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MSX 집중탐구, 재믹스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해당 기사는 지난 2018년 2월 8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의 겜덕연구소을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과거 국내 게임시장을 풍미했던 MSX
컴퓨터들과 그 호환 게임기인 재믹스에 대해 총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재들의 8비트 컴퓨터, MSX 납시오~!]
조기자 : 안녕하십니까. 꿀딴지곰님. 이번 시간에는 MSX와 재믹스의 모든 것! 이라는 주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저희 어린 시절에 사용했던 8비트 컴퓨터와 호환 게임기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는 시간이인데요. 아재가 되어버린 40~50대 분들에겐 정말 추억의 시간이 될 것 같네요.
꿀딴지곰 : 네 조기자님. 80년대와 90년대에 MSX는 황금기를 맞이하며 국내 시장을 휩쓸었지요. 8비트 컴퓨터인 MSX는 애플이나 다른 컴퓨터보다 게임의 비중이 높아 당시 청소년들에게 아주 환영 받았었죠.
특히 컴퓨터 학원에 가면 토요일에 자유롭게 게임하는 시간을 줬었는데요, 그래서 토요일마다 4시간 넘게 컴퓨터 학원에 가서 게임하던 기억이 납니다.
대우 아이큐1000 수십 대가 놓여져 있고 거기에 팩을 꼽아서 게임하던 초등학교 시절.. 정말 더 바랄 것이 없었죠.
조기자 : 하핫. 교수님 추억에 젖으시는군요. 그리고 오늘은 주제가 주제다 보니, 별도의 전문가분을 한 분 모셨습니다. MSX의 터줏대감 같은 존재, Plaire 님 입니다.
(plaire 님. MSX용 마법사위즈 이미지로 등장!)
꿀딴지곰 : 안녕하세요. plaire님~ 이렇게 뵙게 되다니 대단히 반갑습니다.
plaire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한동안 잠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조기자님께서 연락을 주셨네요. 하도 예전 일들이라 가물가물한 것들도 많긴 하지만, MSX와 재믹스에 대해 좋은 의견 나누었으면 합니다.
조기자 : 네 제가 오랜만에 인사드리고 이쪽으로 호출했습니다. 흔쾌히 받아주셔서 감사드리고요, plaire 님에 대해 소개하자면.. 국내 모 게임사에서 근무하고 계시고,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셔서 넥슨 컴퓨터 박물관 자문위원을 맡고 계시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 최고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료 초빙했습니다. (-_);
[MSX의 시작, MSX1이 태동하다]
꿀딴지곰 : 원래 MSX는 니시 카즈히코라는 분이 마이크로소프트 일본 사업부에 있을 때 고안했다고 합니다. 당시에 여러가지 8비트 PC들이 난립하고 있을 때, 마이크로 소프트와 일본 아스키가 손잡고 전세계 통일 규격의 8비트 PC를 만들어낸 것이죠.
이렇게 통일 규격에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등 수많은 PC 메이커들이 참여하면서 바야흐로 MSX 시대가 온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대우, 삼성, 금성이 MSX 제작에 참여했었지요.
조기자 : 사실 MSX가 점점 발전을 거듭해서 MSX1 부터 MSX2, MSX2+, 터보알까지 발전을 했었죠. 첫 시작은 당연하게도 MSX1 부터 들어가야 할 것같은데.. 해외까지 포괄하면 다룰 것이 너무 많을테니 이번 시간에는 국내와 일본 정도로 압축해서 다뤄야 할 것 같습니다.
plaire :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국내 MSX1 기기들부터 살펴보죠. 당시에 국내에서는 대우, 삼성, 금성이 전부다 MSX1 기기들을 출시했었습니다. 대우는 아이큐1000을, 삼성은 SPC800을, 금성은 FC80을 출시했죠. 이외에 큐닉스에서도 MSX1를 출시하기 위해 기기 광고를 했었는데 시제품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네요.
(대우 아이큐1000. 초기형 모델은 이렇게 키보드가 고무 키보드로 구성되어 있었다)
(후속기종 아이큐1000. 플라스틱 키보드로 교체됐다. 메모리도 확장되어 있었다)
(대우 아이큐1000의 유럽버전. 탈렌트라는 회사를 통해서 DPC-200 모델이 남미로 수출됐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MSX1. 금성 FC 80)
(금성 FC80의 광고 카탈로그. 가운데 기기가 FC80이다)
(삼성 MSX1인 SPC 800의 모습) / 캐딜락님 사진 발췌
꿀딴지곰 : 추억의 국산 MSX1 기기들이로군요~ 저는 저 셋 중에 대우 아이큐1000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친구들 중에서도 대우 버전 MSX 기기를 가진 친구가 있어서 같이 놀곤 했었지만 생각해보면 금성이나 삼성 기기는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plaire : 네 그럴 수 있습니다. 당시에 MSX1 기기는 대우 브랜드가 가장 많이 퍼진 게 사실이지요. 당시에 대우는 주력상품이 MSX 밖에 없었고, 금성과 삼성은 주력 기종이 MSX가 아니라 SPC1000, FC100이었습니다. 교육 쪽 측면으로 그 기기들을 밀어내다보니 MSX에 소홀해진 것이구요, 대우는 MSX만 있으니 오로지 아이큐1000에 집중했던 것이지요.
조기자 : 저는 아이큐1000이 3종류가 있었다는 사실이 좀 충격적이네요. 초창기 버전은 키보드가 고무 버튼으로 존재하다가 나중에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는 부분 말이죠. 이게 차이가 있는 건가요?
plaire : 그럼요. 아이큐1000은 메인 메모리가 16kb, 32kb, 64kb라는 3가지 버전으로 나뉘어졌습니다. 초창기 고무 키보드도 버전이 2종류인데, 하나가 메모리가 16kb이고, 뒷 모델이 32kb 였습니다. 그 뒤에 플라스틱 키보드 버전은 64kb의 메모리를 가진 후속 버전이죠. 지금 시대에 와서 가장 인정받는 것은 당연히 64kb 메모리를 가지고 있는 플라스틱 키보드 버전이라고 하겠습니다.
조기자 : 흐.. 어린 시절에 보던 대우 아이큐1000 광고가 너무 아련하네요. 겸사 겸사 소개해봅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6Kvs_6eviuM
꿀딴지곰 : 이렇게 국산 MSX1 기기들에 대해 보았는데 사실 MSX1에 대한 구조적인 특징도 좀 짚고 넘어가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MSX1이 기능적으로 상당히 열악했었거든요. 제대로 스크롤도 안되고요.
(MSX의 중추를 담당했던 Z80 프로세서)
(MSX1의 열악한 VDP. 9918)
plaire : 네 맞습니다. MSX1은 Z80 프로세서를 채용하여 연산을 했는데요, 사실 CPU 자체는 나름 준수했다고 할 수 있으나 그래픽적인 영역을 담당하는 VDP가 그다지 성능이 좋지 않았지요. 기본적으로 가로 세로 스크롤 자체가 없는 녀석이었기 때문에 개발사 입장에서 스크롤을 하려면 상당한 프로그래밍 노하우를 쌓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게임들을 보면 스크롤 없이 한 칸 한 칸 진행되는 게임들이 많았죠.
또한 8도트 안에 색을 단색으로 밖에 쓸 수 없어서 캐릭터가 단색으로 밖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열악함을 극복하기 위해 색이 다른 도트를 겹쳐야 하는 등 많은 편법이 필요했었습니다.
