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 실화? 좌절한 4K 성애자들. 이 돈이면 차도 뽑겠네
영화를 방불케 하는 뛰어난 그래픽을 가진 4K 해상도 게임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최상급 게이밍 컴퓨터를 구축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콘솔 게임기와 달리 컴퓨터로 4K 해상도 게이밍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소모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작년에 몰아친 비트코인 열풍 때문에 그래픽 카드 가격이 폭등해 많은 이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돈을 주고 구입을 하거나, 다음 세대 그래픽 카드가 나올 때까지 관망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드디어 공개된 지포스20 시리즈 그래픽 카드 가격이 드디어 공개되면서, 그동안 기다렸던 이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새로운 세대 제품인 만큼 당연히 성능은 향상됐겠지만, 가격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올라 그동안 기다린 것을 허무하게 만든 것. 이전 세대 가격이 비트코인 때문에 비상식적으로 폭등했다고 하더니, 비트코인 열풍이 끝난 지금도 가격이 비상식적인 것은 변함이 없다.
엔비디아가 이번에 공개한 지포스20 시리즈의 가격을 보면 지포스 RTX 2070이 499달러(원화 환산 약 56만 원 상당), RTX 2080이 699달러(원화 환산 약 78만 원 상당), RTX 2080 Ti가 999달러(원화 환산 약 112만 원 상당)에 책정됐다. 여기에 유통 마진 등을 고려하면 저렴하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지포스 RTX 2070이 약 70~80만 원대 사이, RTX 2080이 약 90~100만 원대, RTX 2080 Ti가 130~140만 원대 사이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에 사전예약을 시작한 모 업체의 경우에는 2080의 가격을 119만원, 2080TI의 가격을 169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정도면 약 100만원선으로 출시된 1080TI가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다.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1080TI가 조금이라도 할인됐을 때 구입한 사람이 승리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만약, 지금 나온 지포스20 세대 그래픽 카드를 사용해 4K 게이밍 환경을 구축하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차 한대 값이 나온다.
제품마다 약간의 가격 차이가 존재하므로 대략적인 가격대만 잡아본다면 2080TI 160만원, i7 8700k 41만원, Z370 게이밍 보드 25만원, DDR4 메모리 16기가 20만원, 파워 700W 10만원, SSD 256기가 15만원, 케이스 10만원 등 본체만 280만원이 넘어가며, 여기에 수냉 쿨러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최소 20~30만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에 본체 구성으로만 300만원이 넘는 금액이 필요하다.
게다가 비싼 돈을 들여 4K 환경을 구축했으니 모니터도 4K G-sync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으로 구입한다면 27인치 제품 기준 104만원 정도 한다. 즉, 잡다한 주변기기를 제외한 본체와 모니터만으로도 400만원이 넘는 금액이 필요한 것이다.
이 정도 금액이면 새차 구입은 힘들어도 10년 이하, 10만 km 이하의 아반떼HD나, 르노삼성 SM3, SM5, 상태가 좋은 물건을 찾기는 힘들겠지만 그랜저TG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금액이다. 예전에 우스개소리로 하던 “조금만 더 보태면 차 한대 뽑겠다”는 말이 이제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물론,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이 정도 사양의 컴퓨터는 필요하지 않고, 어느 정도 타협한다면 1070TI, 1080 등 이전 세대 그래픽카드로도 충분히 4K 환경을 구축할 수 있긴 하다. 게임만 본다면 차라리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나 XBOX ONE X, 그리고 4K TV를 구입하는게 더 저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최고 사양만을 고집하며 4K 해상도와 60프레임이 아니면 절대 만족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 이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과연 이들이 엄청난 가격 부담을 감수하면서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시도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