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TV와 오락실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국산 및 한글화 게임들!
(해당 기사는 지난 2017년 11월 9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의 겜덕연구소을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국산
게임을 개발해온, 수많은 게임 개발사들과 과거의 국산 콘솔 게임기 및 아케이드 용 레트로 게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피어났던 소중한 한국 게임의 발자취]
조기자 : 안녕하십니까. 꿀딴지곰님. 지난 번 PC용 레트로 게임 특집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의 오리지널 콘솔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 분야의 게임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꿀딴지곰 : 지난 번 한국게임 특집도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었습니다만.. 이번에도 그에 못지않은 재밌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PC용 못지않게 콘솔과 아케이드 오락실에도 재밌는 토종 한국 게임들이 많이 나왔었거든요.
물론 콘솔 게임기 보급이 PC에 비해 훨씬 적었고, PC용은 대부분 불법복제로 퍼져서 추억이 있으신 분들이 더 많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만, 콘솔 용과 아케이드 용도 나름 매니아들이 존재하므로 틀림없이 다루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채로운 국산 레트로 게임을 찾아보자]
꿀딴지곰 : 지난 시간에 PC 토종게임에 대해 살짝 알아보았지만, 늘 그렇듯 지면에 한계가 있어서 제대로 다 소개를 못해드린 건 늘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아예 싹 아카이브 형태로 빠짐없이 정리하는 것도 의미는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같은 주제로 10회분 정도는 연재해야 할 판이니.. 매주 새로운 연재를 해야하는 현 상황에서는 한회 한회에 정성을 들이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수가 없더라구요. ㅠㅠ
조기자 : 워낙에 게임이 많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뿐이니 너그러이 봐주시길.. ^^;
꿀딴지곰 : 참, 노파심이지만 이전 PC 게임들은 시대순으로 나열했지만, 콘솔과 아케이드 게임은 그런 부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다소 산만하게 진행될 수도 있으니 미리 양해를 부탁드려야겠습니다. 또 한글화 게임들도 내용을 추가토록 하겠습니다.
첫 게임은.. 메가드라이브 용 '시티 히어로즈'를 먼저 소개해보고 싶네요.
조기자 : 잉? '시티 히어로즈'요? 그 게임은 미 발매 게임 아닌가요? 첫 게임부터 파격적이로군요.
꿀딴지곰 : 당시 게임잡지에 스크린샷이 공개되었고.. 실제로 93년도 출시를 목표로 준비중이었던 게임인 만큼 첫 게임으로 잡아보았습니다. 삼성 측에서 열심히 제작하다가 세가와의 파트너쉽이 종료되어 결국 출시되지 못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플레이했던 분들은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했다고 하시더군요.
(베어너클의 향기가 짙게 묻어나오는 그래픽과 시스템. 남상규씨가 음악을 담당했다)
꿀딴지곰 : 스크린샷을 자세히 보시면 게임 화면을 사진찍은 후 잡지에 인쇄된 화면을 다시 스캔받은 이미지인지라 전체적으로 칙칙하게만 보인다는게 안타깝군요.. 게다가 전반적인 캐릭터의 컨셉과 배경 및 게임의 분위기가 아무래도 메가드라이브용 베어너클과 상당히 비슷해보이는 걸 보니 제작 당시에 영향을 받은 모양입니다.
아쉽게도 출시되지 않아서 이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분들은 거의 없죠. 이 게임 외에도 ‘깨비꼬비’나 ‘파워볼 AD2001’ 등도 비슷한 이유로 출시가 되지 못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조기자 : 네에. 아쉬운 부분이죠. 그래도 생각해보면 삼성이 참 의욕적으로 게임사업을 진행하던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음악 쪽으로 확실한 카드인 '남상규' 씨를 섭외해서 사운드를 제작한데다 1992년에 '우주 거북선' 같은 게임도 출시했었고, 향후에는 RPG 3종 세트도 완벽 한글화해서 내놓았었으니까요. ‘알렉스키드’의 한글화도 그렇고요.
꿀딴지곰 : '시티 히어로'는 아쉽게 출시가 되지 못했지만, 삼성이 야심차게 추진한 ‘우주 거북선’과 RPG 한글화 3종 세트는 한국 게임사를 논할 때 늘 회자 될 만큼 값진 게임들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우주거북선'이 게임이 재미있어서 가치가 있다는 건 아닙니다 -_-;
(1992년도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우주 거북선'. 어렸을 땐 꽤 멋있어 보였다..)
(한국 게임이라는 것 외에 게임성은 크흠.. 안구에 습기가 차서 별도로 논하지 않겠다)
(한국 오리지널 게임임을 알리는 문구. 장하다 삼성전자 게임기사업팀!)
꿀딴지곰 : '우주거북선'은 2020년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가 반란을 일으키자 티티와 코티가 우주 거북선을 타고 반란을 제압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다양한 시대를 거쳐 맨 마지막에는 컴퓨터 메인보드와 싸우게 되는 특이한 구성을 하고 있죠.