꿀딴지곰 : 흠.. 그렇게 스크롤이 없이 방을 넘어가는 식으로 개발된 게임들이라고 하면 캐슬이라든지 대마성, 양배추, 요괴의집, 구니스 같은 게임들이 생각나네요. 몇 개만 간단히 소개해보겠습니다.
(스크롤 없이 한 칸 한 칸 진행하는 게임 '양배추 인형')
꿀딴지곰 : 먼저 '양배추 인형'은 코나미에서 제작한 전설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지요. MSX 판매에 혁혁한 공을 세운 4대천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재믹스를 모르더라도 이 게임은 알고 있을 정도로 히트친 게임인데, 게임 자체는 전형적인 플랫포머 게임이지만 점프 액션게임의 거의 모든 기본공식이 다 정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점프로 시작해서 점프로 끝나는)
조기자 : 저는 이 게임이 당시부터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라는 개념을 도입시켰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네요. 똑같은 캐릭터로 플레이하지 않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말이죠. 비록 색 변경이 대부분이긴 해도 당시의 열악한 용량에 커스터마이징이라니..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상을 보시면 이 게임에 대해 더 생각이 나게 되실 것 같네요. http://www.youtube.com/watch?v=Mkz2wFplXWs
('요괴의 집'. MSX1 최고의 액션 게임 중 하나였다)
꿀딴지곰 : 두 번째는 카시오 게임 중 가장 인기있던 게임 중 하나인 그 유명한 '요괴의 집'입니다. 동일한 이름의 게임이 패미콤 디스크판으로도 존재하지만 이 게임의 업그레이드 이식작이구요, 개인적으로는 MSX판이 더욱 정겹고 재미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위기도 좋고 소재도 당시로선 흔치않은 요괴소재.. 게다가 무기는 후레쉬! 아이디어도 알찬 '요괴의 집'입니다. 게임은 약간 '구니스'를 닮아있죠.
조기자 : 크~ 개인적으로 이런 세계관 너무 좋아했습니다. RPG였지만 굴뚝을 통해서 다른 세계로 이동이 가능했고, 외눈박이 개구리처럼 튀어오는 요괴, 후반부에 나오는 발바닥 등등 모든 것이 좋았죠.
곳곳에 숨겨진 보스들을 찾아내는 것 까진 했었는데, 어린 시절에는 일본어도 잘 모르고 공략도 없다보니 마지막 소년을 찾는 부분에서 많이
헤맸었지요. 요즘도 테스트용도로 팩을 꼽아서 틈틈이 즐기는 게임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AVEsUAkjPYo
(구니스. 코나미 최고 명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게임이었다)
꿀딴지곰 : 세번째 소개 게임은 코나미의 명작시리즈 중 인지도가 최고 높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구니스' 입니다. 패미콤판도 존재하지만 역시 한국사람이라면 MSX판이 최고라 하겠죠! 도저히 패미콤판이 넘겨볼 수 없는 특유의 페이소스(뭐?)가 묻어있는데, 당시 코나미는 이렇듯 게임 하드웨어마다 완전히 다른 게임을 제작해주는 장인정신을 발휘하곤 했었죠.. (이때는 돈나미가 아녔는데.. 흑)
특유의 BGM은 영화OST에 기반하지만 제 머리 속 구니스는 신디로퍼가 부른 그 노래 (The Goonies 'R' Good Enough)가 아니라 이 게임의 BGM이었습니다. 정말 아기자기한 게임성과 지루하지 않은 레벨 디자인. 추격자 개념과 더불어 각종 기믹들이 즐거운 게임입니다.
조기자 : 아 진짜 멜로디는 아직도 머리 속에 선 합니다. 빠-밥 빠-밥 빠-바-바-바-밥~ 밤밤~~ 멋진 멜로디입니다~ 영상도 보실까요. ^^ http://www.youtube.com/watch?v=OW6QpEw4WyQ
Plaire : 이렇게 몇 가지 스크롤이 안되는 게임들을 소개했는데요, 사실 하드웨어적으로 가로세로 스크롤이 안되었더라도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편법을 써서 소프트웨어 적으로 해결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VDP 카피라는 명령어를 통해 전체 화면을 아래로 찍어내린 후 맨 위 8도트만 새로 넣고 화면을 리프레시(새로 갱신) 하는 식으로 해서 스크롤이 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도 했었죠.
그런 편법을 쓰면 (개발사 입장에서 상당히 번거롭긴 해도) MSX1에서도 괜찮은 스크롤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데요, 그런 게임으로는 '테세우스'나 '리버 라이드' 라는 게임을 소개할 수 있겠습니다.
(테세우스. 그야말로 MSX1 스크롤 게임의 지존격 게임이다)
꿀딴지곰 : '테세우스'를 말씀하셨군요. 이 게임은 저도 너무 좋아해서 소장용 곽팩 따로 알팩 따로 갖고 있는 게임입니다. 미로를 돌아다니며 여친을 구하고 동시에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서 반지도 구해야 하는 여정을 그린 게임이지요. 좌우 상하 할 것없이 부드러운 전(全)방향 스크롤이 일품이고, 특히 중력을 거스르는 무한 점프! 캬아~ 멋집니다!
조기자 : 하드웨어 스크롤이 어느정도나 미려한지 궁금해하실 분들 계실 듯 싶네요. 그래서 확인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다른 게임과는 격을 달리하는 부드러운 다각도 스크롤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k73p_KP0em4
Plaire : 참, 그런 화면 리플레시 방식 외에도 그냥 간편하게 화면을 8도트씩 아래나 오른쪽으로 내리면서 스크롤을 구현하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마성전설'이나 '요술나무', '핏폴스' 같은 게임들을 들 수 있겠네요. 스크롤이 다소 딱딱하게 끊기긴 해도 어린 시절에는 무지하게 부드럽게 보이기만 했었네요.
조기자 : 흠.. 그런데 딱 8도트라고 정해진 이유가 따로 있나요?
Plaire : 아아~ 화면을 8도트씩 밀어내는 이유는 커서 한 칸이 8도트였기 때문입니다. 가장 덜 어색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것이 8도트씩인 것이었죠. 이미지를 한 칸 씩 올려줌으로써 앞으로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었지요.
(MSX로 게임하던 사람들 치고 '마성전설'에 안 설레일 사람이 과연 있을까)
(영원한 도돌이표 진행. 이 보스도 수없이 만날 수 있다)
꿀딴지곰 : 전설의 슈팅게임!! MSX 슈팅게임계의 황태자!! 재믹스 4대천왕 중 넘버 원이라 불리울만한 게임이죠. 당시 8비트 콘솔(?) 또는 레트로 게임을 하면 항상 등장하는 게임이었던 '마성전설'입니다. 코나미의 히어로 '포포론'이 최초로 등장했던 게임이자, 인간 류 종스크롤 슈팅게임에 많은 족적을 남기기도 했던 전설의 명작!
정말 많은 분들이 이 게임 때문에 MSX를 사달라고 부모님을 조르고, 삼촌을 조르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심부름값을 삥땅 친 기억들이 있으실 거라 믿습니다. BGM 역시 잊혀지질 않는 그놈.. ㅠㅠ 우리 고전게이머들에게 내 청춘의 아카디아 임에 틀림없습니다.
