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은 RPG 세상? 3040 사로잡은 전략 게임의 존재감
모바일MMORPG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RPG 천하가 됐다. 상위권은 대부분MMORPG나 수집형 RPG들이 차지하고 있고, 새롭게 출시되는 신작들도 대부분 MMORPG로 집중되고 있다.
여성들을 타겟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였던 퍼즐 게임들과 SNG들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으며, 전통의 강자 모두의 마블과 프렌즈 IP 게임들, 애니팡 시리즈 등이 그나마 캐주얼 게임 장르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소리소문없이 꾸준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장르가 있다. 바로,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과거 웹게임 시절부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는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잠시 주춤하긴 했으나, RPG에 지친 성인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새롭게 블루오션 장르로 떠오르고 있다.
초보자 보호 기간을 넘기면 고레벨 이용자들의 습격을 받게 되는 장르적인 특성상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장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요즘 전략 게임들은 예전보다 초보자 친화적으로 변했으며, 최근 넘쳐나는 자동 전투 RPG에 지친 이용자들이 많다 보니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는 평가다.
특히, 과거 삼국지 시리즈 등 전략 시뮬레이션을 경험했던 30~40대 이용자들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되살려준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국지 하면 떠오르는 인기 작가 이문열을 홍보 모델로 기용해 화제가 된 이펀컴퍼니의 삼국지M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5위에 뛰어오르며 대형 퍼블리셔들의 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총기시대 17위, 로드모바일 22위, 짐의 강산 32위 등 다른 게임들도 중위권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물론 MMORPG 대세론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같은 대 RPG 시대에 대형 퍼블리셔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RPG처럼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매력이 높은 30~40대를 확보하고 있으며, 연맹 중심의 영토 전쟁으로 지속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것이 사용자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비결로 분석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주목 받고 있는 전략 게임들의 대부분이 외산 게임이라는 점이다. 오션앤엠파이어, 캐리비안의 해적, 에잇킹덤즈 등 몇몇 게임들이 출시되긴 했으나, 전략 게임 장르에 주력하는 회사들이 거의 없다보니, 해외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통과해서 한국까지 진출한 외산 게임들만큼 경쟁력 있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중국 게임들이 한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예전보다 게임 완성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국내 게임사들은 쏠림 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유행한다는 소문이 도는 장르는 금방 레드오션으로 변하게 된다. 좀 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