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엑스박스원 엑스로 즐겨본 '배틀그라운드'
전 세계 PC 게이머를 사로잡은 펍지주식회사의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PC를 넘어 엑스박스 진영으로 영역을 넓혔다.
지난 14일부터 엑스박스원 게임 프리뷰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이 제공 중이며, PC 버전을 즐긴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에란겔 맵과 3인칭 기반의 솔로, 듀오, 스쿼드 플레이를 지원한다. 여기에 지형지물을 뛰어넘는 이른바 파쿠르 액션도 가능하며, 펍지는 엑스박스원 프리뷰 기간 중 '미라마' 등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와 최적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엑스박스원 제품군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엑스박스원 엑스로 '배틀그라운드'를 직접 즐겨보니 기존 스팀에서 즐기던 PC 버전과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에서 벗어나 패드로 게임을 즐기다 보니 전반적으로 게임의 플레이 방식이 달라질 수 밖에 없었던 느낌이다.
먼저 엑스박스원 엑스로 만난 '배틀그라운드'는 게임의 그래픽이 특정 부분에서 PC 기반 보다 한층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로 진행 중인 버전보다 캐릭터의 피부나 자기장을 비롯한 여러 오브젝트의 질감 표현이 조금 더 섬세해졌다.
특히, '배틀그라운드'는 엑스박스원 엑스 인핸스드 게임으로 일반 엑스박스원으로 즐겼을 때 보다 엑스박스원 엑스로 즐겼을 때 더 좋은 그래픽을 자랑한다. 쉽게보면 PC로 비교했을 때 일반 엑스박스원에서 그래픽 옵션이 낮음이라면 엑스박스원 엑스에서는 보통이나 높은 정도의 수준으로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배틀그라운드'는 HDR도 적용된 게임으로 엑스박스원 엑스를 통해 플레이하면 더욱 풍부한 색감을 만끽할 수 있다. 밝은 곳과 어두운 부분의 차이를 명확하게 만들어줘 더욱 실감 나는 그래픽을 보여준다. 여기에 '배틀그라운드'는 엑스박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식으로 UHD급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임은 아니지만, 디스플레이에 따라 UHD 해상도를 지원은 한다. 실제로 키보드를 연결해 옵션 메뉴를 펼쳐보니 게임의 해상도가 UHD 해상도인 2160P로 동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의 경우 UHD와 HDR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통해 플레이 했다. 엑스박스원 엑스와 해당 모니터의 가격만 합쳐도 200만 원에 육박하는 만큼 얼마나 많은 게이머가 이러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물론, 꼭 UHD 모니터가 아닌 일반 FHD 급의 모니터로 즐겨도 엑스박스원 엑스 인핸스드 게임이라 더 나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4K 디스플레이가 없어도 엑스박스원 엑스가 4K급 그래픽으로 렌더링하고 디스플레이에 맞춰 배율을 축소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래픽 부문에서 이처럼 다양한 강점이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최적화는 엑스박스원 엑스도 피해갈 수 없었다. 게임은 UHD 해상도에서 30프레임으로 동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체감은 더 떨어진다. 게임 시작을 기다리는 섬이나, 비행기 탑승 상태에서의 프레임 드랍은 그렇다고 쳐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30프레임을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 정도다. PS4 프로처럼 성능이나 그래픽 중 하나를 선택하는 옵션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나을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엑스박스원 엑스는 해당 기능이 없다.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과 감각도 PC 버전과는 다르다. 키보드와 마우스로 플레이하는 게임을 패드로 플레이하려고 하니 많은 부분에서 고생을 좀 해야 한다. 특히, FPS를 콘솔로 즐긴 경험이 없는 게이머라면 더욱 조작이 힘들 것이다.
게다가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일반적인 FPS와 달리 계속해서 아이템을 파밍하고, 총기에 부착한 부착물을 교체하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패드로 LB와 RB를 눌러가면서 이 작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아니 정확히는 빠르지 않다. 언제 어디서 나를 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템 하나 챙기기도 쉽지않는 것이다. 어쩌면 생존게임이라는 측면에서는 더욱 긴장될 수 있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여타 콘솔용 FPS와 달리 조준 보정도 존재하지 않아, 조준에도 어려움이 있다. 게임의 초반부에 권총을 들고 있어도 펀치에 맞아 죽는 장면이 제법 많이 나온다. 장거리 교전도 아무래도 PC 버전에 비해서는 덜 발생해하고, 근접전도 많이 벌어진다. 또한, 패드의 조준 속도를 매번 조정하지 않는 이상 달려가는 자동차 속의 적을 공격하는 것도 매우 힘들어 자동차와 같은 탈것의 활용과 중요도가 PC 버전에 비해 더욱 높다.
이 외에 패드 조작에 최적화하고자 노력한 부분도 엿보이긴 하나 조작이 완벽하게 매끄럽지는 않다. 벽 뒤에서 왼쪽이나 오른쪽을 힐끗 엿보며 조준하는 키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L3(레프트 스틱을 누름) R3로 준비됐고, 무기를 교체할 때 권총도 꼭 거쳐서 주무기와 보조무기로 돌아가기 때문에 초반이 아니면 아예 권총이 매우 거슬린다. PC 버전을 즐겼던 게이머라면 자잘한 부분에서 불편함을 호소할 것이라 본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엑스박스원 용 '배틀그라운드'는 조작의 편의성과 프레임 등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배틀그라운드'가 가진 게임성과 재미를 콘솔 진영에서도 그대로 구현하고자 노력한 모습이 엿보인다. 아직 새로운 플랫폼에 둥지를 튼 지 얼마 안 됐고, 프리뷰 프로그램 단계인 만큼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