조기자 : 흐흐 역시 최고의 게임으로 '마성전설'을 꼽으셨군요. 저도 이 게임 엄청 좋아했지요. 후반부의 난이도가 센데, 아직도 치트키가 기억납니다. 타이틀 화면에서 '셀렉트 + Y + 커서키 좌 + 커서키 우' 동시에 눌르면 영원히 투명인간이 될 수 있었죠. http://www.youtube.com/watch?v=muZGf2tgIy0
(요술나무. 2004미터를 올라가야 하는 소년의 힘든 여정을 그린 게임이다)
꿀딴지곰 : MSX 게임 4대천왕 중 또 하나를 꼽는다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게임, 요술나무입니다. 나무를 무작정 높이 높이 올라가는 게 키포인트죠. 나무가 높다하되 하늘아래 나무라,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 건만.. 정말 피터지게 올라도 다 못올라가겠더군요.. ㅠㅠ 엔딩보는 분은 용자이십니다.
조기자 : ㅋㅋ 영원히 올라가는 게임이지요. 부엉이도 나오고 지렁이도 나오고 번개 품은 구름까지. 모든 게 정겨운 '요술나무' 아니겠습니까. 개인적으로 구름의 경고음 너무 좋아합니다. 캐릭터가 점프하는 높이와 절묘하게 스크롤이 쑥쑥 되지요. http://www.youtube.com/watch?v=Ig-KhYUsvbA
(자낙. 특유의 BGM이 너무 좋아서 하루종일 멍하니 듣고 있던 때도 있었다)
꿀딴지곰 : 세번째 스크롤 게임으로 소개된 게임은 무려 A.I가 탑재된 슈팅게임 '자낙' 입니다. 플레이어가 잘하면 잘할수록 게임도 어려워진다는 바로 그놈.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마성전설'과 더불어 MSX 슈팅게임 계의 지존으로 자리매김한 그 '자낙'입니다. 포니캐년이 퍼블리시했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정작 컴파일이 뒤에서 제 몫을 해냈다 는걸.. 보너스 타는 소리에서도 컴파일만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후 자기들만의 브랜드인 '알레스트'로 갈아탔지만 결국은 다 같은 어미에게서 태어난 놈들입니다. 자낙 만쉐이! 컴파일 만쉐이!! =ㅂ=)/
조기자 : 꺄악!! 대박 게임이죠! 워프, 눈알 보스, 숫자로 점철된 공격 패턴 등 슈팅 게임사에 많은 것을 남긴 그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라디우스'와 자웅을 겨루는 MSX 최고의 슈팅 게임이죠. (마성전설이 있었지 아차)
Plaire : 두 분 너무 흥분하셨네요. ㅋㅋ 이러한 MSX1의 대표 게임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사실 초창기 MSX1에는 단순하고 간단한 게임들이 많았지만 어느덧 메가 게임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게임이 고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전설의 명작인 '몽대륙'과 '그라디우스' 등이 나오면서 게임의 질이 확 상승했었는데요, 이 후 고용량 메가 게임이 나오면서 8kb의 용량을 가진 초창기 MSX1 에서는 동작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32kb나 64kb가 필요해서 기기 업그레이드를 요했던 게임들도 꽤 있습니다.
꿀딴지곰 : 오오 '몽대륙'!! 게임 명을 말씀하셨으니 잠시 소개하고 넘어가지요.
(펭귄이 뛰어가는 모습을 보라! 어린 시절 최고의 게임으로 불리웠던 '몽대륙'이다)
꿀딴지곰 : '몽대륙'은 '마성전설'과 쌍벽을 이루며 당시 MSX 게임계를 견인했던 게임입니다. '남극대탐험'에서의 지루하고 반복되는 게임성을 탈피하고자 시도한 코나미 개발자들의 노고 덕택에 우리는 그토록 펭돌이와 함께 펭순이를 구하기 위해 달릴 수 있게 되었던 것이라 하겠네요.
늦지 않게 달리려고 열심히 점프하고, 물고기를 먹고, 무기를 샀죠.. ㅋㅋ 메가롬 게임답게 방대해지고 재미도가 두 배가 된 이 게임을 즐겨보지 않고서는 MSX 게임을 논하면 안되는 것이죠! 그만큼 '몽대륙'은 전설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기자 : 아 대단한 게임이었죠. 어린 시절에 펭귄이 뛰어가는 장면 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꿈의 게임'으로 손꼽았던 게임... 4차원으로 빨리 이동할 수 있지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무조건 베드엔딩으로 끝나는.. 중간 보스격인 도마뱀과의 전투도 나름 참신했지요. 막 추억이 떠오르는 분들은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시길 바랍니다. ㅎ https://www.youtube.com/watch?v=vq5_c2UCQdM
(분신을 2개까지 만들어낸 코나미에게 박수를! 그라디우스는 닥치고 추천입니다)
꿀딴지곰 : 이번엔 '그라디우스'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나미에서 만든 '그라디우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MSX판과 그외라 할 수 있죠. 그만큼 이 당시 MSX는 코나미에게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그라디우스'의 타임라인도 MSX판 만큼은 다릅니다. 시리즈 자체가 다르죠..
암튼 그 '그라디우스'의 시작을 알리는 이 작품 역시 패미콤 판과는 미묘하게 달랐습니다. (일단 첫판 보스부터 다르죠)
조기자 : '그라디우스'는 코나미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대단한 게임이었다고 할 수 있지요. 2개의 분신 구현도 그렇고 여러모로 코나미의 정성을 알 수 있었죠. MSX 최고의 슈팅 게임으로 꼽으시는 분들 많은데.. 보통은 '자낙'과 이 게임, 그리고 '마성전설' 중 하나를 고르죠. 저도 그렇구요. http://www.youtube.com/watch?v=Kmwfp6I9Nkc
[MSX1 호환 재믹스가 시장에 나타나다]
조기자 : 이렇게 MSX1의 대표 기종들과 게임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사실 국내에서는 해외와 다르게 PC로써가 아니라 게임기로도 MSX가 꽤 보급되었습니다. 바로 '재믹스'의 등장 때문이었죠.
Plaire : 네 그렇습니다. 전세계적으로 MSX의 콘솔 게임기화는 한국만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 와서 해외의 MSX 매니아들에게 재믹스의 인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입니다. 재믹스의 구성은 MSX와 똑같은데 키보드만 생략한 수준으로 보시면 되고요, MSX1 스펙으로 초기에는 4종류의 재믹스가 등장했었습니다.
흰색에 녹색, 흰색에 분홍색, 분홍색에 청색, 청색에 노란색 등 4종류의 재믹스는 그 모습 자체로도 너무 이쁩니다.
(재믹스 초기형 4종류. 네모난 모양으로 한글 재믹스 2종류, 영문 Zemmix 2종류가 눈에 띈다)
(조이스틱을 꽂은 모습.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스틱처럼 움직이는 조이스틱인데 조작감은 처참함 그 자체였다)
재믹스 초기형 광고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A_GXvj5f3xk
꿀딴지곰 : 이야 재믹스 초기형 4종류.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장관이네요. 아주 멋집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사진은 아니네요.
조기자 : 와우~ 저는 초기형 재믹스가 이렇게 종류가 많은지 처음 알았네요. 색상도 상당히 이뻐보이네요. 각기 기기의 성능 차이는 없는 건가요?
