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게임사 자리는 없다..지스타 B2C 노골적 상업화 논란
부산 벡스코에서 매년 11월에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이 게임쇼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게임산업협회 산하의 지스타 조직위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모해 중소게임사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B2B관의 상업적인 개편으로 구설수에 오른 지스타 조직위는 이번에 벌어진 상업화 논란으로 또 구설수에 오르자 대응마련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최근 지스타 조직위는 중소기업들 위주로 구성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 지원 부스를 B2C관(제1전시관)에 넣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넥슨이나 넷마블 게임즈와 같은 대형 게임사에 이어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액토즈 소프트), 블루홀 등 새로운 대형 업체들의 B2C관 유료 참가 신청이 쇄도해 B2C관에 콘진원 부스를 배정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축약해보면 B2C관의 유료 판매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소게임사들의 BTC 전시 기회를 박탈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으로, 심지어 콘진원 측이 연초부터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지난해와 같이 '60부스' 신청을 한 것 조차 묵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일방적인 통보에 콘진원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논란이 일자 조직위 측은 컨벤션홀로 활용되던 공간과 BTB과 BTC관 근처에 있는 공용 공간 등으로 협의하겠다며 봉합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이미 이같은 조직위 측의 상업적인 행태에 중소 게임사의 불만은 크게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콘진원 부스를 통해 BTC관 입점을 시도하려던 한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솔직히 콘진원 부스 때문에 판매하지 못할 금액을 따져봐야 많아도 5천만 원 정도일텐데, 그정도 금액때문에 중소 게임사들의 전시기회를 박탈한 조직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분을 삭히지 못했다.
애초에 지스타 게임쇼가 '중소게임사들의 전시기회를 주기 위해 시작된 게임행사'라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현재의 지스타 조직위가 얼마나 상업적으로 변모했는지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이러한 논란에 대한 지스타 조직위 측의 대응도 가관이다. 조직위 서현일 홍보과장은 관련 논란에 대해 "중소기업을 오히려 더 많이 배려하고 있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어떤 배려를 하고 있냐는 질문에 서현일 홍보과장은 "지금은 밝힐 수 없다. 나중에 취합해서 공식 자료로 배포하겠다."며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스타 조직위는 이미 지난해에 B2B 비용을 20만 원으로 인상하고 부스 별로 2장 정도씩 바이어를 위한 예비 비표를 준 것도 삭제하는 등 지나친 상업화로 비난을 받아왔다.
B2B의 비싼 가격과 폐쇄성 때문에 B2B에 입점한 게임사들은 행사장 밖 쇼파에서 미팅을 진행하는 등 불편함을 호소했으며, 심지어 B2B관 3층 구석에 3일동안 통로를 지나간 사람을 다합쳐 50명 미만이라는 통계가 나오는 등 지난 해 B2B관은 실패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