'타수진'의 짝퉁 게임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직접 플레이해보니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기체의 피격 판정이 너무 크고 적들의 디자인도 어설프고, 난이도도 밸런스가 별로라서 전부 클리어하고 나니 하아.. 똥망(쿠소) 게임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_-;
조기자 : 흐. 뭐.. 90년대 초에 나왔던 국산 콘솔 게임이라는 것 정도로 의미를 가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2020년이 머지 않았군요. 저희는 언제쯤에나 멋진 우주 거북선을 타고 우주로 나가게 되는 걸까요 ㅋ
꿀딴지곰 : 게임은 게임일 뿐이죠 조기자님? -_-+ 자아.. '우주 거북선'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다음은 메가드라이브 한글화 RPG 3종세트 에 대해서도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시죠. 오리지널 토종 게임이 아니라 한글화된 정식 발매 게임들인데, 삼성이 심혈을 기울인 대작이라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조기자 : 3종세트라면 정확히 어느 게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꿀딴지곰 : 스토리 오브 도어, 신창세기 라그나센티, 라이트 크루세이더를 말합니다. 먼저 ‘스토리 오브 도어’부터 소개해보겠습니다.
(스토리 오브 도어의 카트리지 모습. 메가드라이브 정식 한글화 RPG 1탄! 자그마치 음악은 유조코시로가 담당했다)
(액션에 특화된 RPG 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RPG인데 무슨 액션게임처럼 커맨드형 기술들이 다수 존재)
(대형 보스와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는 볼만하다. 불을 뿜는 드래곤의 위용이 화려하다!)
꿀딴지곰 : 사실 삼성에서 야심차게 RPG군단을 발표했을때, ‘스토리 오브 도어’야 말로 처음으로 대대적으로 소개했던 ‘한글 RPG’ 1탄!이었습니다. 원조 한글화 RPG라 할 수 있죠.. 아마도 슈퍼패미콤으로 선전중이던 현대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준비한 삼성의 노림수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 표현으로 말하자면 "갓글화" 게임인 셈이죠.. -ㅂ-a 게임 자체는 RPG면서도 꽤 경쾌한 액션이 가능했죠..
조기자 : 메가드라이브 답지 않은 깔끔한 색감에 거대 보스까지 상당히 잘 만들어진 RPG죠. 저도 어린 시절에 엄청 재미있게 즐겼었네요. 특히 좋았던 점은 각종 연속 공격동작이 다양하게 나갔다는 점입니다. 타격감도 좋아서 진행형 격투 액션 게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꿀딴지곰 : 역시 조기자님도 세가 쪽 매니아 답게 이 게임을 현역시절부터 즐기셨었군요. 만약 즐겨보시지 않으신 분들도 영상을 보시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느끼실 겁니다. 영상 투척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w0VJzUTwi8
자아. 다음 ‘신창세기 라그나센티’도 보시죠.
(신창세기 라그나센티 정식 발매 패키지 표지)
(이것이 바로 메가드라이브판 젤다의 전설이라 불리웠던 라그나센티의 한글화 버전! 정말 마른사막에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꿀딴지곰 : ‘신창세기 라그나센티’는 메가드라이브의 ‘젤다의 전설’ 이라고 불리우는 게임이자 몇 안되는 정식 한글화 액션 RPG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정말 "젤다"를 베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닮아있긴 하지만, ‘젤다’ 시리즈와 다른 독특한 시스템으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동물과의 대화가 가능해져서 동물들을 소환해서 싸운다는 점이 특이하죠. 역시 많은 분들이 지식인에서 자주 물어 보시는 쉽게 잊지못할 추억의 게임입니다. -ㅂ-a
조기자 : 저는 각 동물들의 능력을 조합하는 독자적 트리니티 시스템이 괜찮았다고 봐요. 다만 액션이 좀 너무 단조롭지 않았나 싶군요. 타격감도 좀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꿀딴지곰 : 세가에서도 여러 요구사항을 전부 맞추진 못했겠죠. ^^;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은, 액션 RPG 초보분들을 RPG의 세계로 끌어들인다던지, 혹은 저연령층 유저분들을 타겟으로 하다보니 컨셉을 그렇게 잡은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만큼 난이도가 쉬운 게임이기도 합니다.
추가로 영상을 보여드리죠. https://www.youtube.com/watch?v=9c8QJMVV2qw
조기자 : 2개 게임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군요. 다음으로 ‘라이트 크루세이더’도 소개해주시죠.