Plaire : 아뇨. 당연히 성능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흰색에 녹색 기기와 흰색에 분홍색 기기는 8kb의 메모리를 가지고 있는 가장 초기형 재믹스라고 할 수 있고요, 분홍색 바탕과 파란색 바탕의 초기형은 같은 초기형이긴 하지만 램이 32kb로 확장되어 출시된 기기로 조금 더 호환성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기자 : 그렇군요. 메모리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달라지는 것이로군요. 그런데 대우에서 이런 재믹스를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Plaire :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선 국내 콘솔 게임기 시장이 굉장히 열악한 가운데에, 아이큐1000은 비싸서 사람들이 망설이고.. 좀 더 싸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솔 게임기를 만들자고 기획안이 올라간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보급율을 높이고 대중화를 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었나 예상되네요.
그리고 이런 초기형 재믹스 이후에 램이 64kb로 확장된 '재믹스V' 모델이 등장한 것도 국내 게임사에서 주목해야 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믹스V. 우주선 모양이며 모델명은 CPC-51이다. 가장 유명한 재믹스 모델이 아닐까 싶다) / 할로2님 사진 발췌
(검은색 CPC-51B. 검은색 모델 또한 빨간색과 함께 가장 인지도가 높은 모델이다) / 쉘룡님 사진 발췌
(가장 보기 어려운 흰색 버전. CPC-51W 모델이다)
조기자 : 이야 이 재믹스V 버전 3가지를 포함하면 MSX1 호환 재믹스가 7종류가 되는군요. 하하. 초기형 모델들은 그렇다 치고..저는 재믹스V도 3종류가 있었는지는 몰랐네요. 빨간색과 검은색 바탕의 모델은 그래도 좀 봤었는데 흰색 모델은 이번에 처음 보네요.
꿀딴지곰 : 그렇죠? 아마 어릴 때 빨간색 버전을 가장 메인으로 선전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하얀색은 많이 보급이 안되었습니다. 지금은 추억 속의 물건이지만 한 번 모아보고 싶은 기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제가 듣기로 초기형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ㅠ_ㅠ
Plaire : 조금 전에 조기자님께서 MSX1 호환 재믹스가 7대나 된다는 것을 보고 놀라셨다고 했는데, 사실 대우에서는 또 다른 시도가 있었더랬습니다. 재믹스와 TV 를 합친 '슈퍼보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던 겁니다.
조기자 : 슈퍼보이요? 아~ 기억납니다. TV와 재믹스가 합쳐진 모델~ 이전에 '희귀한 게임기' 라는 포스팅에서 잠시 소개한 적이 있었죠. 이 모델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하하
(재믹스TV, 초기형 재믹스가 TV에 내장되어 있다. 갤러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슬기동자님 사진 발췌
(모델명은 DTX-1493FW다) / 슬기동자님 사진 발췌
Plaire : 이 '슈퍼보이'는 지금도 레어 중에 레어로 손꼽히고 있는 모델입니다. 소문으로는 빨간색, 흰색, 남색, 검은색 이렇게 4종류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난다 긴다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이 재믹스TV를 올콜렉팅하신 분은 아직까지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박스셋도 아직까지 본적이 없네요. 그나마 국내에 3-4대 정도 가지신 분들이 계신 상황이어서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기자 : 옆으로 팩을 꼽고 게임을 즐기는 TV.. 아담하고 좋아보입니다 ^^ 구하긴 어렵겠지만 구할 수 있으면 한 대 꼭 손에 넣고 싶네요 ㅠ_ㅠ
[MSX2로의 진화, 패미콤이 두렵지 않던 시절]
Plaire : 이렇게 MSX1 기기들을 만들어낸 후, 80년대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전세계적으로 MSX2 기기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는데요, 국내에서는 삼성과 금성이 더이상 MSX를 생산하지 않았고 유일하게 대우에서만 MSX2 기기들을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기기들은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다 아실만한 기종이죠. 대우 아이큐2000, X-2, X-2s 가 MSX2 기종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그야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종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X-2s는 슈퍼 임포짓 기능이 있어서 자막을 넣을 수 있었고, 그래서 소규모 방송국에서 사용하기도 했었죠.
(아이큐2000 하얀색 버전. 모델명은 CPC-300) / 단비님 사진 발췌
(이런 식으로 게임 팩을 꽂아서 즐길 수 있었다) / 단비님 사진 발췌
(검은색 아이큐2000) / 무천TM님 사진 발췌
(참고로 아이큐2000에서는 이러한 '아이큐 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이 수록되어 있었다)
(대우 X-2의 모습. 일반 컴퓨터 본체와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 내부 구조를 위해 케이스를 벗긴 상태이다)
(대우 X-2는 키보드 분리형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별도 키보드로 구성됐다)
Plaire : MSX2로 오면서 기기 스펙은 훨씬 좋아졌습니다. 메인 프로세서는 Z80이랑 동일했지만, 9918보다 훨씬 발전된 9938이라는 VDP를 써서 세로 하드웨어 스크롤이 지원되게 되었습니다.
가로 스크롤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은 여전히 문제였지만 세로가 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종스크롤 슈팅 게임들이 등장할 수 있었죠. 그리고 최대 256 컬러를 발색이 가능해졌고, 500*400 수준의 고해상도 모드를 지원하는 등 게임 표현력에 있어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9938은 한국에서는 별 쓸모없었지만 한자 출력이 미려했기 때문에 MSX2 시절에 워드 프로세서 프로그램들이 많이 등장했었습니다. 다만 9918과 100% 호환은 아니어서, MSX1 게임이 한두 개는 동작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기자 : 호오~ 세로 스크롤이 MSX2부터 가능해진 것이로군요. 세로 스크롤을 잘 활용한 MSX2 게임은 어떠한 것이 있나요? 전 그쪽이 또 주된 관심사라서요.
꿀딴지곰 : 세로 스크롤 하면 뭐 대표적으로 '알레스터'나 '자낙 엑설런트', '아슈기네 허공의 아성' '불새 봉황편' 같은 게임들을 들 수 있겠습니다. 딱 봐도 조기자님이 좋아하실만한 명작 게임들이지요. ^^ 역시나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알레스트 1. 전설의 시작)
꿀딴지곰 : '자낙'의 정통 후계자였던 '자낙 EX'.. 하지만 그들에게 서자가 있었으니.. 컴파일이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못했던 그 설움을 씻고자 제대로 만들었던 정통 컴파일표 슈팅 '알레스트' 입니다.
비록 서자 취급이지만 결국은 '자낙'과 한 배에서 태어난 놈이구요, 그 시스템과 그래픽 스타일 등을 그대로 물려받은 정통 후속작이기도 하죠.. 초반 고속스크롤 부분은 당시 MSX 슈팅 게임을 접한 유저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평범한 게임 플레이는 '자낙' 이후 크게 바뀐 게 없는 게임성이라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오히려 '알레스트2'에서 보여줬던 다양한 시도들(거대 보스)이 이슈가 되서 아직도 많은 게이머들은 2편을 가장 재밌는 슈팅게임이라고 생각하시더군요.
조기자 : 저도 마찬가지로 '알레스트'는 오프닝이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싶은 게임으로 기억합니다. (이쁜 여친을 위해서 미친 듯이 출격하는 레이 와이젠.. 그 이상은 없더군요 ㅋㅋㅋ)
(그래픽 부터가 쩐다!)
(이 알레스트2의 그래픽을 보라!)
꿀딴지곰 : '알레스트2'는 MSX 종스크롤 슈팅게임의 황제!!라 할 수 있는 게임이죠. 코나미가 횡스크롤 슈팅의 왕좌를 차지했다면, 컴파일이 자낙 류로 대표되는 종 슈팅 계의 왕좌를 가져가게 만들어 준 바로 그 장본인입니다.
