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새로운 전설이 시작된다!" 'DESTINY2 (데스티니2)'
게임명: 데스티니2 (DESTINY2)
개발사: 번지 소프트웨어
유통사: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PS4)
필자명: 구석지기
왜 하필 이 게임이 비한글화로 정식 출시 됐을까. 여러 논란을 떠나서 데스티니2는 전작보다 훨씬 충실하고, 즐길 것이 많으며, 오랜 시간 잡고 파고들 재미가 충분했다. 풍부해진 스토리라인과 여전히 매력적인 손맛, 그리고 성장의 재미도 더할 것 없이 좋다.
그러다 보니 이 게임이 비한글화로 출시된다는 발표가 나왔을 때 구매 여부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하게 됐다. 지금과 같은 한글화 대열풍 시대에 '계륵'과 같은 존재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EA의 배틀필드가 있다) 물론 참지 못하고 구매했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데스티니2는 매우 멋진 게임이다. 전작을 즐긴 게이머들도 납득할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이 생겼으며, 파고들 요소가 충실해 누구나 부담 없이 멋진 우주 세계를 마음껏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성장도 쉽고 간단하며, 탄탄한 스토리라인은 8시간 이상 파고들게 만든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편의성 부분이다. 우주 밖으로 나와 이동 경로를 찾아야 했던 전작과 달리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언제든지 확인 가능한 캐릭터 정보부터 각종 요소들을 한층 찾기 쉽게 만들어준 UI는 매우 만족스럽다.
퀘스트나 오늘 해야 할 임무 등에 대해서 맵 화면에서 L2 버튼 하나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보기도 좋고, 어느 정도 완성했는지, 어디에서 진행하는지 등의 정보가 나와 영어에 약하더라도 진행 자체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해준다.
친구 및 클랜 인원들과 손쉽게 팀을 만들어 스트라이크 및 나이트폴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음성 채팅 여부, 마이크 온, 오프 등도 훨씬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다. 쉽게 정리하면 군더더기 없이 하고 싶을 걸 빠르게 할 수 있다는 느낌이다.
전작의 무기 개념 방식에서 벗어나 실탄 기반의 무기와 에너지 무기, 파워 무기 등 3개로 재정립된 무기 사용은 훨씬 이해도 빠르고 전술적으로 사용하기 좋게 돼 있다. 동일한 형태의 무기를 실탄, 에너지 형태로 착용도 가능해졌다.
에너지 무기는 전작과 동일하게 솔라, 아크, 보이드 등 3가지 에너지 기반을 두고 있다. 필드에서 벌어지는 패드롤이나 퍼블릭 이벤트에서는 어떤 무기 등 큰 문제는 없지만 레이드나 나이트폴에서는 해당 상황에 맞춰 에너지 무기를 알맞게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파워 무기에서 눈에 띄는 점은 초근접전에 특화된 대검이다.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검 역시 사용 횟수가 정해져 있고 공중에서 움직이는 적을 상대할 때는 다소 무기력하다. 횟수가 모두 소진된 대검은 근접 공격이 다소 약해진다.
유탄 발사기로 새롭게 도입됐다. 곡사 형태로 날아가 적을 피격하는 무기인데 퍼블릭 이벤트 중 적이 특정 공간에서 계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적절한 탄수와 나름 괜찮은 사거리로 지상군 격파에 절대적인 효과를 느끼게 만든다.
이 외에도 기관단총이 새롭게 도입돼 근접적에서 엄청난 화력을 자랑하는 실탄, 에너지 무기가 생겼다. 돌격소총을 활용해 거리를 좁히고 이후에 빠르게 데미지를 준 후 빠지는 형태로 사용하기에 좋다. 하지만 이 무기 하나로만 쓰기엔 뭔가 부족함이 있다.
게임 모드는 전작처럼 스토리 모드와 스트라이크, 대전 모드인 크루시블, 그리고 필드에서 발생하고 즐길 수 있는 패트롤 등으로 나눠진다. 스토리 모드는 전작의 아쉬움을 한 번에 날리는 탄탄한 구성과 멋진 연출로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들어준다.
전작보다 한층 볼거리도 풍부해졌으며, 6~8시간 이상 파고 들 수 있게 만든 스토리라인은 전작을 즐겼던 게이머는 물론 그렇지 않은 게이머들도 빠져 들게 만든다. 레드 레기온의 기습 공격으로 '여행자'(데스티니의 상징은 커다란 구)를 빼앗긴 가디언이 힘을 되찾아 반격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기승전결이 뚜렷한 전개와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한 대결 구도는 기대 이상의 재미를 줬다. 한 명의 레지스탕스가 돼 거대한 카발 세력을 물리치는 과정부터 힘을 되찾기 위한 여정, 그리고 그 사이 만나는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큰 만족감을 안겨준다.
스트라이크는 전작에서 가장 많은 게이머들의 선택을 이끌어낸 중심 모드다. 3명의 게이머가 거대한 보스를 사냥하는 모드로 현재까지는 총 6개의 모드가 존재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무작위로 선정된 임무의 난이도를 대폭 올린 버전은 '나이트폴'로 불린다.
