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체만으론 성공 힘든 미소녀 게임들..섬세한 설정이 흥미를 돋우다
'데스티니 차일드', '소녀전선', '벽람항로', '붕괴3rd'...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름잡은 모바일 미소녀 게임들이다. 이들 게임은 대부분 출시와 동시에 최고 매출 3위 안에 드는 기염을 토하며 미소녀 게임을 주류 장르로 이끌었다.
하지만 미소녀 게임이라고 해서 무조건 인기가 있는 건 아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게임이 있는 반면, '요리차원', 'M.O.E', '닌자걸스' 처럼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미소녀 게임도 부지기수다. 그림체는 똑같이 이쁜데도 어떤 게임은 미소녀 애호가에게 선택받고 어떤 게임은 외면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분석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이전 세대 게임들을 넘는 임팩트를 남기거나, 혹은 애호가들을 사로잡을만큼 섬세한 설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기술적인 임팩트로는 '데스티니 차일드'의 라이브2D 기술이나 '붕괴3rd'의 프리미엄 3D 카툰 렌더링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기존의 미소녀 매니아들을 놀라게 만든 이 기술들은 새로운 체험과 환경을 제시해주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을 확 휘어잡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실제로 '데스티니 차일드'는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 산하의 국내 최고급 미소녀 일러스트들이 움직이도록 만드는 기술을 통해 출시와 동시에 1위를 탈환하면서 승승장구했고, 서비스 만 2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에도 애호가들 사이에서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붕괴3rd' 또한 출시전부터 압도적인 3D 카툰 렌더링 기술과 화려한 애니메이션, 모에성 등이 화제가 되면서 현재까지도 인기있는 대표 미소녀 게임으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술적 임팩트 외에도 세밀한 설정도 미소녀 게임에 중요 포인트로 자리를 잡는다. 섬세한 설정을 앞세운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소녀전선'을 예로 들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게임 퍼블리셔들이 퇴짜를 놨던 '소녀전선'은 자체 서비스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등장과 동시에 한국서 최고 매출순위 3위, 2018년 상반기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217억 원의 매출을 내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게임성이 좋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취향을 저격할 만큼 섬세한 무기 설정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소녀전선'의 인기는 함선을 소재로한 '벽람항로'로 이어지고 있으며, '붕괴3rd'를 지나 현재는 차세대 인기를 얻을 미소녀 모바일 게임이 무엇인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력한 차세대 미소녀 게임 흥행 후보로는 가이아모바일코리아의 '영원한 7일의 도시'와 지난 7월26일에 갓 출시된 123게임즈의 '비행소녀학원'을 들 수 있다.
먼저 중국 개발사 넷이즈가 개발한 '영원한 7일의 도시'는 '붕괴3rd'가 연상되는 미소녀 중심의 액션RPG로, 신기사라고 불리는 동료들을 모아서 7일 이내에 세계를 멸명시키려는 악의 세력들과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소녀 게임이지만 루프라는 테마를 활용한 첫 예시가 되는 게임이며, 독특한 게임성을 통해 인기몰이 중이다.
또 다른 후보작 '비행소녀학원'은 공격형, 방어형, 기술형 등의 상성 조건과 별자리를 강화시켜 능력치를 올리는 등 다양한 육성 요소로 나만의 강력한 편대를 구성하는 재미를 살렸으며, 각종 미니 게임과 협동전, 축구 경기 등 다양한 콘텐츠도 갖춰 차세대 미소녀 인기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비행 기체들을 소재로 한 50여 종의 미소녀 캐릭터들이 각각 나이, 키, 별자리, 동아리 등 상세한 설정 등을 가지고 있고 공격형, 방어형, 기술형의 타입 등 여러 조건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을 조합하여 전략적인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이유가 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미소녀 캐릭터를 전면으로 내세운 다양한 게임들이 있었지만, 유사한 범작들의 범람으로 몰락하는 분위기가 관측되기도 했다."며 "이제는 독특한 게임성이나 기술력, 혹은 특정 분야의 매니아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세밀한 설정 등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