아트에 가까운 배경 도트들 하며 방대한 분량의 이벤트 씬하며 등장하는 거대한 보스들하며 미려한 BGM과 보이스가 출력되는 사운드 효과 까지.. 뭐하나 빼놓을게 없는 명작임에 틀림없는 작품입니다.
조기자 : 개인적으로는 코나미 슈팅보다는 난이도 측면에서 좀 더 할만한 컴파일 슈팅에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그렇다고 마냥 쉬운 슈팅은 아니긴 합니다만 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AzaCHNj5OUw
(아슈기네 허공의 아성. MSX 유저라면 모를리 없는 명작 게임!)
꿀딴지곰 : 크~ '아슈기네!' 제가 대우 아이큐2000을 갖고 나서 당시 유명했던 고속터미널의 파파상사로부터 두 번째로 가져온(복사해온) 액션 게임이 '아슈기네 허공의 아성'이었죠. 사실 제가 카피해온 게 아니고 제 동생이 그냥 아무거나 하나 추천해달라고 해서 가져왔는데.. 그게 화근이 될 줄이야.. ㅠㅠ
당시엔 이 게임이 엄청 재미나서.. 전 MSX2 게임이 전부 이 게임처럼 그래픽 좋고 재밌는 게임만 가득한 줄 알았어요.. 그래픽도 상당하고, 게임도 재밌고.. BGM 사운드도 굿! 가히 MSX계의 캡콤이라 불리우는 T&E소프트의 역작이라 부를만한 게임입니다.
게임 내용은 간략히 설명하자면 가족을 잃은 도마뱀 성인이 분연히 일어나 무기를 들고 복수를 다짐한다는.. 뭐 그런.. ㅋㅋㅋ 특이하게도 슈팅 스타일 게임임에도 슈팅이 아닌 히팅(?) 같은 근접 타격 개념의 게임입니다.
즉, 칼을 들고 적을 찌르는 게임인 거죠. 베지 않고 찌른다는 점도 요즘 게임에서조차 보기 힘든 개념인데.. 여튼 연사기능이 있는 터보 패드로 하시면 난이도가 200% 하락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누르는 속도만큼 칼로 적을 찌릅니다. 매우 정직하게..)
조기자 : 오랜만에 보는 아슈기네네요. ^^ 얼마나 부드럽게 움직이는지는 한 번 살펴보세요. 저도 영상을 보니 오랜만에 다시 플레이하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A4mVcDW9Dc
('불새 봉황편', 강렬한 타이틀 화면과 부드러운 종스크롤의 만남!)
꿀딴지곰 : '마성전설' 이후로 인간형 슈팅 게임에 목마른 자들을 위해서 코나미가 하사하신 성은같은 슈팅게임 '불새'! 진행 스타일은 '마성전설'과 동일한 종스크롤 슈팅이지만, 자그마치 '점프'가 추가되었으며, 파워업은 상점 개념을 도입해서 깃털을 모아서 파워업 한다는 개념도 재미를 더합니다.
각 스테이지의 보스를 만나기 위해서는 여기 저기 설치되어있는 미로의 문을 열어야 하며 문을 열기 전까지는 한 스테이지를 계속해서 루핑(Looping)하게 됩니다. 난이도도 적당하고 게임도 재밌어서 정말 눈에 불을 켜고 하게 만든 명작 슈팅입니다. 슈팅게임 TOP5로 인정!! BGM도 감동이죠.. ㅠㅠ
특히 게임 타이틀에서 나오는 테즈카 오사무 원작의 애니메이션 불새 OST를 기반으로 만든 멜로디는.. 감동이에요.. ㅠㅠ 참고로 본인이 게임치라서 불새를 쉽게 즐기고 싶으시면... 게임도중 홈버튼을 누르고 '불새를 사랑한다"'고 외치세요.. 무슨 뜻인지 아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ㅋㅋㅋ (재믹스는 안되요 ㅠㅠ)
조기자 : 강렬한 붉은 빛 타이틀에 반하셨다면 동영상을 보시는 것이 인지상정이죠. http://www.youtube.com/watch?v=Njs2rokFnIA
Plaire : 이렇게 몇 가지 종스크롤 명작 게임들을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셨는데요, 이런 종스크롤 게임 외에도 MSX2 명작 게임들은 정말 너무 너무 많습니다. 너무 많아서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많은데요, MSX2 얘길하면서 몇 가지 정도는 소개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생각나는 게임이 몇 개 있는데요, '우샤스', '메탈기어', '악마성 드라큐라' 같은 게임들이 생각나네요.
꿀딴지곰 : 흐흐. 명작들만 말씀주시는군요. 그럼 일단 '우샤스'에 대해서 보시죠.
(희노애락의 4가지 강점을 활용한 공격이 특이했던 '우샤스')
(분신, 권총 등 공격 배리에이션이 넓다. 코나미의 또 다른 액션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게임)
꿀딴지곰 : '우샤스'는 개인적으로 코나미에서 MSX2로 출시한 플랫폼 액션게임 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재미도 있고, 그래픽도 아기자기하고, 레벨링도 적당합니다. 소재 자체도 유적 탐사 액션이라서 꽤나 흥미있었죠(마치 인디애너 존스처럼) 인간의 4대 감정을 나타내는 '희노애락' 무기 시스템도 신선했구요, 2명의 완전 다른 기술과 성향을 지닌 주인공 캐릭터들도 각각 개성이 달라서 재미를 더해줍니다.
BGM이 좋아서 당시 오락실용 국산 헥사 게임의 배경 음악으로도 쓰였습니다(매우 뻔뻔하게도 아무런 저작권 협약 없이 말이죠 ㅋㅋㅋ) 지금도 심심할 때마다 한번씩 즐겨줍니다. 개인적으로는 MSX 게임 TOP10 중 하나라고 자부합니다!! 강강추!! +ㅂ+)b 특히 엔딩을 보고 나서의 충격적인 스토리는 이 게임만의 핵심 재미입니다! 꼭 엔딩을 보시길...
http://www.youtube.com/watch?v=qW5QDJimkAs&list=PL1F4C3F0AE933BCBE
(잠입액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메탈기어')
(잠입액션의 기본은 이때 이미 확립됐다고 할 수 있다)
꿀딴지곰 : 세번째로 소개하는 게임은 MSX의 '메탈기어'입니다. 이 게임은 특별함이 있죠. 지금은 어마어마한 그래픽으로 매 번 등장할 때마다 해당 콘솔의 극한을 시험할만한 게임으로 등장하지만.. 그 시작은 MSX였다는 사실.. 크!! 이런 타이틀이 있기에 오늘의 게임이 존재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메탈기어'의 시작은 바로 아우터 헤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사이보그 닌자로 멋지게 등장하는 그레이폭스도 당시엔 한낱 스네이크에게 구출당하는 엑스트라 같은 동료일 뿐이었습니다.
