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와 '천애명월도' 대박 행진..침체됐던 PC게임 개발 붐 오나
"넷마블게임즈는 닌텐도 스위치 등을 비롯한 콘솔 게임기와 스팀 게임 개발 분야에도 적극 투자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오히려 PC 게임이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월6일, 넷마블게임즈의 방준혁 의장은 새로운 시장 창출에 대한 이슈로 닌텐도 스위치와 스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언급했다. 실제로 넷마블게임즈는 이날 PC 온라인 기반 플랫폼인 스팀을 비롯해 다수의 콘솔 플랫폼 용 게임을 개발중인 니오스트림 인터렉티브에 30%의 지분을 투자했다고 공개했다.
이런 분위기는 넷마블게임즈 만이 아니다. 지난해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의 성공에 이어 넥슨의 '천애명월도'까지 대박을 터뜨리면서, PC 게임 개발 분야에 대한 업계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 PC 온라인게임 분야, 배그 대박에 '인식 전환'>
이렇게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한 인식이 송두리째 바꿔게 된 것은 펍지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배그'의 성공 때문이다.
'배그'는 최대 100명의 게이머가 외딴 지역에 떨어진 각종 무기와 차량 등을 활용해 최후 1인 혹은 1팀이 살아남을 때까지 생존 싸움을 벌이는 게임으로, 지난해 출시돼 글로벌 시장에서 3천만 장 이상 판매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PC방 이용률 통계회사 게임트릭스 기준으로 현재 38%가 넘는 PC방 점유율을 보이며 2위로 23%를 차지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있으며, 이같은 실적은 'PC 게임 시장은 끝났다'는 과거의 통념을 뒤집어버리는데 충분했다.
특히 '배그' 성공으로 인한 특별 성과금에 업계는 설왕설래하고 있다. 펍지스튜디오는 본사 블루홀과 협의해, 재직 연한과 기여도에 따라 각자의 월급여 기준 150%에서 최대 200%의 인센티브를 더하는 한편 80억 원 규모의 특별 성과금을 지급해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 천애명월도, MMORPG 신작의 위용을 뽐내다>
지난 1월25일에 넥슨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천애명월도'도 소위 대박을 치며 국내 게임 종사자들과 투자자들의 인식을 뒤집어놓았다.
'배그'처럼 아예 새로운 게임성을 가진 게 아니라 전통의 MMORPG를 표방한 '천애명월도'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국내 PC 온라인 게임 분야 탑10에 당당히 들어섰다.
인기의 근간은 고퀄리티다. '천애명월도'의 스토리는 무협 소설의 대가 고룡 작가가 집필한 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 동명의 드라마가 총 40부작으로 방영될 정도로 심도깊어 차별화에 성공했다.
캐릭터 동작과 그래픽, 세계관 구현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영화 '첨밀밀'의 첸커신 감독과 메트릭스, 일대종사, 와호장룡2의 제작에 참여한 위안허핑 무술 감독, 그리고 '황후화'의 의상을 디자인한 시종원 미술감독 등이 개발에 참여하는 등 극한의 완성도를 추구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
여기에 콘텐츠 양 마저 국내 PC MMORPG들을 위협할 정도가 되면서 '천애명월도'는 '퀄리티만 받쳐준다면 아직 PC 온라인 게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 경쟁이 약한 PC 게임 시장.. 시장 활성화 진행중>
이같은 '배그'와 '천애명월도'의 인기는 국내 게임사들의 PC 게임에 대한 관심을 전폭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벤처 캐피탈이나 국내 대형 게임사들 또한 '스팀'에 서비스를 준비중인 회사들이라고 하면 일단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기도 하고, 투자 붐에 이어 PC 온라인 게임 신작도 부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출시되는 PC 온라인 신작 게임도 많다. 넥슨은 올해 '피파온라인4', '배틀라이트', '아스텔리아' 3종 세트를 출시할 계획이며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TL'의 테스트를 올해안에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스마일게이트는 대작 '크로스파이어2'와 '로스트아크'를, 카카오게임즈는 '에어'를 3분기내에 북미 유럽에 먼저 내놓는다는 계획이며 LCCmedia에서도 '패 레볼루션'을 2분기 중에 CBT를 진행하고자 하고 있다.
또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펄어비스도 신작 PC 게임을 올해안에 발표할 계획이며, 이외에도 중소 게임사들에서 '스팀' 출시를 위한 개발 진행이 많아 올해 게임시장은 PC 온라인 게임 신작으로도 후끈 달아오를 예정이다.
이같은 현상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에 올인하던 개발사들이 PC 온라인에 관심을 가지는 이 분위기는 지난해 초와 비교해서 180도 바뀐 분위기라 할 수 있다. 역시 게임의 성공사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PC 온라인 게임이 상대적으로 경쟁이 약하기 때문에 제2의 '배그'나 '천애명월도'가 안나오라는 법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