(정식 발매 패키지의 모습)
(쿼터뷰 방식과 3D 렌더링 캡처 방식의 조화. 당시 굉장히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d로 표현된 입체감 있는 3d 화면. 각종 트랩을 피하고 기믹들을 이용해서 퍼즐을 풀어야 한다)
(캐릭터들의 대사는 전부 한글화 되었지만 폰트는 가독성이 떨어져서 다소 아쉽다)
꿀딴지곰 : ‘라이트 크루세이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3D 필드의 표현이죠. 쿼터뷰 방식인데 모든 오브젝트들을 3D화 해서 렌더링한 2D 스프라이트를 사용했거든요. ‘스타크래프트’ 같은 형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만. 기존 일본풍 RPG 보다 그래픽은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조작감은 랜드스토커보다 더 세심했습니다. 역시 트레저!! +ㅂ+
조기자 : 사실 정식발매된 메가드라이브 팩들을 하나 둘 씩 모을 때 위의 한글화 게임들을 전부 한 번씩 플레이를 해보았죠. 그 중에 이 게임을 가장 늦게 플레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트레저의 마지막 메가드라이브 게임이고, 또 뭔가 가장 진지해 보이기도 했거든요.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4가지 원소를 이용해서 강력한 마법을 만들어내는 방식도 좋았고,(쿼터뷰 게임의 종특인가 싶긴 한데) 퍼즐 요소들이
적절하게 섞여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입체감 느껴지는 대형 보스들도 괜찮았구요. 다만 옥에 티라면 한글화 폰트들의 가독성이 좋지 않아서
아쉽더군요..
일단 영상도 투척해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FQCLhc6iiQ
꿀딴지곰 : ‘라이트 크루세이더’ 하면 바로 생각나는 게 여러 기믹들을 활용한 퍼즐 요소입니다. RPG에 퍼즐을 섞는 건 이후 시리즈에도 계속 도입되었던 부분이죠. 생각보다 잘 어울리거든요. ‘갓오브워’ 같은 액션 게임과 퍼즐의 조합 또한 궁합이 잘 맞고요.
조기자 : 흐. 꿀곰님. 이렇게 메가드라이브 한글화 3종세트를 소개하고나니 세가새턴의 한글화 4종 세트가 생각나는데.. 순서를 조금 앞당기시면 어떻겠습니까 ㅎ
꿀딴지곰 : 헐.. 그래도 갑자기 세가새턴으로 빠지는 건 너무 한 처사 아닙니까… 라지만. 제가 무슨 힘이 있나요. ;ㅁ; 세가 덕후이신 조기자님 의향대로 세가새턴용 한글화 게임을 보시죠.
조기자 : 감사합니다. ㅎㅎ
꿀딴지곰 : 일단은 우영시스템에서 발매했던 ‘신비의 세계 엘하자드’, ‘알버트 오딧세이’, ‘미스트’에 코에이의 ‘삼국지4’ 이렇게 4개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신비의 세계 엘하자드’를 보시죠.
(차원이동의 모험을 다룬 ‘엘하자드’)
(아름다운 한글 로고를 보라! 마음이 설레인다)
꿀딴지곰 : ‘신비의 세계 엘하자드’는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파이오니어에서 세가새턴용 게임으로 개발한 게임이죠. 평범한 고등학생 미즈하라 마코토가 어느날 학교 지하에서 발견된 유적의 부름을 받아 그곳에 봉인되어 있던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고, 엘하자드로 가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데요, 게임도 거의 같은 스토리로 전개가 됩니다. 물론 멀티 엔딩 등 달라지긴 합니다만 말이죠.
조기자 : 아 제가 애니메이션 쪽은 전혀 몰랐는데.. 애니메이션이 원래 있었던 것이군요. 어쩐지 게임 중에 애니메이션 퀄리티가 상당히 높더니만..;
꿀딴지곰 : 아니 이 유명한 애니를 모르신단 말입니까? 암튼 이 게임을 우영시스템에서 야심차게 한글화했죠. 국내 한글화 게임의 역사에서 절대 빠지면 안될만큼 압도적인 퀄리티를 자랑하는데, 실상 게임은 그닥 재미가 있는 편은 아닙니다. 은근히 좌우로 이동해가며 진행해야 하고 노가다도 많고요.
조기자 : 저도 게임 자체는 썩 재미있진 않더군요 ^^; 1년전쯤엔가 다시 한 번 해보자고 마음먹고 해봤는데도 중간에 그만두고 잊었달까요..
여담이지만 이전에 레트로 게임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다룬 포스팅에서 이 게임을 살짝 다룬 적이 있는데 지금은 10만 원은 훌쩍 넘는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을 때 구해둬서 정말 다행인 게임 중 하나입니다.
꿀딴지곰 : 역시 가지고 계시군요. 조기자님. 그만큼 매니아님들에게는 필구 타이틀인 것이지요. 다음에 소개할 ‘알버트 오딧세이 외전’도 귀하긴 마찬가지입니다만..
