연상케 한다는 점이다. 비슷한 디자인의 캐릭터가 아닌 전체적인 느낌이나 풍이 매우 흡사하다. 실제 게임 내 스킨 콘텐츠 같은 느낌도 오버워치의 영향을 받은 느낌이 난다.
이 에이전트들은 각각 자신만의 무기와 능력,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그니처 액션인 '메이헴' 기술을 사용한다. 특히 기술과 메이헴 요소는 난전 상황에서 극대화된 효과를 내기 때문에 보스전이나 큰 이벤트 요소 등에서 중요하게 사용이 된다.
TPS 방식을 적극 활용해 액션 동작들이나 회피 기술 등의 연출이 멋지며 스킨에 따라 생기는 외형의 변화를 보는 재미도 크다. 기존 시리즈가 나만의 멋지거나 또는 황당한 캐릭터를 만드는 것에 있었다면 이번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에이전트를 수집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에이전트의 설정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국가 및 성향이나 스토리 모드에서 만날 수 있는 황당한 가십 이슈 등은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 게임만의 즐거운 재미가 아닐까 싶다. 다른 것보다 이들을 이야기만 즐겨도 웃음이 절로 날 정도로 색다른 재미를 준다.
게임 내에는 에이전트 외에도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메이헴 기지를 지키는 요원들로 국장인 페르세포네 브림스톤을 비롯해 통신 지원 담당의 프라이데이, 무기 관리 요원 클레이모어, 차량 지원 및 외형 변경을 돕는 쿼터마일 등이다.
이들은 개성 넘치는 대사부터 코믹한 연출 등을 보여주며 에이전트들을 지원한다. 게임 내에서 매우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새롭게 도입된 성장 부분을 지원하며 게이머가 좀 더 임무를 수월하게 완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당연히 악당도 있다. 메이헴과 적대 세력인 레기온의 닥터 바빌론과 K-POP 걸그룹 아이샤, 기계 장치를 잘 다루는 스틸토, 미국 출신의 해커 아리아드네, 스웨덴 출신의 무기 설계자 헤머스미스 등이 나와 지구 장악 및 국가 해체를 시도한다.
게임 내 핵심적인 요소인 성장 부분은 각 캐릭터들의 레벨 및 사용 무기, 장착하는 패시브 아이템 등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한 개의 캐릭터도 장착하는 아이템에 따라 공격형이 되기도 하고 매우 빠른 속도형으로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메이헴 기지의 레벨 성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본 패시브가 늘어나기 때문에 중, 후반으로 갈수록 환상적인 능력을 가진 화려한 에이전트 조합으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격파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 게임의 진정한 재미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패시브 및 성장 요소, 코어 기능 등 매우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전작의 커스텀 마이즈가 없어졌음에도 그와 흡사하거나 그 이상의 재미를 느끼게 만든다. 쉽게 말하면 파고드는 재미가 상당히 있고, 이로 인해 조작의 재미가 대폭 증가한다는 것이다.
스토리 임무들은 애니메이션과 CG 연출 등이 더해져 보고 듣는 재미가 상당히 좋다. 특히 코믹스를 보는 듯한 애니메이션 연출은 기존 시리즈가 가진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 게임만의 개성을 느끼게 만드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하게 마련된 이벤트와 게임 곳곳에 숨겨진 다양한 콘텐츠는 오픈 월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겐 충실한 재미를 느끼게 만든다. 여러 측면에서 매력 요소가 있고, 전작보다 확실히 파고드는 재미가 높아졌다.
하지만 이번 변화 자체가 절대적인 매력 포인트라고 보긴 어려웠다. 13명의 에이전트를 조합해 싸우는 과정은 생각보다 밋밋했고, 중, 후반까지 (약 15시간 이상) 달려야 그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초반에 주는 전투의 식상함으로 인한 실망이 큰 편이다.
물론 중, 후반으로 넘어가면 신명 나는 액션 게임이 되지만 초반 낮은 레벨과 등급이 낮은 아이템을 가진 상태에서는 전작과 비슷하거나 그 이하의 느낌 정도 밖에 안 된다. 특히 각 캐릭터들의 스킬이 2개 밖에 안되고, 무기의 성능 차이가 그리 크지 않는 점이 지루함을 강하게 만든다.
오픈 월드 방식이지만 진행할 수 있는 임무 자체가 단조로운 것도 단점으로 느껴진다. 게임 내에는 점령, 인질 구출, 골렘 습격 등 7가지 정도의 이벤트가 존재하는데 대 부분 해결 방법은 파괴다. 그리고 얻게 되는 보상 자체가 미비하기 때문에 완수해도 크게 즐겁지 않다.
이벤트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점도 이런 단점을 키운다. 게임 내 무기 구입이나 커스텀 마이즈는 메이헴 기지에서 진행한다. 일부 필드 내 전초기지 같은 곳에서 아이템이나 게임 머니를 획득할 수 있지만 극히 적은 편이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리를 하면 캐릭터들의 개성을 살려주기엔 스킬이나 능력이 너무 단조롭고, 스토리 임무를 제외한 부가 이벤트 등이 크게 재미있지 않다는 점, 반복성이 강한 요소들뿐이라서 액션의 재미가 극대화 되는 중, 후반까지 가지 못하고 게임이 포기할 확률이 매우 높다.
에이전트 오브 메이헴은 기존 세인츠 로우 팬들에게 충실한 재미를 주고 새로운 요소들의 조합으로 달라진 손맛을 경험하게 해준다. 하지만 다소 심심하고 지루한 성장 과정, 스토리 임무를 제외한 반복성 강한 요소 들로 인해 선택의 고민을 하게 만든다.
물론 분명한 재미는 있다. 역동적으로 변한 액션 부분은 아이템에 따라 파고드는 재미가 있으며, 높은 레벨로 성장 캐릭터가 주는 화려한 스킬 액션 등은 기존 시리즈가 주는 재미와는 확실히 다른 손맛을 준다. 초반의 지루함을 극복함에 따라 기대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