또 잠입이라는 장르를 당시 일본 게임에서 최초로 시도한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아이디어는 위대했습니다. 액션 RPG라는 장르에 밀리터리 장르와 SF를 접목시킨 시도도 참신했습니다. 제 아무리 최신 그래픽으로 무장한 '메탈기어' 시리즈가 나온다 해도 제 마음 속 최고의 '메탈기어'는 MSX판이라고 자부합니다. 솔리드 스네이크여 영원하라! ㅇㅈㅇ)/
조기자 : 헐 교수님 지금 거의 2002년 월드컵 관람하시는 듯한 흥분입니다! 참으세요! 그런데 저처럼 MSX 용부터 '메탈기어'를 플레이하시던 분들은 다 교수님 같은 느낌이더군요;
[MSX2를 더욱 풍족하게 했던 디스크 게임들과 주변기기들]
Plaire : MSX 시절에 또 하나 특징이라면, 본격적으로 디스크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디스크는 느리지만 고용량 게임을 수록할 수 있었던 장점이 있었는데요, MSX 초기에는 디스크가 단가가 롬보다 싸서 그쪽으로 게임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용량에 대한 자유도는 게임의 퀄리티랑 직결이 되었었는데요, 게임의 품질이 점점 상승하면서 '이스' 시리즈, '에메랄드 드래곤', '프레이' 같은 고용량 RPG가 출시되기 시작하고 MSX 진영이 크게 발전하게 됩니다. 다만 재믹스에는 디스크 게임을 플레이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재믹스 유저에게는 그림의 떡 같은 존재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기자 : 아 저도 기억납니다. 이전에 재믹스나 MSX는 패미콤 게임하고 경쟁할 때 상당히 뒤쳐졌었는데요, 고퀄리티 디스크 게임들이 쏟아지면서 결국 패미콤에 비해 우위를 가져가게 되었었죠. MSX1 게임들만 해도 '트윈비' 같은 걸 비교해보면 패미콤에 비해 한참 떨어졌었거든요.
그래서 주눅들어있다가 패미콤 유저들에게 비로소 디스크 게임들 보여주면서 콧대가 올라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
(대우전자에서 출시한 디스크 드라이브. 3.5인치 디스켓이 들어간다)
(뒷면의 모습)
Plaire : 원래 MSX1 시절에는 흰색 5.25인치 디스크 드라이브가 출시되었었는데요, MSX2 시절로 넘어오면서 3.5인치 검은색 디스크 드라이브가 빠르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용량이 더 크고 크기도 작았기 때문에 국내에서 디스크 게임을 즐기던 분들 중에는 3.5인치 드라이브를 이용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 디스크 드라이브도 슬롯이 1개인 제품과 2개인 제품이 있었는데, 2개인 제품이 더 인기가 많았죠. 디스크를 서로 교체하지 않아도 되었으니까요. 다만 일본 게임을 하다 보면 디스크 2대가 조금 걸림돌이 될 경우도 있었어요 ㅎㅎ
꿀딴지곰 : 저도 이 디스크 드라이브를 이용해서 당시에 엄청나게 많은 MSX RPG들을 즐겼었지요. 대표적으로 '이스' 시리즈나 '사령전선' 정도가 기억에 확 남네요.
(이스의 시작.. 이 타이틀 화면은 당시에 정말 환상적인 기억을 안겨줬다)
(붉은머리 소년의 몸통박치기 일화를 다룬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꿀딴지곰 : 이스.. 그야말로 말이 필요없었죠. 타이틀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봤던.. (저 수정구슬이 혹여라도 투명해질세라.. 응?) 바로 그 미려한 그래픽의 액션 RPG '이스'입니다. 그 창대한 시작은 사실상 컴퓨터 학습의 순위표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하도 '이스' '이스' 하길래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아뿔싸 메가 게임이 아니랍니다. 디스크 전용 게임이라고 했었죠.
당시 제가 제대로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게, 디스크 전용 게임은 디스켓 용량을 풀로 사용해서 4메가 게임인줄 알고 저희 집에서는 안 되는 줄 알았더랬습니다. -_-;;; 나중에 알고 나서부터 밀려있던 디스켓 게임들을 전부 해보고 싶었는데, 아뿔싸.. 고3이 되버렸습니다. ㅠㅠ
그래서 이스1은 엔딩도 못봤고.. 나중에 비로소 이스3까지 엔딩을 보게 되었죠.. 미려한 그래픽, 아기자기한 게임성, 아름다운 사운드를 즐겨 보실려면 오늘! 지금! 이스 왕국으로 떠나보세요~ 여성편력이 심한 빨갱이 머리 총각 아돌과 함께... -ㅂ-)/
조기자 : 하핫 저는 교수님보다 어렸기 때문에 현역 시절에 칼같이 끝을 깼던 게임들입니다. 이스1이야 워낙 짧으니 플레이타임적인 측면은 상관없는데, 당시에는 공략없으면 도저히 못깨는 부분이 많았었죠. 그리고 은 무기를 장착하지 않으면 한없이 어려워지는 보스들.. ㅠ_ㅠ
그런 보스들을 은 무기 없이 노가다로 클리어하면서 게임 난이도가 너무 높다고 생각했던.. 하하. 여튼 이스는 저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 새겨진 게임입니다.
(사령전선. 사이드뷰의 액션과 일본식 RPG가 혼용된 하이브리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꿀딴지곰 : '사령전선'도 디스크 게임 중에 손꼽아볼만한 게임이죠. 장르는 SF 호러이며 액션슈팅 RPG입니다. 필드에서 적과 랜덤하게 조우하며 적 조우시 전투화면은 사이드뷰의 액션으로 진행됩니다. 저장은 데이터 레코더로 가능하구요. MSX를 처음 구입하고 당시 디스켓에 들어있던 유일한 게임 3가지 중 하나였습니다.
이카리와 알카노이드2는 오락실에서 접해봤기에 무슨 게임인지 알았는데, 이 게임만큼은 매번 플레이 할 때마다 도대체 목적이 뭔지도 모르겠고.. 장르 또한 생소해서(당시 일본식 RPG장르에 생소했던 시절이라)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필드만 나가면 바로 적과 조우해버리니 나가지도 못하겠고, 또 맨날 성당에만 쳐박혀 있자니 게임이 진행이 안되고.. 암튼 진행하기 무서워서 손가락만 빨고 있었던 게임이었죠.. ^^;
Plaire : 참, 사실 MSX에 데이터 관련 전송 기기가 디스크 드라이브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카세트 테이프! 를 통해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었죠. 대우에서 내놓는 휴대용 카세트(DRP-600)를 통하면 엄청난 로딩시간 이후에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이큐1000이나 2000에 이 카세트 드라이브를 연결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꿀딴지곰 : 이 대우 레코더.. 저도 기억납니다. 그야말로 극악의 로딩을 거쳐야 즐길 수 있었죠. 메가팩의 경우에는 별도의 램확장 카드(골든박스, 디럭스 박스)를 끼고 게임을 로딩시켜야 했는데, 메가 게임의 경우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로딩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조기자 : 헐~ 한 시간이요? 덜덜
Plaire : 그때는 그런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ㅋ 이 카세트 레코더 외에도 퀵 드라이브라는 물건이 대우전자에서 나온 적이 있었죠. 테이프에 비해 무척 빠른 로딩시간을 가진 기기인데, 디스크의 크기는 2.8인치 정도이고 양면 합해서 약 128KByte정도를 넣을 수 있었죠. 옛날 생각 나네요.
(대우 퀵 드라이브) / 사에바료님 사진 발췌
꿀딴지곰 : 휴.. 이런 주변기기들을 보니 참 감회가 새롭네요. 그런데 재믹스나 MSX 주변기기로 또 특이한 녀석이 하나 있지 않았나요?
Plaire :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지요?