(알버트 오딧세이 외전 한글화 패키지)
(우영시스템이라는 로고가 아름답게 보여진다)
꿀딴지곰 : 사실 ‘알버트 오딧세이’ 시리즈는 슈퍼패미콤 시절부터 즐기면 중박 이상은 되는 재미있는 타이틀이었습니다. 썬소프트도 믿고 구입할만큼 인정받는 제작사였구요. 지금 소개하는 세가새턴용 ‘외전’ 도 상당한 그래픽 퀄리티와 사운드 등으로 재미있었다고 할만한 게임이지요.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으니.. -_-;
조기자 : 있으니?
꿀딴지곰 : 로딩이 큰 문제였죠. 정확히 시간을 재보진 않았는데 체감상으로 30초는 되는 듯한 긴 로딩시간.. 플레이 하다보면 지쳐서 즐기기 싫어졌던 게임이기도 합니다. 물론 네오지오CD 초기형이나 마티 등 보다는 낫습니다만.. ^^;
조기자 : 한글화되었다는 점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꿀딴지곰 : 한글화 자체는 훌륭하죠~ 새턴 게임 중에 유일한 RPG 한글화 게임이고 그 퀄리티가 썩 괜찮았으니까요. 앞서 설명드렸던 ‘신비의 세계 엘하자드’에 이어 매니아라면 꼭 손에 쥐어야할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기자 : ‘알버트 오딧세이 외전’에 이어 세 번째 한글화 타이틀은 ‘미스트’ 로군요.
꿀딴지곰 : 아시다시피 ‘미스트’는 출시 당시부터 미려한 그래픽과 기묘한 시나리오 등으로 사랑받는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세가새턴용으로 사랑받은 게 아니고 PC 버전이 큰 사랑을 받았었죠.
그래서 훌륭한 한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새턴용 ‘한글화 미스트’에 대해 잘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PC판으로 이미 유명해진 게임을 왜 굳이 새턴용으로 작업했을까 싶은 게임이기도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한국 게임사에서 소중한 자산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기자 : 당시에 우영시스템이 3개의 게임을 야심차게 한글화했는데.. 썩 좋은 성과는 내지 못했다고 들었었네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꿀딴지곰 : 시장이 조금만 더 크고 성숙했다면 우영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양질의 한글화 게임이 출시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시는 삼성이 게임사업을 접고 카마라는 회사가 새턴 사업을 이어받는 등 새턴 진영이 급격히 무너지는 시기였거든요. 여러모로 안좋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조기자 : 마지막 삼국지4는 어떤가요?
(코에이의 완전 한글판 ‘삼국지4’)
꿀딴지곰 : 사실 ‘삼국지4’도 완전 한글화되어 가치가 높은 게임입니다만, ‘미스트’와 당시 시장 상황은 비슷했다고 생각합니다. PC로 즐기는 게 낫지, 굳이 새턴을 켜서 즐기기엔 불편한 게임이었으니까요. 마우스 인터페이스보다 불편한 패드로 해야 하는데다, 잦은 로딩과 무분별한 동영상 등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죠. 그래도 새턴 진영에서는 역사에 남을만한 게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기자 : 저조한 판매량은 이후 코에이가 한글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군요.
꿀딴지곰 : 한글화 게임은 이쯤 다루시구요, 다시 국산 토종 게임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앞서 말씀드렸지만 순서는 랜덤입니다. 제 기억에 강렬했던 아케이드 게임을 먼저 하나 던져보죠.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었던 엑스포테이토의 파티게임! ‘컴온베이비’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조기자 : 오~ 컴온 베이비~~!
(아이들의 올림픽을 다룬 컴온베이비)
(글로벌 진출을 위한 포석이 될.. 다양한 국적의 귀여운 아기 캐릭터들이 가득하다!)
(뺨때리기 게임은 오락실에서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꿀딴지곰 : 엑스포테이토에서 1996년도에 게임센터용 게임으로 출시한 '컴온베이비'는 귀여운 아기들을 대상으로 한 올림픽 류 스포츠 게임이지만, 친구와 함께 대결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치열한 눈치 공방이 있어야 했던 게임입니다. 조이스틱과 빨강, 녹색, 파랑 3개의 버튼으로 진행하는 게임으로 아기들끼리 다양한 종목을 경쟁 하는 게임이죠. 캐릭터는 어딘지 모르게 당시 유명했던 일본만화 '어덜트 베이비'를 상당히 닮아있어서 디자인적으로 어느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ㅂ=;
조기자 : ㅎㅎ 문어 떼내기, 말뚝박기, 100m 기어가기 등 다양한 게임을 했었는데, 특히 뺨때리기는 예술이지 않았습니까? 피하기와 때리기, 좌우 이동 밖에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친구를 패면서 기절시키는 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얻어 맞을 땐 또 그만큼 기분이 나빴다는 게 문제였습니다만;
꿀딴지곰 : 당시에 ‘컴온베이비’가 등장하자 젊은 여성 유저분들도 오락실에 많이 몰렸던 기억이 납니다. ‘테트리스’ 같은 게임이나 ‘틀린그림찾기’ 외에 여성 유저분들이 즐길만한 게임으로 ‘컴온베이비’가 딱이었거든요. 이렇게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이미지 덕에 오락실 말기에도 꽤 장수를 했고.. 또 멀티 플랫폼으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이후 2001년도에 PC 게임으로도 출시됐었고 2005년에는 플레이스테이션2로도 출시가 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조기자 : 아 그렇죠. 저도 2001~2002년 즈음에 엑스포테이토에 놀러간 적이 있는데, 거기 대표님이 PS2의 그래픽 램이 너무 작아서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용케 잘 개발되어서 나왔더군요. 그리고 2012년에 컴투스에서 ‘컴온베이비’를 모바일 게임화 해서 출시한 적이 있었죠. 한참 플레이했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서비스가 종료된 것 같네요.
