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종료가 끝? 게임은 죽지 않는다.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심장이 총알에 뚫렸을 때? 아니!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아니! 맹독 버섯스프를 마셨을 때? 아니! 사람들에게서 잊혀 졌을 때다."
이는 인기 만화 원피스에서 만날 수 있는 대사 중 일부다. 드럼섬의 의사 히루루크가 죽기전에 남긴 말로 팬들 사이에서 명 대사로 꼽히고 있으며, 이는 게임에도 일부 적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게임이나 모바일게임 등은 서비스가 종료되면 다시 즐기는 것이 쉽지 않지만, 게임의 서비스가 종료됐다고 해서 그 게임이 완전히 죽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비록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해당 게임만이 가진 유산을 남기며 게이머들과 함께 계속 호흡할 수 있으며, 서비스 종료의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화려하게 부활하기도 한다. 게임은 쉽게 죽지 않는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 말처럼, 게임의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캐릭터를 남긴 게임이 있다. 넥슨GT가 개발한 '서든어택2'가 그 주인공이다. 게임은 지난 2016년 9월 29일 서비스가 종료됐지만, 게임 속 주인공 캐릭터라 볼 수 있는 전장의 아이돌 '미야'는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미야'가 활약하고 있는 대표적인 게임은 인기 RPG인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이다. 게이머들은 다양한 모드를 통해서 전장의 아이돌인 그녀를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다시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레프트4데드' 등 스팀 창작마당을 통해 다양한 모드가 활성화된 게임을 통해서 '미야'는 아직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매력적인 모습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을 사로잡아 본의 아니게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룬 모습이다.
에픽게임즈는 오는 4월 26일 서비스 종료를 앞둔 '파라곤'의 에셋을 유산으로 남기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파라곤'은 세계적인 엔진 개발사이자 게임 스튜디오인 에픽게임즈의 신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던 3인칭 기반의 MOBA 장르의 게임이다. 에픽게임즈가 개발을 맡은 만큼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하지만, 에피게임즈 스스로가 게이머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며 게임의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비운의 운명을 맞은 '파라곤'은 역사 속으로 그냥 사라질 수도 있었으나, 에픽게임즈의 결정으로 전세계 게임 개발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로 남을 수 있게 됐다. 에픽게임즈가 지난달 언리얼엔진4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로한 '파라곤'의 에셋은 대략 1,200만 달러(약 127억 원) 상당의 비용을 들여 제작한 것이다. 언리얼엔진 사용자들은 마켓플레이스에서 '파라곤 팩'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의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다. 에픽게임즈는 한 번의 제공으로 그치지 않고 수 백만 달러에 달하는 추가적인 '파라곤' 에셋 팩을 공개할 예정이다.
말 그대로 부활한 게임들도 존재한다. 서비스 종료의 아픔을 겪었으나 다시 게이머들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최근의 사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원더5 마스터즈R'이다. 이 게임은 지난 2015년 아이덴티티게임즈를 통해 '원더5 마스터즈'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된 모바일 수집형 RPG다. 수집형 RPG다운 완성도 높은 게임성과 빠른 전개, 낮은 사양의 스마트폰에서도 쾌적하게 구동 되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쟁쟁한 경쟁작들의 틈 속에서 결국 약 1년 반의 서비스 이후 지난 2017년 3월 서비스가 종료됐다.
하지만, 개발사인 젤리오아시스는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만든 게임을 포기할 수 없어 개발팀을 유지시켰고, 게임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개발을 이어왔다. 1년여의 개발을 기간을 거쳐 해외에서 소프트론칭 작업이 진행됐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 국내 시장에도 다시 출시됐다. 이번에는 젤리오아시스가 직접 서비스까지 맡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출시돼 2017년 5월 서비스가 종료된 스노우파이프의 모바일 RPG '사쿠라대전: 전설의시작'도 화려한 컴백을 앞두고 있다. '사쿠라대전: 전설의시작'은 인기 게임의 '사쿠라대전'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개발한 모바일 수집형 RPG로 원작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다만 서비스 이후 아쉬운 모습 속에 서비스 종료가 결정되는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개발사인 스노우파이프는 포기하지 않고 게임을 더욱 갈고 닦아 '사쿠라대전M'으로 게이머들에 앞에 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은 '사쿠라대전: 전설의시작'과 차별화되는 콘텐츠를 탑재했으며, 전작에서 문제점으로 지적 받은 부분에 대한 개선 등을 진행했다. 게임은 현재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최근 CBT(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해 게이머들에게 재미를 검증 받고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