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슈팅과 퍼즐의 독특한 만남 '보일링 볼트'
게임명: 보일링 볼트 (Boiling Bolt)
개발사: 퍼시스턴트 스튜디오
유통사: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플랫폼: PS4 / PC
현지화: 자막 한글화
필자명: 구석지기
기술과 플랫폼의 발전 때문에 더 화려하고 다양한 슈팅 게임이 나오고 있지만 필자는 여전히 클래식한 스타일의 슈팅 게임을 선호한다. 거창하고 복잡한 과정 대신 '피하고 격추한다'라는 간단한 방식은 부담 없이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상황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최근 필자가 접한 '보일링 볼트' 게임은 이런 성향의 필자에게 딱 맞는 재미를 줬다. 화면 내 가득한 아이템을 먹거나 파워 아이템 등을 쫓아 다닐 필요도 없고, 준비돼 있는 무기를 활용해 적을 물리치면 됐다. 피하고 격추한다는 슈팅 게임 본연의 재미가 있었다.
보일링 볼트는 퍼시스턴트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에이치투 인터렉티브가 자막 한글화 해 국내 정식 출시한 슈팅 게임이다. PC와 PS4 2개의 플랫폼으로 나왔다.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세력에 저항하는 파일럿 준의 활약을 담았다.
게임은 전형적인 횡 스크롤 게임이다. 게이머는 임무에 맞춰 좌 또는 우로 이동하면서 적과 싸우게 되고 스테이지마다 마지막을 책임지는 보스급 기체, 생물을 물리치면 된다. 각각의 스테이지는 점수 등으로 최종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점수 연계나 아슬아슬한 회피로 점수를 높일 수 있다.
재미 있는 점은 이 게임은 고전적인 슈팅 게임의 재미를 쫓아가면서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시야에는 각종 효과와 카메라 연출을 더해 웅장함을 살렸으며, 팝콤FX 특수 효과를 더해 파괴하고 싸우는 재미를 극대화 시켰다.
특히 맵의 연출은 기대 이상이다. 횡 스크롤 이지만 맵에 따라 360도 자유롭게 움직이는 느낌을 주며 공간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젝트로 인해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오가며 싸우는 착각을 게이머에게 경험하게 만든다.
적절한 카메라 연출도 재미에 한몫 한다. 예전에도 이런 비슷한 게임들은 보스전 시에만 연출이 있었지만 보일링 볼트에서는 진행 하는 과정에서 이야기와 여러 상황에 맞춰 카메라 연출이 등장한다. 게임의 흐름을 방해하지도 않고 몰입감을 높여주는 느낌이었다.
스테이지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한 번에 계속 진행되는 방식이 아닌 구간 별로 나눠서 평가를 받도록 한 점이나 웨이브 형태, 구간 탈출 등의 이벤트를 더한 점 등도 게임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다. 비슷한 형태도 꽤 있었지만 보일링 볼트는 이런 부분은 세련되게 잘 만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만 보고 이 게임이 연출적인 특색만 가진 평이한 슈팅 게임이라고 판단하면 안 된다. 보일링 볼트는 11,900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게임성을 느끼게 해준다. 바로 고전적인 탈에서 벗어난 특이점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 게임은 필드 내에서 획득하는 파워업 등의 아이템이 없다. 오직 몰려 오는 적을 물리치면 된다. 대신 스테이지 진입 전 아이템을 구매해서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이 부분이 어색했지만 게임을 즐기면서 개발사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게이머는 자신의 기체를 조작하면서 기본 공격을 하거나 4가지 보조 무기를 활용해 적을 물리칠 수 있다. 데미지가 높은 채찍과 특정 공간에 적을 잡아 당기는 마그네틱 필드, 넓은 공간의 약한 적을 물리치는 방사형 탄막, 자신을 보호하는 실드 등이 그것이다.
특이한 점은 이 보조 무기들은 게이머가 원하면 언제든지 바꿔가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적들을 제압할 수 있고, 다수의 적을 빠르게 파괴하며 연계 점수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그리고 적의 기체 또는 총알 등이 기체에 닿을 때 회피 버튼을 사용하면 일종의 '블렛 타임'이 발생해 많은 적들을 빠르게 물리치는 것이 가능하다. 블렛 타임은 능력에 따라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엄청나게 높은 연계 점수를 획득하는 것도 된다.
이 요소들은 피하고 격추한다는 기본적인 재미를 더욱 극대화 시켜준다. 그래서 게임에 익숙해지면 얼마나 많은 적을 효과적으로 빠르게 격파할 수 있는지 자신만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아이템 등 구차한 요소가 없기 때문에 오직 본능에 충실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들도 많다. 난이도에 대한 부분이 없다는 점이나 도전 모드 등의 2차 콘텐츠가 생각보다 부실하다는 점, 조작에 대한 편의 요소가 적어 일부 게이머에겐 본연의 재미를 주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 온라인 게임 모드가 없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대에 이 정도의 재미와 볼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보일링 볼트는 고전 슈팅 게임 마니아부터 다양한 현대식 요소를 추구하는 게이머들에게도 충실하고 만족스러운 재미를 제공한다. 기회가 된다면 놓치지 말고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