꿀딴지곰 : 자아 그러면 내친 김에 아케이드 업소 게임을 몇 개 더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락실이나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미니기통으로 자주 만났던 ‘뱀프X 1/2’을 먼저 보겠습니다.
(원작 만화 캐릭터들의 코믹 액션이 펼쳐지는 뱀프X 1/2)
(박찬섭 작가의 원작 뱀프X 1/2 만화. 게임이 만화의 캐릭터 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꿀딴지곰 : ‘뱀프X 1/2’은 99년도에 출시된, 흔하지 않은 국산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뱀프1/2’ 은 원래 스토리작가 김철희, 그림작가 박찬섭 원작의 소년 만화 였습니다만, 이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게임으로도 등장해 오락실에서 만날 수 있었죠. 원작 만화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SD 캐릭터로 표현된 캐릭터 이미지가 귀여워서인지 당시 아이들에게 인기가 상당히 좋은 게임이었죠.. (물론 저는 그 세대가 아닙니다만 -ㅂ-;) 지식인에서도 자주 찾는걸 보니 꽤 대중성이 있던 게임이었나봅니다.
조기자 :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의 캐릭터들이 직접 등장해서 싸우는 게임을 보면 팬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지요 ㅋㅋ 필살기도 다양하고 타격감이 나쁘진 않았던것 같아요. 아 맞다.. 그리고 PC 게임으로도 출시되지 않았던가요?
(단비 시스템에서 개발한 뱀프X1/2은 동일한 내용으로 PC게임으로도 출시된 바 있다)
(역시 단비에서 뱀프X1/2 2편도 출시가 되었었다는 사실.. 아셨나요?)
꿀딴지곰 : 아마 개발 플랫폼이 거의 동일했기에 PC 게임으로도 출시된 것 같더군요..
조기자 : 국산 아케이드 액션게임이 소개되었으니 이 두 게임도 소개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꿀딴지곰 : 어떤 게임 말씀이신가요?
조기자 : 국산 아케이드 대전 격투 게임에 족적을 남긴 ‘왕중왕’과 ‘극초호권’이 당연히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전격투 게임 매니아여서 추천한 건 아니고 말이죠.. ^^;
(MVS 버전으로만 모습을 드러냈던 ‘왕중왕’. 빅콤이 제작했다)
(한국 게임이니 당연하게도 태권도를 쓰는 한배달이 주인공이다)
(하.. 지금 생각해봐도 찰진 캐릭터 디자인 센스들.. 이미 숱한 게임들로 눈이 높아진 유저들을 잡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꿀딴지곰 : ‘왕중왕’은 1994년도에 국내의 네오지오 수입사였던 빅콤에서 출시한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90년대 중반은 그야말로 오락실에서 대전 격투 게임 붐이 한창이었던 시절로, 특히 SNK의 '아랑전설' 시리즈라든지 '용호의권', '사무라이 스피리츠' 등 다양한 격투 게임이 출시되어 격투의 르네상스를 형성하던 시기였지요. 빅콤도 야심차게 격투 게임을 제작해 한몫 잡아보자! 라고 생각했던 것 같지만 평가는 좋지 못했습니다. 게임 밸런스라든가 캐릭터 디자인마저도 어딘지.. 하고싶지 않았.. -_-;;
조기자 : 네 정말 빅콤의 야심이 가득한 타이틀이었지만 안타깝긴 했죠. 필살기 발동 방법도 애매하고 방어를 했을 때 뭔가 종이박스를 비비는 듯한.. 기분좋지 않은 감각이 이 게임을 외면하게 만든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외에도 캐릭터 밸런스 라든지 촌스러운 그래픽이라든지 문제가 되는 점이 많았죠.
꿀딴지곰 : 하지만 이런 ‘왕중왕’의 개발 노하우가 그대로 이어져서, 이후 제작된 ‘극초호권’은 꽤 쓸만하게 출시되었죠?
조기자 : 그럼요. ‘극초호권’은 지금봐도 괜찮은 게임으로 인정받을만한 게임이죠. 다만 너무 하반기에 출시된데다, PC와 3DO 용으로 출시되면서 국내에서는 크게 빛을 보진 못했습니다.
