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대작 PC게임이 온다..'온라인게임 종주국' 자존심 지킬까
한국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PC 온라인 게임을 태동시키며 전세계 PC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부흥기인 2000년대 중순까지 북미, 유럽은 물론 중국, 일본 할 것 없이 글로벌 지역의 게임사들이 한국의 선진 PC 온라인 게임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한국 게임하면 엄지를 척 올리며 앞 다투어 수입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성가족부 등 게임을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국내 정부기관에서 각종 규제책을 펼쳐 국산 게임의 경쟁력을 추락시켰고, 그사이 중국 및 북미 지역의 성장세로 'PC 온라인 게임 종주국'의 위상은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탄생과 함께 게임 시장이 모바일로 개편되면서 '한국 게임'을 찾는 해외 바이어들의 발걸음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국 게임'이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있는 현 상황에, 국내 대표급 PC 온라인 게임사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대형 PC 온라인 게임을 선보이며 위상 회복에 나섰다. 특히 마지막 첨병이라고 할 만한 '로스트아크', '크로스파이어2' 등의 대작 PC 게임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들 게임이 글로벌로 어느 정도의 폭발력을 보여줄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장 권혁빈) 산하의 스마일게이트RPG에서 개발중인 '로스트아크'는 국산 PC MMORPG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라이벌 게임으로 여겨졌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이터널'이 주춤하는 사이 '로스트아크'는 9월15일부터 2차 비공개테스트(이하 CBT)에 돌입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로스트아크' 2차 CBT의 핵심 콘텐츠로는 루테란 대륙의 동쪽 끝인 갈기파도 항구에서 시작되는 항해 시스템이 꼽힌다. 게이머는 에스토크 선박을 타고 동료를 모아 바다로 나아가게 되며, 거친 폭풍우나 암초지대를 만날 수도 있고 각 대륙과 섬에 숨겨진 유적과 특별한 생물들을 만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또 지난 1차 CBT에서 선보였던 워리어, 파이터, 거너, 매지션 외에 새 클래스인 '디스트로이어', '아르카나', '서머너'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클래스 별로 차별화된 전략과 액션 연출을 보여준 만큼 새 클래스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또 MMORPG에 꼭 필요한 수렵과 호감도 시스템 외에도 완성도 높은 레이드 9종의 추가와 필드 보스 10종 추가도 이번 2차 CBT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다.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 측은 거대한 비밀기지인 크라테르의 심장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가 마련되어 있다며 2차 CBT의 성공적인 결과를 자신하고 있다.
글로벌 반응도 뜨겁다. 중국- 북미 할 것없이 해외의 유명한 게임사들로부터 '로스트아크'는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이번 2차 CBT 이후에 담금질을 통해 빠르면 2018년에 정식 서비스에 돌입하겠다는 각오다.
'로스트아크'에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국산 PC 온라인 게임은 '크로스파이어2'다. '크로스파이어2'는 전세계 80개국에 6억5천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글로벌 동시접속자 800만 명을 돌파한 '크로스파이어'의 정식 후속작으로, 중국의 치후360(회장 저우홍이)과 더나인(회장 주쥔)의 합자회사 시스템 링크(System Link)의 자회사인 오리엔탈 샤이니 스타와 5억 달러(약 5800억 원) 규모의 퍼블리싱 계약을 진행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크로스파이어2는 단순히 그래픽만 손본 '리마스터' 버전이 아니다. 발전된 게임 엔진과 기술력을 새로 적용해 확실히 달라진 게임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크로스파이어2'는 이르면 내년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IP 사업 영역 확장의 일환으로 미국 할리우드 최고 제작사 중 하나인 '오리지널 필름'과의 실사 영화 제작을 진행중이기도 하다. 또 '중한드림팀' 및 '환성' 제작으로 유명한 중국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 'Youhug'와 2편의 드라마를 제작중인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넥슨(대표 박지원)의 '타이탄폴 온라인'도 CBT를 진행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향해 표효하기 시작했다.
'타이탄폴 온라인'은 일렉트로닉아츠(Electronic Arts) 및 리스폰엔터테인먼트(Respawn Entertainment)와 제휴를 맺고 개발 중인 온라인 FPS게임으로, 이번 테스트를 통해 실제 라이브 서비스 환경과 동일하게 24시간 서버를 오픈하고, 매주 정기점검을 통해 신규 콘텐츠를 공개하는 등 라이브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검증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원작에 없는 '신규 파일럿 4종'과 '파일럿 스킨 12종'을 최초 공개하고 신규 파일럿과 특정 타이탄을 선택하면 타이탄 외형이 변하는 '배틀메이트' 시스템의 도입, 그리고 '최후의 타이탄', '팀 데스매치', '폭파미션' 등 다양한 게임모드와 신규 맵 '엔젤시티'를 선보이며 즐길거리를 자랑하고 있다.
넥슨 측은 오는 9월 13일까지 진행되는 CBT 결과에 따라 '타이탄폴 온라인'의 담금질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르면 올해 말에 공개 서비스를 거쳐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본격적인 글로벌 온라인게임 공략을 통해 '레고', '니드포스피드' 등 자사가 보유한 글로벌 IP에 대한 경쟁력을 보다 강화한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을 만한 국산 대작 PC 온라인 게임들이 이르면 올해말 혹은 내년 중에 정식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경쟁력 있는 글로벌 PC 온라인 게임이 귀하기 때문에 이들 게임이 등장하면 시장 판도를 확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