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모바일로 돌아온 이야기 '아키에이지 비긴즈'
엑스엘게임즈와 게임빌이 손잡고 준비한 모바일 RPG '아키에이지 비긴즈'가 지난달 25일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이 게임은 PC용 온라인 MMORPG '아키에이지'의 IP를 활용한 수집형 모바일 RPG로 온라인 원작의 2000년 전 이야기를 다룬다.
원작도 탄탄한 세계관과 배경 스토리를 자랑했던 만큼, '아키에이지 비긴즈'도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게이머들은 원작 게임에서 과거의 영웅이나 신 정도로 그려진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직접 조작하며 전투를 진행하고 이들의 모험을 함께할 수 있다.
게임에는 진부터 오키드나, 에안나, 키프로사 등 원작을 즐겨봤던 게이머라면 친숙한 이름을 가진 32종의 영웅이 등장한다. 원작 온라인게임은 물론 전민희 작가가 설계한 이야기의 팬이라면 '아키에이지 비긴즈'를 통해 영웅들을 직접 조작하며 전투를 펼치는 경험은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다.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스토리와 세계관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탄탄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완성도 높은 그래픽도 강점이다.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제작돼 게임 속 영웅은 물론 게임 내 배경과 효과 등도 고품질을 자랑한다. 특히 영웅들의 디자인도 인간이나 페레 등 다양한 종족의 모습을 잘 표현했으며,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어 보는 재미도 있다. 여기에 그래픽 성능 향상과 효율을 극대화한 불칸 API를 적용해 이를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에서는 더욱 뛰어난 수준의 그래픽을 만나볼 수 있다.
뛰어난 그래픽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게임 속 전투는 게임의 빼놓을 수 없는 백미다. 자동 전투를 지원하는 일반적인 수집형 RPG로 보여질 수 있으나, 게임 내 스테이지마다 등장하는 보스 등이 각기 다른 특징을 갖추고 있어 뛰어난 스펙을 가진 영웅들로 스테이지를 찍어 눌러버리는 방식의 플레이가 쉽지 않다. 게이머는 다양한 영웅을 수집해 육성하며 스테이지에 최적화된 파티를 꾸려 전투를 치러야 한다.
특히, 전투의 경우 엑스엘게임즈가 많은 부분에서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터치만 활용해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키에이지 비긴즈' 만의 스킬 활용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른바 플립형 전투 방식으로, 게이머는 스킬을 터치해 원하는 방향의 적에게 정확하게 스킬을 명중시킬 수 있다. 강력한 공격을 펼칠 준비를 하는 보스를 기절 시키는 군중 제어기를 명중 시키거나 상태이상에 빠져 전투가 힘들 때 상태이상 해제 스킬 등을 적절히 활용하는 컨트롤의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자동전투 시스템도 쾌적하게 준비했고, 카메라 시점도 다양하게 준비해 직접 플레이하지 않을 때의 보는 맛도 동시에 살렸다. 여기에 순식간에 스테이지의 보상만 받을 수 있는 소탕 기능을 별도의 재화가 아니라 일반적인 소모 재화인 '고기'만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 반복 플레이에 대한 부담도 줄였다.
영웅의 육성도 좋은 점수를 줄 만 하다. 게임의 메인 스토리를 만날 수 있는 일반적인 스테이지 형태의 '사가'를 통해 게이머의 계정 레벨인 원정대 레벨을 올릴 수 있으며, 원정대 레벨만큼 영웅들의 레벨을 올릴 수 있다. 특히, 단순히 레벨만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특성'을 찍어 스킬도 배우고 영웅의 승급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아울러 영웅들의 특성을 찍기 위한 재료 수집을 위한 '영웅의 유산'에서는 파티에 포함된 영웅을 육성할 수 있는 재료가 랜덤으로 주어져, 콘텐츠만 꾸준히 즐기면 파티를 구성한 영웅 육성을 위한 재료를 어렵지 않게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영웅을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는 만큼 별 3개로 클리어한 '영웅의 유산' 스테이지는 아직 육성하지 않은 영웅들을 활용해도 소탕을 통해 재료를 획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한, 도서관 콘텐츠를 통해 영웅 캐릭터의 레벨도 순식간에 올릴 수 있어 새로운 영웅 육성에 대한 부담도 적은 편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됐다. 최대 16명의 영웅이 참여하는 PvP인 '섬멸전', 오는 15일 치러질 '영지전', 직접 다른 게이머와 실시간으로 함께 적에 맞서는 '레이드' 등 모바일 RPG에서 빠지면 아쉬운 콘텐츠들도 마련됐다. 던전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아키에이지 비긴즈'는 원작 팬을 아우를 수 있는 이야기와 수집형 RPG 중 최고 수준의 그래픽, 전략적인 전투 등 다양한 장점을 갖췄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원작의 한 축을 담당하는 생활형 콘텐츠가 게임 내에 아직 완벽하게 녹아든 모습이 아니다.
'무역'이나 '낚시', '하우징' 등이 게임에 마련됐으나, 거의 미니 게임 수준에 그친다. 물론 생활형 콘텐츠도 많이 즐기면 게임에 도움이 되지만, 굳이 시간을 소비하며 즐기기에는 보상이 아쉬운 편이다. 이 외에도 자동 강화 시스템은 일일이 아이템 하나하나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줘 답답하기만 하다.
물론 '아키에이지 비긴즈'는 현재 서비스 초반이고,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 중에 있어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접어드는 시기에는 생활형 콘텐츠가 다른 취급을 받게 될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어 지켜볼 필요는 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등장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아키에이지 비긴즈'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