(당시 극초호권 광고. ‘슈퍼 스트리트파이터2’를 능가한다는 허세가득한 광고였다! 그러나..)
(실제로 대전격투 게임의 노하우를 집대성했다고 할만큼 그래픽 및 게임성 면에서는 우수한편)
꿀딴지곰 : ‘극초호권’도 원래 MVS 용으로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회사의 사정으로 출시하지 못하고 결국 PC와 3DO로만 출시되고 말았죠. 하지만 당시 시장 상황을 보면, PC는 불법 다운로드가 판치던 시절이었고 3DO는 얼라이브1도 아닌 얼라이브2 시절로 완전히 망하는 길로 가고 있었던 때라 ‘극초호권’을 출시해도 별다른 반응을 얻기 어려웠습니다.
때문에 극초호권은 국산 게임 중에서도 정말 패키지를 구하기 어려운 게임 중 하나가 되고 말았습니다. 게임성만 따지고 보면 왕중왕을 출시하고 2년여 만에 출시하여 그래픽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 정말 장족의 발전을 이뤘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보급이 제대로 되지 못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죠.
조기자 : 장족의 발전.. 뭐라 말로 설명해드리긴 어렵고.. 영상을 보시면 "오 국산게임이 이 정도?" 하는 느낌이 오실 겁니다. ^^; 움직임이 좀 딱딱하고 공격이 단조롭다는 단점은 있지만 슬쩍 보면 당시에 일본에서 만든 아케이드 게임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죠. https://www.youtube.com/watch?v=1tmpMmfZE4c
꿀딴지곰 : 생각해보니 이런 ‘왕중왕’이나 ‘극초호권’ 외에도 ‘데이트 퀴즈 고고’ 같이 남녀가 함께 즐기기 좋았던 게임들도 한글이라서 당시 오락실에서 꽤 인기를 끌었던 기억이 있네요.. -ㅂ-
(그냥 퀴즈도 아니고 데이트퀴즈라니.. ㅂㄷㅂㄷ 솔로들은 하면 안된단 말인가!?)
(퀴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코믹한 모습들 / 사진은 데이트퀴즈 고고2)
꿀딴지곰 : 뭐 특별히 말씀드릴 건 없습니다. 동전을 넣고 퀴즈를 푸는 게임이죠. 퀴즈를 푼다는 시스템을 통해서 아름다운 여성과의 데이트를 성공한다는 컨셉인데.. 이건 뭐 미연시도 아니고.. 퀴즈게임도 아니고.. 굳이 저런 내용이 퀴즈와 뭔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
이외에도 다양한 퀴즈 게임이 있었죠. SUNA에서 내놓은 퀴즈 게임도 독특해서 기억이 남는 게임입니다.
(ET가 등장하는 퀴즈6000 아카데미! 퀴즈가 6천개라는 소린가?)
(별도의 서비스 씬도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그닥 보기싶진.. -_-)
조기자 : 아.. ‘퀴즈6000 아카데미’ 저 가운데 코주부 같은 캐릭터가 손을 돌리며 응원하던 게 기억나네요. 맞추거나 틀렸을 때의 연출도 굉장히 코믹했었죠. 이런 류의 퀴즈 게임들은 친구들과 다 모여서 본인들의 지식을 한데 모으는 게임이었죠. 여럿이 모여서 궁리하다 보면 답이 나오곤 했었거든요.
꿀딴지곰 : 그런 식으로 여럿이 모여서 함께 풀어가던 게임이 또 하나 있죠. 바로 이오리스의 ‘틀린그림찾기’ 시리즈! 저 같은 경우는 눈이 아파서 하기 싫어했었지만.. ㅠㅠ
(오락실에서 크게 히트쳤던 ‘틀린그림찾기 98’)
조기자 : 저 시절의 이오리스는 제가 잘 기억하고 있지요. 97년도에서 98년도에 이오리스는 국내 아케이드 게임 시장에 파급력을 보일만한 게임들을 여럿 만들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크사나’ 라는 대전격투 게임이었는데, 세가의 모델2 기판의 라이선스를 가져와서 대전 게임을 만들었었죠. 저도 그때 개발툴을 조정해서 판정이라든지 게임 밸런스를 잡는 일을 했었구요. 이오리스가 태극당에 있던 시절이지요.
꿀딴지곰 : 아니 이오리스에서 대전격투 게임을 만드셨단 말인가요? ㅇㅅㅇ;;
조기자 : 당시 집이 양재쪽이었고 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제법 괜찮았습니다. 다만 ‘크사나’는 제대로 출시는 되지 못했죠. 당시 모델2로 개발중이던 국산 대전격투 게임이었는데.. 역시나 참 아쉬운 게임입니다. 인도 캐릭터인 ‘무스타파’가 기억에 나는데, 같이 아르바이트했던 친구들과 신나게 어퍼컷 기술 써가며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꿀딴지곰 : 크... 비운의 게임 ‘크사나’ 로군요.. -_-; 위 ‘틀린그림찾기’ 시리즈는 어땠었나요?
