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앞으로의 5년.. 넥슨이 가야할 길 "신임 경영진에게 묻다"
지난 24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진행 중인 넥슨의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에서 넥슨의 신인 경영진과 미디어가 함께하는 이색 대담이 진행됐다.
'신임 경영진 미디어 토크'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이정헌 대표이사, 정상원 부사장, 강대현 부사장 등 넥슨의 경영진이 자리해 4년 전의 넥슨이 어떻게 변화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가장 먼저 말문을 연 이는 최근 넥슨 코리아의 대표로 취임한 이정헌 대표였다. 이 대표는 처음 박지원 전 대표가 고생하라며 대표를 맡으라고 이야기 했을 때 부모님, 와이프, 아이가 생각이 나며 10초간 즐거웠으나 그날 밤 "프로젝트가 사고가 터지지 않을까?" "갑자기 회사가 망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별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표 취임 이전에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를 만났습니다. 2003년 입사 후 15년만에 처음 이야기를 나눈 셈이데, 가장 먼저 '회사가 2조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뭘 하고 싶나?'를 물어보시더군요. 뭐라고 주저리 말을 하면서 혁신이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지금보다 매출이 1/10, 1/100 정도 줄면 혁신을 할 수 있지 않겠냐?'라고 해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저에게 과감한 시도로 너의 철학을 마음껏 펼쳐보라고 하신 것 같았습니다"
신임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넥슨이라는 회사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 갔다. 넥슨에서 개발 분야를 총괄하는 정상원 부사장은 넥슨은 전통적으로 "먼저 손 든 사람이 맡아서 개발하는" 문화를 지닌 조직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이나 사소한 것에 계속 질문을 던지는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좋은 인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정헌 대표에게 '다시 생각해 보자'를 제일 많이하는 사람으로 꼽힌 강대현 부사장은 본인을 병역특례로 게임 회사에 들어와서 말뚝을 박은 케이스라고 소개하며, 넥슨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스펙보다는 정말 일을 잘하는가를 본질적으로 깊이 보는 문화가 있고, 이 부분이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이 표면적으로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특히, 네오플 시절부터 이정헌 대표와 같이 일하며, 같이 쇼핑도 다니는 사이라고 알려질 정도로 오랜 시간 같이 이정헌 대표를 지켜본 강대현 부사장은 "사람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지고 감정이나 공감 영역이 뛰어나, 이 공감이 게임의 운영이나 서비스에 그대로 적용이 된다"고 이정헌 대표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최근 넥슨의 모바일 게임이 성적 부분에서 큰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한 경영진의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정상원 부사장은 생물학을 전공하면서 배운 것은 하나의 DNA에 '올인'하면 당장은 융성할 수는 있으나 추위나 환경 등의 변화에 바로 멸종할 수 있다며, 넥슨은 매출에 집중하기 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넥슨은 100명이 하나의 프로젝트에 붙여서 '이거다'하고 개발했을 때 잘할 수 있는 조직이라기 보다는 각각 개발팀들이 이거 하겠다 저거 하겠다고 나서는 성향이 강한 개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IP 게임이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면서 성과는 기대에 못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죠. 하지만 생명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암수가 있고, DNA를 섞듯이 여러 상황에 대응을 했을 때 회사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헌 대표 역시 임기 동안은 그 다양한 방면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 진행한 스튜디오 구조로 조직을 개편한 것도 정상원 부사장과 면밀히 논의한 끝에 결정한 사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보고 평가를 하기 보다 각자 스튜디오에서 게임의 자율을 부여해 어느 정도 게임을 만든 후 평가를 받는 구조로 개편이 되었으며, 정해진 예산 내에서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등 권한과 보상을 줌과 동시에 넥슨은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구조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전에 게임들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졌을 때 개발자들에게는 엄청난 좌절 2~3년 인생 부었는데 안됨. Ip 타이밍 시장 상황 등 여러 요인이 있고, 다시 기회를 주려고 해도 힘들다. 잘했다 또 할 수 있다고 격려하고는 싶었는데, 잘 안된다.
마지막으로 향후 넥슨의 미래에 대해 이정헌 대표는 임기가 끝날 때 쯤 5년 후의 넥슨은 지금 같이 무난할 수도 김정주 NXC 대표의 말대로 규모가 1/10로 줄어 들 수 도 있지만, 게임 시장이계속 변화하듯 언제나 다양성을 추구하고, 세상에 없는 것 탐구하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0년전 다오와 베찌를 보며 아이들이 열광했듯 자신의 임기 내에 사람들이 열광할 수 있는 IP나 캐릭터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는 그런 회사로 거듭나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