꿀딴지곰 : 그.. 재믹스에서 패미콤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던 주변기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Plaire : 아.. 패밀리 카드 말씀이시군요 ^^
(국내에서 제작된 별종 주변기기. 패밀리 카드)
(재믹스 슬롯에 패밀리카드를 꽂고 저 위에 패미콤 팩을 꽂으면 패미콤 게임이 실행된다)
조기자 : 헐. .이런 혼종 주변기기가 있었단 말인가요 ㅎㅎ
Plaire : 네 그렇죠. 당시에 재미나에서는 이런 신기한 주변기기들을 많이들 만들어 판매했었습니다. 램 확장 박스라든가 패밀리카드, 뮤직박스 등 MSX의 생활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기기들을 많이 만들어냈었습니다.
그런 기기들을 끼면 FM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거나 메가 게임도 테이프로 로딩할 수 있거나 했었죠. 하지만 당시에도 꽤 비싼 가격이었기 때문에 소위 좀 사는 집 친구들만 가지고 있던 기기였습니다.
(재미나의 위엄. 골든박스와 패밀리카드, 그리고 뮤직박스 등을 판매했다)
조기자 : 저는 이런 주변기기도 그렇지만 모니터도 참 인상이 깊었네요.
Plaire : 아~ 그렇죠~ 그냥 넘어갈뻔 했네요. MSX 전용 모니터들도 있었는데요, 대우 그린 모니터와 RGB 모니터가 대표적인 제품군이었습니다. 보통은 그린모니터로 쓰다가 나중에 눈치봐서 칼라로 교체해달라고 어머니에게 조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우 RGB 모니터 블랙. 당시 아이큐2000과 단짝이었다) / 쉘룡님 사진 발췌
(백색 아이큐2000과 블랙 모니터) / 단비님 사진 발췌
(대우 그린 모니터 백색) / 호돌이님 사진 발췌
(대우 그린 모니터와 아이큐1000) / 단비님 사진 발췌
Plaire : 사진만 봐도 추억에 젖으실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모니터에 대해 알아보자면 대우 RGB 모니터는 유럽 방식을 따라서 RGB21이 아니라 스카트 방식으로 연결해야 하는 RGB 모니터였습니다. 보통 화이트와 검은색 두종류가 있었고 녹색 화면으로 나오는 그린 모니터는 총 3종류가 있었습니다. 검은색인데 240P 출력만 되는 모델, 480i로 고해상도가 되는 모델이 별도로 있었고, 희귀 아이템으로 백색 모니터도 존재했었습니다.
조기자 : 아~ 저도 어릴때 그린 모니터가 있었어요.
Plaire : 그린 모니터는 말 그대로 녹색으로 출력되었는데.. CRT 모니터 주제에 잔상이 너무 심해서 하드웨어 스크롤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듯한 느낌을 연출해줬었죠. (-_); 그라디우스 같은 게임 하면 배경화면에 별들이 잔상을 일으키면서 아주 아름다운 화면을 연출해줍니다;
[자 이번엔, MSX2 호환 재믹스도 살펴보자!]
Plaire : 아까 MSX1 호환 재믹스를 간단히 소개해드렸었는데요, 당연히 MSX2 호환 재믹스도 존재합니다. 재믹스 슈퍼V가 그 주인공이지요.
(재믹스 슈퍼V. MSX2 성능에 조이스틱이 아닌 패드를 장착했다)
(정면 샷)
(검은색 버전까지 2종류가 존재한다. 팩 슬롯에 MSX2라고 적혀져 있는 것이 보인다)
슈퍼브이 광고 : https://www.youtube.com/watch?v=nt6H63ASOvQ
Plaire : 재믹스 슈퍼V는 MSX2 호환 재믹스로 CPC-61W(화이트)와 CPC-61B(블랙) 두 종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성능은 아이큐2000과 동일하지만, 여전히 키보드는 없는 버전이기 때문에 키보드를 쓰는 일부 게임은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외에는 재믹스V 보다 훨씬 아름다운 그래픽의 게임들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죠.
꿀딴지곰 : 키보드를 쓰는 게임들이 생각나는군요. 대표적으로는 '메탈기어' 시리즈가 F키를 활용해서 즐겨야 했기 때문에 재믹스로는 즐길 수 없었던 게임이라고 생각되고요, '마성전설2' 같은 경우도 보스 진입 전에 암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못하다 보니 재믹스로 진행이 안되었던 게임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
조기자 : 엥? 그러면 문제 아닌가요?
Plaire : 네에. 그래서 대우전자에서는 당시에 재믹스 슈퍼V 용으로 별도의 키보드를 발매하기도 했었습니다. 키보드를 연결해서 게임을 즐기라는 얘기였죠.
(재믹스 용 키보드. 이 것만 있으면 PC로 활용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아이큐1000 키보드와 디자인이 비슷하다)
조기자 : 음.. 아니 키보드가 별도로 준비될 줄이야.. 그런데 재믹스 슈퍼V에 키보드를 구입할 거면 그냥 아이큐2000을 구입하는 게 나은 거 아닌가요? 성능도 같은 MSX2고요.
Plaire : 네 그렇죠.. 그래서 그 키보드를 구입한 사람이 당시에는 극소수였었습니다. 지금도 상당한 레어로 남아있는 이유가 당시에 아무도 사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ㅠ_ㅠ 크흑.
여튼.. 이런 키보드로 연결하면 재믹스 슈퍼V로도 대부분의 게임들을 대부분 실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재믹스의 약점을 없애주는 쾌적한 주변기기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메모리가 64KB여서 디스크 드라이브를 연결해서 디스크 게임도 즐길 수 있었다는 거~~~
조기자 : 이후에는 MSX2+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로군요.
Plaire : 네 그렇죠. 하지만 국내에는 MSX2+ 기기가 전혀 없습니다. 원래 출시를 하려고 했는데, 정부에서 갑작스럽게 16비트 PC를 표준으로 내세우는 바람에 8비트 PC 기반인 MSX 계열은 한 순간에 버림받게 되고 말았죠. 당시에 대우에서는 상당히 많은 MSX칩들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칩을 쓸 곳이 없어서 재믹스 터보를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조기자 : 재믹스 터보.. 이전에 희귀 게임기 때 한 번 본 적이 있습니다. 다만 16비트 PC가 가 출시되는 마당에 재믹스 터보를 구입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회색 비행기 모양의 멋진 몸체. 재믹스의 최고봉 '재믹스 터보')
Plaire : 네 그렇죠. 재믹스터보(모델명 CPG-120)는 시대적으로도 도저히 잘 팔리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더 희귀한 게임기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기자 : 재믹스의 마지막 기기.. 성능은 어떤가요?
Plaire : 재믹스터보는 미약하나마 MSX 2+의 기능을 가진 최후의 재믹스 모델입니다. Z80B CPU와 V9958 VDP의 채택으로 일반 MSX2 보다 높고 MSX2+ 보다 약간 떨어지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단은 MSX2+ 기반의 기기이지만 아쉽게도 바이오스는 2 기반이기 때문에 MSX2+ 라고 완전히 인정하기도 그런 모호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CPU를 터보 모드로 동작시켜 좀 더 빠른 체감을 가져다 주었으나 지원하는 게임이 거의 없었는데, 그런 불완전성이 재믹스터보의 매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기자 : MSX 2+ 면 더 좋은 건가요?
