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분명히 재밌다. 하지만 뭔가 아쉬운..." '콜 오브 듀티 월드 워2'
게임명: 콜 오브 듀티 월드 워2(Call Of Duty: World War2)
개발사: 슬래지헤머 게임스
유통사: 액티비전,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
플랫폼: PS4, Xbox ONE, PC
현지화: 자막 한글
필자명: 구석지기
전쟁 게임 시리즈를 선호하는 마니아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신작이 11월3일 출시됐다. 기존 미래형으로 진화하던 시리즈 노선에서 벗어나 좋은 평가를 받아낸 세계관을 다시 활용해 과거의 치열했던 전쟁을 담았다. 바로 '월드 워2'가 그것이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과거, 현대, 미래에서 펼쳐진 전쟁 또는 가상의 대립을 소재로 꾸준히 출시되어 온 작품이다. 뛰어난 연출과 탄탄한 시나리오 구성, 그리고 여러 인물들을 오고 가며 전쟁이 주는 참혹함과 잔인함을 잘 표현해왔다.
이 시리즈 중에서도 2차 세계 대전을 소재로 했던 '콜 오브 듀티: 월드 앳 워'는 뛰어난 재미와 볼거리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차 세계 대전을 소재로 한 이번 신작은 시기 상은 14번째 작품이자 2차 세계 대전 소재로는 약 9년 만에 출시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리뷰에 들어가기 전 눈길을 끄는 부분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이끌어오는 개발사 중 하나인 슬래지헤머 게임스가 2차 세계 대전을 소재로 만든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이다. 물론 '슬래지 헤머'의 경우 그래픽을 제외한 게임 콘텐츠 부분에서 자가 복제를 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개발사로 불리지만 본 리뷰에서는 그런 부분은 반영하지 않았다.
월드 워2는 2차 세계 대전의 주요 전장을 체험하는 캠페인과 8개 모드로 나눠지는 멀티플레이, 그리고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웨이브 형식의 게임 모드 '나치 좀비'로 구성돼 있다. 구성 자체는 기존 시리즈의 형태와 매우 흡사하다.
캠페인은 11개로 구성돼 있다. 다소 짧은 느낌이 없지 않으나 화려한 연출과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리즈 특유의 재미는 확실히 보장된다. 특히 '마이클 베이' 영화 감독을 데려온 것처럼 신나게 파괴되는 연출은 더욱 강화돼 눈길을 사로 잡는다.
특이한 점은 선형 방식의 진행이지만 나름 게이머의 선택과 행동, 생각을 반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지점부터 B지점으로 가는 길이 여러 가지이며, 그곳에서 어떤 임무를 완수하는지, 아니면 어떻게 적들을 처리하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그 중 '영웅적 행동'이라는 요소는 처음 등장한 콘텐츠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아군이 사살 되거나 사망하는 장면들을 대 부분 연출로 구성, 사실상 주인공이 관여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즉, 전개 상 죽어 나가는 아군을 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신작에서는 영웅적 행동을 통해 아군을 구할 수 있다. 여러 형태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위기에 빠진 아군을 구하는 식으로 처리 된다. 캠페인마다 이런 요소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여러 갈래의 길을 선택, 플레이 해보도록 유도한다.
특히 기존 전쟁 게임에서 볼 수 없던 포로 사로잡기 요소는 신선했다. 특정 상황을 만족 시키면 방어 중인 적이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게 된다. 이때 총을 겨누고 가까이 다가가면 포로가 된다. 모든 맵에서 나오는 현상보단 특정 구역, 상황에서만 발동되는 것 같다.
시리즈 특징인 QTE(퀵 타임 이벤트)는 방식이 약간 달라졌다. 기존에는 버튼만 누르면 됐지만 이번에는 왼쪽 아날로그 스틱을 움직여 특정 원에 맞춘 후 나오는 해당 버튼을 입력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럽지만 중, 후반부터는 나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특히 기존 엄폐 후 자동 회복되는 방식에서 벗어나 회복약을 사용해야 하는 방식은 게임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가 됐다. 어떻게 보면 기존 팬들에게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기능이지만 필자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재미를 안겨줬다.
전투 과정 자체는 매우 만족스럽다. 사방에서 적군이 쏟아지며 많을 경우는 30~40명 가까운 적들과 교전을 펼칠 수 있다. 여기에 당시 시대에서 사용할 수 있던 다양한 무기부터 주변 아군과 협력해서 지원을 받는 기능 등이 추가돼 좀 더 활발한 전투를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멋진 연출은 수도 없이 쏟아진다. '디 데이' 캠페인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잔혹하면서도 화려한 연출이 쏟아지며 거의 모든 미션마다 눈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게임 내 인물들의 연기와 연출도 만족스럽다.
