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2의 악몽이 떠오른다” '라그: 제로', 서비스 일시 종료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그라비티의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제로'(이하 '라그: 제로')의 이야기다. 지난 12월 16일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라그: 제로'는 계속되는 서버 이슈를 극복하지 못한 채 결국 금일(8일) 공지를 통해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과정은 이렇다. 지난 12월 6일 오후 2시 30분 '라그: 제로'의 정식 서비스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무색하게 3시 30분으로 미뤄졌으며, 이후 긴급 점검, 연장점검, 추가점검 등 하루에만 무려 3번의 점검을 실시해 게이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튿날에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아 오후 2시 롤백 및 보상 정책을 밝힌 이후 오후 4시 다시 서버를 오픈할 것이라는 발표를 한 것이 머쓱하게 6시로 지연되었으며, 이후에도 서버 접속이 되지 않아 큰 비난을 받았다. 이에 그라비티 측은 8일 오전 10시 이슈를 보고 한다는 말을 남긴 채 서버를 완전히 닫아 버렸고, 결국 서비스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국내에서 서비스된 온라인게임 중 서버 관련 이슈가 생긴 경우는 많았지만,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접속 자체가 되지 않아 서버를 열었다 닫은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게이머들은 지난 2012년 등장해 업계에 길이 남을 서버 이슈를 일으키며 결국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 '라그나로크2'의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는 반응이다. 지난 2012년 2월 22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 '라그나로크2'는 서비스 직후 8시간 동안 무려 5번의 서버 점검을 진행하는 초유의 기록을 남기며 게이머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주었다.
더욱이 이틀 만에 '아이템 복사 버그'가 생겨 '롤백'(서버를 일정 시간 이전으로 돌리는 행위)을 진행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14시간에 달하는 점검을 진행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 했으며, 일정 퀘스트 이후 게임에서 튕기는 현상이 벌어져 게이머들이 무더기로 로그 아웃이 되는 일이 비일비재 하게 벌어졌다.
특히, 던전, 필드에서 1시간 이상 플레이가 불가능 수준으로 접속이 끊기는 상황은 서비스가 종료될 때까지 결국 해결되지 못할 정도로 문제는 심각했다. 이렇듯 온갖 서버 문제와 콘텐츠 버그를 몸에 안은 '라그나로크2'는 결국 공개 서비스 이후 1년 9개월 만인 2013년 11월 20일 서비스 종료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문제는 5년 전에 일어난 이 '라그나로크2'의 문제를 '라그: 제로'가 그대로 겪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라비티 측은 서버 점검 공지를 올릴 때마다 “게이머들의 접속이 폭주해서”, “담당자들이 밤샘 작업을 하고 있는 중” 등과 같은 회피성 발언으로 게이머들의 반응을 더욱 싸늘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서버가 정상화 되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진행한들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다시 느끼게 해주겠다는 그라비티의 의도가 과연 게이머들에게 제대로 전달될지 의문이다.
그라비티 측은 현재 서버 관련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원활한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그나로크2'에 이어 '라그: 제로'까지 큰 규모의 서버 이슈가 발생하며, 그라비티의 서버 관리 능력에 대해 게이머들이 불신하는 상황에 까지 다다랐다”라며, “게임 콘텐츠를 전반적으로 정비하고, 서버의 안정화를 통해 '라그: 제로'가 완전한 모습으로 서비스될 수 있도록, 출시 연장과 같은 그라비티가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