이곳은 좋은 보상과 흥미진진한 보스전이 결합돼 파고들기에 좋다. 특히 보스전은 단순히 싸우는 형태를 넘어 특정 조건을 완료하거나 달성하는 요소가 있어 무엇보다 협동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시작 시 동료도 무작위로 찾아주기 때문에 혼자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이 모드의 강화 버전인 나이트폴은 최상위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들어가면 줄기차게 눕는 일이 허다하며 무기를 도중에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에너지 무기를 잘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소 라이트가 240 이상이어야 하며 동료를 선택해서 입장해야 3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패트롤 모드는 오픈 월드 형태로 열려 있는 필드에서 즐길 수 있는 임무를 통칭한다. 특정 공간에서 발생하는 레이드 임무인 퍼블릭 이벤트, 1회성 사이드 임무인 어드벤처, 맵 상에 존재하는 소규모 던전인 로스트 섹션, 스토리 이후 즐길 수 있는 퀘스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로스트 섹션과 어드벤처는 전작에 없는 신규 모드다. 로스트 섹션은 일정의 소형 던전과 같다. 중간 보스 수준의 적과 루팅 상자가 있는데 어느 정도 시간마다 리젠 되기 때문이 우연히 발견하면 먼저 완료하는 것이 좋다.
어드벤처는 본편과 연관된 인물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종의 부가 임무다. 설명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본편의 스토리를 재미있게 즐긴 입장에서는 꼭 놓치지 말고 플레이 해보길 추천한다.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레이드 임무인 퍼블릭 이벤트는 또 하나의 핵심 모드라고 할 수 있다. 각 행성마다 약 2~5분 간격으로 발생하는 퍼블릭 이벤트는 누구나 현장에 있으면 참여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대형 보스 격파부터 특정 조건 달성까지 약 9가지 형태로 나눠진다.
특히 맵 상에서도 퍼블릭 이벤트의 시작과 진행 과정을 확인할 수 있게 변경돼 누구나 손쉽게 찾아갈 수 있게 했으며, 특정 조건 달성 시 보상이 강화되는 히어로익 이벤트도 존재해 방심 하지 못하는 재미를 안겨준다.
이 임무들은 특정 시간이나 횟수 조건 등이 있기 때문에 라이트가 높은 게이머라도 혼자서는 완료하기 매우 어렵다. 모든 패트롤 임무는 친구와 함께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3명으로 팀을 짜서 즐기면 더욱 재미있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전 모드인 크루시블은 팀 기반 데스매치 형태의 퀵 플레이와 여러 모드가 무작위로 설정되는 컴피티션(경쟁전)으로 구분된다. 경쟁 요소는 5가지로 구분되며 거점 점령, 특정 포인트까지 무작위 적 격파, 드랍된 아이템을 모으는 모드, 생존 등으로 나눠진다.
크루시블은 초보가 들어가기엔 다소 부담이 크지만 일일 임무에 거의 항상 등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어쩔 수 없이 플레이 해야 한다. 랭킹과 수준에 맞춰 아군을 정해주기 때문에 클랜 또는 친구가 아니면 승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모드이기도 하다.
나름 신선한 방식이 있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만 프레임이 30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에 이에 민감한 게이머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즐겨본 입장에서는 실력이 부족해서인지 모르지만 크게 불편하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성장 부분은 전작과 동일한 형태다. 무기와 방어구의 평균치를 라이트라 부르며 이에 따라 공격, 방어력이 상승하는 요소다. 초반에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지만 240 이후 나이트폴에 도전할 수 있게 되면 정말 수치 1에 민감해지게 만들기도 한다.
무기와 방어구를 성장 시키는 인퓨즈 기능은 동일한 개념의 무기 또는 방어구가 있다면 자원과 함께 소비해 올리는 방식이다. 뒤로 갈수록 (특히 270 라이트 수준부터) 올리기가 매우 어렵고 동일한 아이템과 자원 수급이 만만치 않게 되지만 과정 자체는 간편해 쉽게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좋은 점도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우선 전작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게임성과 차별성이 약한 메인 클래스와 서브 클래스, 빠르게 소진돼 버리는 콘텐츠 등을 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는 직업군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새롭게 추가된 서브 클래스는 속성 및 궁극 스킬 정도를 제외하면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물론 해당 직업에 맞춰 아이템 세트를 맞추면 성능이 어느 정도 이상 상승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레이드나 나이트폴 등의 상황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진 않았다.
그리고 무기 등도 완전히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큰 차이가 느껴지는 후반 정도까지를 제외하면 내가 선택하고 키우고 있는 클래스가 큰 차이, 또는 매력을 가졌다고 느끼기 어려웠다. 그만큼 클래스 자체가 주는 매력이 기대보단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다양하게 마련된 패트롤 및 신규 모드가 존재하지만 이 역시 콘텐츠 소비 속도가 매우 빨라 반복적인 플레이를 선호하지 않는 게이머들에겐 금방 식상해진다. 완전히 새로운 모드가 많고, 협력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더 많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총평을 하자면 데스티니2는 전작의 단점을 충분히 개선했지만 게임성과 콘텐츠에서 큰 차이점을 만드는 건 실패한 게임으로 보인다. 물론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에겐 충분한 재미를 안겨준다. 그러나 후속작 개념으로 나온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아쉬운 모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