조기자 : ‘틀린그림찾기’야 애초에 오락실에서 히트할 것을 감안해서 제작한 게임입니다. 출시되었을때 웬만한 큰 오락실에는 하나씩 다 비치될 정도로 인기가 좋았었지요. 아까 말씀드렸던, "여럿이 협력해서 재미있게 즐기기"에 참 좋은 게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니 최근에 저는 선데이토즈에서 내놓은 ‘스누피 틀린그림찾기’를 하고 있군요. 20년이 지나가는 현재에도 ‘틀린그림찾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느낌이네요. 하핫.
(조기자가 현재 플레이중인 ‘스누피 틀린그림찾기’. 리뷰 작성중이라고 한다)
꿀딴지곰 : 캐주얼 게임으로 ‘틀린그림찾기’는 참 가볍게 하기 좋은 게임이죠. 생각해보니 이렇게 가볍게 즐기기 위한 게임으로는 2001년에 이오리스에서 CCR과 함께 또 출시된 캐주얼 게임이 하나 있죠. PC방을 휩쓸었던 ‘포트리스’의 오락실 버전! ‘포트리스 2 블루’!
(CCR과 이오리스가 만나 출시한 ‘포트리스2 블루’)
(나름 오락실 인터페이스에 최적의 상태로 출시됐다)
꿀딴지곰 : ‘포트리스’ 시리즈야 뭐 따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상관없을 만큼 유명한 게임 중 하나죠. '스코치드 어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던.. 탱크를 이동하고, 각도를 조정해서 포탄을 발사~ 적 탱크를 해치우는 게임입니다. 당시 오락실에서 대전 게임 못지않은 재미를 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해봤는데.. 당시에 오락실에 할만한 다른 대전 게임들이 많아서였는지 그냥 묻혔던것 같군요.. -ㅂ-;
조기자 : 아 꿀곰님도 그랬군요. PC로는 이만한 게임이 없었는데 저도 오락실에서는 많이 즐겼던 기억은 없습니다. 다만 자료 차원으로 기판은 따로 가지고 있네요. ^^
꿀딴지곰 : 이 게임을 기판까지 섭렵하셨군요. 역시 캐덕후.. 읍읍.. 아케이드 이야기가 나왔으니 국산 아케이드 슈팅 게임도 하나 볼까요?
(국산 슈팅 게임 중 완성도 면에서 선두급을 달리는 ‘걸프 스톰’)
조기자 : 이 게임은 제가 소개하죠. 1991년도에 두영에서 개발한 ‘걸프스톰’입니다. 지금 보면 썩 괜찮은 디자인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26년 이전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완성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밸런스 괜찮은 감각의 슈팅 게임일 뿐만 아니라, 모터보드를 시작으로 오토바이, 헬리콥터 등 다양한 기체로 갈아타면서 적과 싸울 수 있는 게임입니다. ㅋㅋㅋ
게임도 해보면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초창기 국산 슈팅 게임 중에는 단연 원탑이라고 생각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후 부터는 ‘두영’ 하면 슈팅 게임으로 믿고 보는 개발사가 되었었죠.
꿀딴지곰 : ㅋㅋ 걸프 스톰.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게임이네요 ^^ 파워업 아이템을 먹으면 무기 종류가 바뀌기도 하고.. 저는 오토바이로 동글동글한 무기 발사하던 게 기억이 나네요.
이외에도 사실 오락실 슈팅 게임들을 나열하자면 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몇 개 정도만 스크린샷으로 소개해드리죠. 일단 ‘걸프 스톰’을 개발했던 두영의 차기작이랄까요. ‘플라잉 타이거’ 입니다.
(갑각류 기체가 특이했던 플라잉 타이거.. / 별도로 비호대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1993년에 두영이 개발한 ‘블루호크’)
(1995년에 두영이 개발한 ‘알 샤크’)
조기자 : 생각해보니 두영이 이렇게 많은 게임들을 만들었군요. 아케이드 슈팅 게임은 정말 많은데.. 언제 한 번 별도로 다뤄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네요. ^^
꿀딴지곰 : 역시 그럴까요? 그럼 다음은 플레이스테이션1과 2 게임을 한두 개 정도 소개하고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1에서 절대 빠지면 안되는 콘솔 국산 게임이죠 ^^ ‘매닉게임걸’이라는 걸출한 게임을 소개해봅니다.
조기자 : 음.. 꿀곰님. 사실 ‘이지투디제이’나 ‘펌프’도 소개해야 하지 않나요?
꿀딴지곰 : 아 리듬 게임 시리즈는 상당히 많기 때문에 ^^; 다음 기회에 다루도록 하시죠. "리듬게임 특집"을 한번 잡아주심이..
