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의 전쟁 치르는 배틀그라운드, 바빠진 경쟁작들
끝이 보이지 않았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상승세가 핵이라는 암초를 만나 한 풀 꺾이는 분이기다.
게임 자체는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핵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이들 때문에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불만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얼리억세스 시절 칭찬만 가득했던 스팀의 이용자 평가 점수는 이제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는 복합적으로 변경됐으며, 핵 프로그램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을 글로벌 서비스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배틀그라운드 개발진들은 핵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말 정식 서비스 출시 이후 계속 핵과의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핵 사용은 모든 사용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생존 경쟁을 벌인다는 기본 원칙이 무너지게 만드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성장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서비스를 맡은 텐센트가 중국 공안과 함께 불법 프로그램 단속에 나서 핵 관련 용의자 120명을 체포했으며, 부정행위 프로그램 사용자로 의심되는 이용자를 게임 내에서 바로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 핵과의 전면전을 진행 중이다.
끝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배틀그라운드가 핵과의 전쟁으로 인해 발목이 잡히자, 배틀그라운드의 경쟁사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주춤하고 있는 이 기회를 틈 타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속셈이다.
현재 배틀그라운드 핵 문제로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한식구인 카카오 배틀그라운드다. 어차피 펍지주식회사에서 개발한 같은 게임인 만큼 경쟁작이라고 할 수 없는 관계이긴 하나, 카카오게임즈 버전이 별도로 판매되고 있는 만큼 국내 시장만 보면 한식구이면서 경쟁작이기도 한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게임즈 버전 배틀그라운드는 스팀 버전과 달리 핵 문제가 없는 청정지역이라는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대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버전은 별도의 서버로 분리되어 있으며, 스팀버전과 달리 구입할 때 실명인증이 필요한 만큼 핵 문제에서 비교적 안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발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버전 배틀그라운드는 정식 서비스 한달만에 가입자 200만명, 최고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돌파했으며, 상반기 내에 15세 이용가 버전이 공개되면 더욱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떠오른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도 금일(23일) 한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들과 힘을 합쳐 밀려오는 좀비를 막아내는 세이브 더 월드 모드로 출발한 포트나이트는 배틀그라운드 흥행 이후 배틀로얄 모드를 새롭게 추가하면서 현재 글로벌 이용자가 4000만명을 돌파하고, 동시접속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에픽게임즈 측은 포트나이트가 배틀그라운드와 달리 카툰렌더링 그래픽을 기반으로 12세도 즐길 수 있는 배틀로얄 게임이며, 핵 사용자가 발견되면 해당 PC 자체를 차단해버리는 강력한 제재정책을 통해 핵 이용자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게임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네오위즈와 PC방 서비스 계약을 체결해 4월부터 PC방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