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잔잔했으면! 신작 소식에 들썩이는 PC온라인 게임 시장
하루가 다르게 순위가 요동치는 모바일 게임 시장과 달리 너무 잔잔해서 평화로웠던 PC방 순위가 오래만에 신작 덕분에 들썩이고 있다.
현재 국내 PC온라인 게임 순위는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보니, 그 둘의 치열한 1, 2위 싸움만 눈에 들어올 뿐, 그 밑으로는 소수점 단위의 점유율 경쟁을 하고 있어,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를 봐도 월드컵 이슈를 노리고 출시된 피파온라인4의 선전과 오랜만에 무협MMORPG 붐을 일으킨 천애명월도, 그리고 기적의 급상승으로 화제가 된 소울워커 정도만 눈에 들어올 뿐 별다른 이슈가 없었다. 이 게임들도 피파온라인4를 제외하고는 당시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위권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여름을 기점으로 잔잔한 수면 위에 누가 돌이라도 던진 것처럼 격렬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 독주하던 배틀그라운드의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다시 리그오브레전드가 1위로 치고 올라왔으며,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상위권 게임들도 대형 업데이트와 함께 오랜만에 TV광고까지 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PC방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은 아이러니하게도 PC방 용 게임이라고 볼 수 없는 몬스터헌터:월드다. 몬스터헌터는 그동안 콘솔 게임기로 출시돼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캡콤의 인기 게임 시리즈로,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거대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수렵 게임이다.
이번에 스팀으로 발매된 몬스터헌터:월드는 많은 인기를 얻었던 PS4 버전을 PC로 이식한 것으로, PS4 버전과 달리 멀티 플레이도 무료이고, 컴퓨터 성능이 좋다면 로딩이 빠르고, 더 향상된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PS4 버전보다 업그레이드됐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몬스터헌터:월드 스팀 버전은 PC방 정식 서비스가 아니라서 돈을 주고 구입한 사람만 즐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PC방에서 점유율 10위에 올라 있는 상태다. 스팀 버전이 이 정도로 주목을 받은 것은 “문명하셨습니다”를 전 국민에게 유행시킨 문명5 이후로 처음이다. 물론 얼리억세스 시절의 배틀그라운드도 있긴 하지만, 배틀그라운드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정식 서비스로 전환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콘솔이 없으면 즐길 수 없었던 인기 게임 시리즈가 PC로 등장한 것과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덕분에 스팀 이용자들이 늘어난 것이 시너지를 일으킨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군단 이후 2년만에 새로운 확장팩을 출시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도 점유율을 두배 가까이 끌어올리면서 10위권 내에 재진입했다. 새로운 확장팩 격전의 아제로스는 호드와 얼라이언스간 새로운 전쟁을 다루고 있으며, 신규 종족과 지역, 새로운 모드인 격전지 등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됐다.
물론, 10위권 내에 진입했다고는 하나, 점유율이 아직 1% 대인 만큼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04년에 출시된 게임이 아직까지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아직은 출시 전이지만 현재 순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게임들도 대기 중이다. 블리자드는 오는 9월 5일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출시를 앞두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헤일로로 유명한 번지스튜디오가 개발한 게임으로, FPS와 RPG를 결합한 독특한 게임방식이 특징이다. 그동안 배틀넷으로는 블리자드 자체 개발 게임만 서비스됐었지만,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배틀넷 최초로 출시되는 외부 개발 게임이다.
이전에 발매됐던 PS4 버전 데스티니2는 영문판 그대로 출시되는 바람에 “이런 대작은 아랍어로 나와도 즐겨야 인지상정”이라는 말도 안되는 무리수 마케팅이 흑역사로 남기도 했지만, 데스티니2과 함께 그동안 출시된 확장팩을 모두 묶어 자막 한글화 및 음성 더빙까지 진행했기 때문에 데스티니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오는 9월 5일 정식 출시되지만, 오는 31일부터 PC방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와 경쟁하고 있는 포트나이트도 올해 하반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네오위즈와 계약을 하긴 했지만, 핵 문제를 막기 위해 선택한 머신밴 정책 때문에 PC방 서비스를 아직까지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머신밴이라는 핵 사용이 적발될 경우 해당 이용자 계정 뿐만 아니라 사용하고 있던 PC까지 차단시켜, 앞으로 해당 PC에서 포트나이트를 이용할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핵 방지 정책이다.
최근 에픽게임즈코리아의 발표에 따르면 포트나이트의 PC방 서비스를 위해 PC방에서는 핵 사용이적발될 경우 PC가 아니라 계정을 정지시키는 방안으로 개선했다. 지난 10일 전국 PC방 8000여곳을 대상으로 최적화 테스트까지 진행한 만큼 곧 정식 서비스 일정이 발표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