멀티플레이 모드는 기존 시리즈가 가진 모드를 대 부분 채용하고 있다. 이중에서 새롭게 추가된 '전쟁 모드'는 이번 신작의 핵심 요소다. 2개의 라운드를 거쳐 싸우는 이 모드는 진행 과정에서 특정 목표를 수행해 상대방을 격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쪽은 공격, 다른 쪽은 방어 식으로 나눠지고 이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임무도 달라지기 때문에 동료들과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방식이다. 게임 자체는 신선하고 재미있지만 6대6 한정 인원과 게임 자체 규칙을 잘 모르는 초보 게이머가 있을 경우 쉽게 패배하는 경우가 자주 생겼다.
이 외에도 팀 데스매치와 도미네이션, 프리 포 올, 킬 컨펌, 캡쳐 더 플래그, 그리드 아이언 등의 모드가 존재한다. 참고로 그리드 아이언은 기존 시리즈에서 나왔던 '업링크 모드'다. 멀티플레이 환경은 준수했고 약간의 기다림 정도만 제외하면 큰 문제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나치 좀비 모드는 특정 구역에서 웨이브 형태로 쏟아지는 좀비들을 물리치며 목표를 달성하는 생존 게임이다. 최대 4명의 게이머가 함께 할 수 있으며, 다양한 무기와 아이템, 특수 능력을 조합, 캠페인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이 모드는 진행에 따라 캐릭터는 물론 다양한 요소가 해금 되는데 이중 무장 형태를 바꾸는 모드는 나치 좀비 모드의 재미를 높여주는 뛰어난 요소다. 특수, 전략가 2가지 요소에 최대 4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조합에 따라 예상치 못한 다양한 효과를 발동 시킬 수 있다.
게임 진행은 단순히 웨이브를 막아내는 식을 떠나 특정 임무를 완수해가며 진행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발전기를 가동 시켜 특정 공간으로 갈 수 있는 문을 열거나 어떤 트랩을 작동 시킨 후 제한된 상황에서 뭔가를 하는 식이다.
이 요소들은 아군들과 협력 자체가 매우 중요해서 초반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즐길수록 예상을 넘는 풍성한 재미를 제공해 만족감을 높여줬다. 특히 블랙 코메디 요소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를 찾아내는 것도 재미 있었다.
하지만 11월을 강타할 기대작 반열에 오르기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생각보다 단점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우선 첫 번째는 그래픽 '다운 그레이드' 문제다. 첫 공개된 영상과 실제 게임의 차이가 많이 난다. 실제 전쟁터에 있던 것처럼 보이던 얼룩이나 흙먼지 등이 전부 사라졌다.
그리고 명암, 광원 요소들도 상당수 제외된 느낌이다. 그래서 어떤 구간에서는 그래픽이 상당히 나빠 보이는 느낌까지 들 정도다. 첫 영상과 상당히 낮아진 듯한 그래픽은 모든 플랫폼에 해당된다. PC 버전이라도 해도 모든 옵션을 전부 켜도 첫 영상과 같은 느낌은 나지 않았다.
두 번째는 총기 연출과 효과음이다. 사실 밀리터리 마니아가 아니라면 눈치 채기 어렵겠지만 상당 수의 총기 연출이 전작보다 못하거나 실제 고증과 다르게 나온다. 예를 들어 M1-개런드 총기는 탄 클립 삽입 시의 약실이 자동으로 닫히지만 여기에선 수동으로 일일이 닫는다.
톰슨 기관단총의 총기 발사 속도도 다소 이상할 정도로 빠르며 몇몇 총기는 다른 외형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비슷한 일차원적인 효과음을 낸다. 총기 격발 시의 효과음도 기존 시리즈들과 비교해봐도 수준이 낮아졌지 높아진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 외에도 특정 미션에서 진행이 안 되는 버그나 멀티플레이 시 접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 부분들은 패치 후 개선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생각보다 많은 게이머들이 이 같은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지적하게 됐다.
콜 오브 듀티 월드 워2는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재미를 제공한다. 오랜 만에 나온 2차 세계 대전 소재의 게임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고, 시리즈의 특징인 싱글 캠페인의 높은 수준은 구입을 후회하게 만들지 않는다. 다만 많은 기대를 모은 게임의 콘텐츠는 다소 실망 스러우며 슬래지 헤머 특유의 부실한 구성은 여전히 드러나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