Plaire : 당연히 더 좋지요. VDP가 9958로 넘어 가면서 하드웨어 가로 스크롤 기능이 추가되고, 자연화 모드가 추가 되는 등 기술적 한계를 넘어가고 있었으나 성능의 비약적 발전은 무리였지요.
그래도 가로 스크롤이 완벽하게 진행되기 시작해서 '슈퍼레이독2'이나 '스페이스맨보우' 같은 게임들은 굉장히 훌륭했습니다. 여튼 한국의 MSX 기기는 이 재믹스터보 이후로 마지막 교육용 머신인 코보까지 출시되면서 끝내 막을 내리고 말았죠.
(대우 코보 잡지 광고)
조기자 : 험 코보는 말 그대로 유아용 교육 컴퓨터로 변신한 것이었군요. 대우가 MSX의 남는 칩을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했던 흔적이 엿보이는 구성입니다. ㅠ_ㅠ 코보 광고 동영상도 찾아봤는데 재미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mBvZiq6XXnM
[일본의 시대, MSX2+와 터보알 & 게임들]
Plaire : 자아 슬슬 마지막 주제로 돌입하게 되었네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MSX2+ 기종은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구요, 일본에서만 몇몇 기종으로 출시되었습니다. 파나소닉, 산요, 소니 3군데에서 2+ 기종을 출시했고, 그 이후에 터보알로 MSX 기기들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지요.
터보알은 아스키와 자이로그가 만든 R800 CPU를 사용해서 사실 CPU 파워가 상당했습니다. 곱셈 등 여러가지 연산을 하는 레지스터가 많았죠. 하지만 MSX 자체가 호환성을 중요시하다보니 VDP의 성능이 CPU에 비해 굉장히 떨어졌는데요, 그래서 CPU가 놀 수 밖에 없는 불안정한 녀석이었다고 하겠습니다.
(MSX 최후의 모델 터보알 GT. 현재는 10만 엔을 호가한다)
Plaire : 터보알 전용 게임으로는 란마, 환영도시가 있고, 프레이도 터보알 전용 게임이 따로 있지요. 터보알 용은 목소리가 들린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겠네요. 여기서는 '환영도시' 정도만 살펴볼까 합니다.
(MSX 최후의 기념비적인 작품. 환영도시)
(이 엄청난 그래픽과 미디지원한 사운드는 MSX의 한계를 초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역 시절에 즐기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꼭 즐겨보길..)
꿀딴지곰 : 게임에 대한 소개는 제가 하지요. ‘환영도시’는 91년도에 마이크로 캐빈에서 MSX 및 각종 일본PC용으로 개발한 RPG입니다. MSX 버전의 경우 말기에 유저분들의 목마름을 해소해 줄 대작 RPG로 등장! 당시 국내에서는 매우 희귀했던 터보알 기종 전용 소프트로 등장해서 더더욱 궁금증을 더해갔었지만, 그 시절에는 제대로 접해볼 수 없어서 잡지의 이미지 정도로 만족해야 했던 전설의 게임이죠.
조기자 : 쩝.. 환영도시는 아직까지 저에게도 환상의 게임입니다. 터보알을 손에 쥔 것은 대학생 이후의 일이고, 지금까지 바빠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게임이죠. 실기로 미디까지 연결해서 꼭 플레이해봐야 하는 게임 1순위네요...
꿀딴지곰 : 아 이 게임 명작인데 못해보셨군요 ^^ 터보알 기종이 없으시면 메가시디 버전도 있습니다. CD매체인데다가 아무래도 완성도도 더 훌륭한 편이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MSX에서 이런 대작 RPG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MSX용 환영도시를 좀 더 높게 평가해주고 싶군요..
MSX판은 8비트 게임 주제에 지금 봐도 탄사가 나오는 미친듯한 도트와 애니메이션들이 이 게임이 MSX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게임이니 기억은 꼭 해두세요. 스내처의 계보를 잇는 사이버 펑크물이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특히 이 게임을 터보알 GT기종에서만 가능한 MIDI 인터페이스에 물렸을 때 흘러나오는 음원은 진짜 들어줄만합니다. 영상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Jm2cOytlz0Y
[MSX 비하인드 스토리 정리]
Plaire : 자~ 부록 시간입니다. 이번 문단에서는 MSX와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한 번 나열해보고자 합니다. 굉장히 하드코어한 얘기여서 관심 있는 분들만 관심 가지면 되는 얘기입니다 ^^
1. VDP가 TI의 9918에서 야마하로 가게된 이유?
기본적으로 TI 9918의 기초설계는 1980년도 ferranti ULA(Uncommitted Logic Array) 2C의 칩과
비슷합니다. 이는 1970년대 초 학위 논문인 비디오 프로세싱 논문을 기초로 제작되어진 것이죠. TI는 여기에 스프라이트 정의와 메모리를
확장해서 총 16KB의 비디오 메모리로 확장해서 판매했고 9918 인핸스드 버전은 64KB에 상하좌우 하드웨어 스크롤과 하나의 스프라이트에
8개의 색상을 넣을 수 있었으나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서 제외 되었습니다. 나중에 SEGA 겜보이에 적용되었지만 MSX2에 적용시킬 수 없었던
것입니다.
다만 야마하에 의뢰해서 VDP 9918 과 하위 호환이 되면서 80컬럼을 지원하게 개발되었고(빌게이츠는 9938이 커서가 플래싱이-DOS의
커서가 깜빡이는 상태- 안되는 이유로 msx2부터는 포기했다는 우수개 소리도 나온다.) 재미난 점은 야마하는 TI에 라이센스를 의뢰한 게
아니기 때문에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개발되어진다는 점입니다. 물론 100% 호환이 안되어 약간의 게임에서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하긴
합니다. VDP 비호환의 대표적 게임은 엑티비전의 '로큰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Video_display_controller
2. SCC가 채택되어질 뻔 했다
코나미는 scc를 msx표준에 넣으려 애를 썼으나 고집스러운 ASCII가 야마하의 YM시리즈에 손을 들어줘 무산되었습니다. 아마도 VDP를
야마하에 주면서 저렴한 FM칩을 라이센스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SCC보다 FM 컨트롤이 게임 개발자들에게는
쉬운 편이라고 하는데, 이때의 사건 때문에 여전히 코나미의 오래된 사람들은 ASCII를 좋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하는 카더라가 있습니다.
3. 터보알에서는 FDD포멧을 2HD로 가고자 했다
치사하게도 판매가가 10만엔 언더라는 가이드라인이 생기기 전까지는...그랬다고 합니다.
4. VDP 9938에는 라이트팬이 기본으로 지원했다.... (대우 msx2는 기본 지원한다.)
정작 그 간단한 라이트팬이 판매된 걸 본적이 없다..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독립형 라이트팬은 고가에 판매했으면서...
조기자 : 휴우.. 오늘은 이정도로 마무리를 해 볼까요? 또 꽤 먼 길을 걸어서 왔네요.
Plaire : 이정도면 되셨나요? ^^ 제가 어려운 얘기를 한 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꿀딴지곰 : 아니에요 딱 좋습니다. MSX와 재믹스에 대해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푸근해지긴 하는데, 한 편으론 그 많은 게임들을 조금 더 소개해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조기자 : 아유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게임은 다음에 또 다루면 되니까요. 오늘 두분 정말 수고많으셨구요, 이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번에는 'MSX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 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꿀딴지곰의 고전게임블로그 http://blog.naver.com/valmoonk 운영중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