조기자 : 아 그렇게 하시죠. 그럼 이번 게임은 독특한 국산게임 ‘매닉 게임걸’ 입니다~
(당시로서는 꽤 기대작이었던 매닉게임걸의 잡지 광고.. 안타깝게 폭망했..)
(플레이스테이션1 치고는 괜찮은 그래픽을 보여준다)
(알고보면 변신물 게임! 테러리스트들을 물리쳐라!)
꿀딴지곰 : ‘매닉게임걸’은 2002년 6월에 조이캐스트에서 플레이스테이션1으로 출시한 3D 액션 RPG로, 여자주인공 엠버가 베타테스터로 참여하던 게임에서 여전사로 변신하는 힘을 얻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테러리스트를 물리치게 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사인 조이캐스트는 1998년도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니와 세가로부터 서드파티 계약을 한 업체이고 순수 국산기술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매닉게임걸’의 가치는 높습니다. 다만…
조기자 : 다만..?
꿀딴지곰 : 출시가 된 2002년에는 이미 PS2가 출시되어 다양한 히트작들이 쏟아지던 시기였기 때문에 플스1 게임이 인기를 얻을리 만무했습니다. 또 대사가 너무 유치하고 조작이 불편해서 게임성 측면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조이캐스트 측은 10만 장 판매를 목표로 했다고 하는데.. 순식간에 폭망하고, 현재까지도 그렇게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죠(그래서 각 게임매장마다 신품시디가 냄비받침처럼 여겨질 정도로 굴러다녔던 기억이..)
조기자 : 아.. 안타깝군요. 그래도 거의 유일한 플스1용 국산 게임인데.. 일단 동영상이나 한 번 보고 가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pMNNJRC-p-k
꿀딴지곰 : ‘매닉게임걸’을 소개했으면 바로 플스2로 출시된 국산 게임도 하나 소개해볼만 합니다. 발매 당시 PC 게임때부터 괴스런 컨셉 덕분에 아주 눈에 띄던 국산 게임이었죠. 씨드나인의 ‘토막’ 입니다.
(씨드나인의 희대의 괴작, ‘토막’)
(화분에 머리만 솟아있다. 이 머리를 잘 키워야 한다. 프린세스 메이커의 맛간 버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꿀딴지곰 : ‘토막’은 한국 오리지널 게임 중에서도 굉장히 특이하다고 평가를 받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이전부터 일본에서도 제정신이 아닌 게임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만, 그런 여러 맛간 게임들과 비교해봐도 전혀 꿀리지 않는 게임이 토막이지요. =ㅂ=;;
게임 내용은 3년 동안 "사랑의 여신"의 머리만 잘 가꿔서 진정한 사랑을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정확히는 각종 스테이터스를 잘 늘려주면서 게임을 즐기는 겁니다. '프린세스메이커' 같은 육성 시뮬레이션 생각하시면 되요. 어떤 점에서는 미연시라고 봐도 좋고요.
조기자 : 사실 '토막'이라는 게, 당시에는 그냥 재미있는 컨셉이네 하고 즐겼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머리만 있는 살아있는 소녀가 집에 와 있는 거라...썩 유쾌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진실한 사랑을 말하기 전에 스트레스가 많아질 것 같은데 말이죠.
꿀딴지곰 : ㅋㅋ 그렇죠. 사실 전 저 컨셉 자체가 혐오스러워서 게임을 오래 해보진 않았습니다.. ㅜㅜ 무서워요.. 참고로 '토막'은 일본 출시 버전에는 '갸루' 라든지 일본에 맞는 형태의 커스터마이징이 있었다고 합니다.
논외로 플스2의 한글화 게임은 나중에 별도로 다루는 편이 좋겠군요. 국내 정식발매가 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한글화 타이틀이 쏟아져 들어왔거든요. YBM시사의 한글화 게임들도 그렇고 우수한 한글화 게임들이 많이 들어와있던 시기인지라...
조기자 : 아, 그렇다면 다음에 각 콘솔별 ‘한글화’ 게임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꿀딴지곰 : 오 정말 좋은 생각이십니다 +ㅂ+
조기자 : 크.. 그럼 오늘은 이정도로 해볼까요? 오늘 이렇게 한글화 및 국산 콘솔과 아케이드 게임을 위주로 알아보았는데. 꿀곰님은 어떠셨는지요?
꿀딴지곰 : 정리하다보니 국산 아케이드 게임이 너무 많네요. 콘솔 게임도 추산해보니 50여개 정도는 소개해야 할 것 같았고요. 나중에 한 번 더 소개해야하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ㅠㅠ
조기자 : 역시나 욕심이 많으신 꿀곰님. 기회는 늘 많습니다! 천천히 가시죠. ^^
꿀딴지곰 : 사실 지금도 미처 언급하지 못한 게임들이 많아서 너무 아쉽습니다. ;ㅁ;
조기자 :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토종 콘솔, 아케이드 게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유저분들 중에서도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 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꿀딴지곰의 고전게임블로그 http://blog.naver.com/valmoonk 운영중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