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넷마블 답지 않은 북유럽 감성을 담은 신작 '팬텀게이트'
국내 게임 시장은 개발비만 수백억을 호가하는 대작 게임들과 하루에도 수 천만 원을 호가하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사용되는 치열한 경쟁 체재로 돌입한 지 오래다.
이러한 국내 게임 시장의 현실에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아시아 시장에만 국한되었으며, 세계 게임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북미, 유럽 시장에서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만이 희소식을 알렸을 뿐 현재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
이렇듯 국내 게임사들에게 높은 벽처럼 느껴지는 북미, 유럽 시장에 새로운 출사표를 던진 게임이 있다. 바로 Level9(이하 레벨9)에서 개발한 팬텀게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넷마블에서 퍼블리싱은 맡은 팬텀게이트는 개발 초기부터 북미와 유럽 시장을 타겟으로 한 모바일게임으로, 북유럽 신화와 핀란드의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차가움과 따스함이 공존하는 이른바 '북유럽 감성'이 게임 곳곳에 묻어 있는 독특한 스타일의 어드밴처+수집형 RPG 스타일의 작품.
"사실 팬텀게이트는 처음에는 북미, 유럽 시장을 타겟으로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이에 주목한 것이 바로 북유럽 신화였고, 이에 대한 자료를 찾다 보니 핀란드의 국민작가 '토펠리우스'의 '별의 눈동자'와 '자작나무의 숲'이라는 동화책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작품을 보다 보니 애잔하고 우울한 느낌이 강한 북유럽 신화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발키리가 주인공인 설정과 매우 맞아 떨어져, 팬텀게이트만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게 되었죠"
레벨9의 정민섭 대표는 팬텀게이트의 개발 초기부터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노리고 게임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총 4년 간의 개발 기간 동안 신생 스타트업이었던 레벨9은 자신들의 작품을 해외 현지의 감성으로 개발하는데 주력했고, 이에 북미, 유럽을 비롯한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처음 팬텀게이트를 개발할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게임을 만들 줄 몰랐죠, 개발 시작하고 딱 6개월이 되었을 때 지스타로 알파 빌드를 가지고 갔는데, 해외 바이어들의 반응이 '이게 한국 게임 인줄 몰랐다'고 할 정도로 너무 좋았습니다. 그 와중에 넷마블에서 퍼블리싱 제안이 들어와 같이 일하게 되어 지금까지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팬텀게이트는 넷마블에서 그 동안 선보인 수집형 RPG 혹은 MMORPG 장르의 게임과는 매우 이질적인 스타일의 게임이다. 어드밴처와 수집형 RPG가 조화된 이 게임은 필드를 탐험하고, 탐색하여 숨겨진 보물과 아이템을 찾는 재미를 주는 것은 물론, 전투에 돌입할 경우 약 300여 종에 달하는 팬텀(소환수)를 활용해 전투를 벌이는 익숙한 방식의 시스템을 골고루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팬텀의 경우 일정 강화에 도달할 때마다 진화를 할 수 있으며, 속성과 외모 등에 이르기까지 어떤 모습으로 팬텀을 진화 시킬지 결정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게이머들의 선택에 맡기는 등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팬텀을 육성할 수 있다.
특히, 감성적인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메시지 등 ‘로우 폴리곤’ 아트를 적용한 것은 물론, 뽑기(가챠) 시스템도 존재하지만, 스테이지를 진행할 때마다 영웅과 팬텀을 얻을 수 있어 과금의 부담을 줄인 것도 이 게임이 가진 매력 요소 중 하나다.
"사실 넷마블에서 퍼블리싱을 할 때 업계의 여러 소문 때문에 조금 불안했어요. 하지만 넷마블에서 이 게임은 개발사에 맡겨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들었습니다. 덕분에 팬텀게이트는 저희 스타일대로 개발하게 되었고, 넷마블 역시 일본, 중국을 노린 게임은 있었지만, 북미나 유럽을 타겟으로 한 게임은 없었기 때문에 기회를 많이 주었고, 넷마블의 해외 지사에서 진행한 테스트 결과가 너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민섭 대표는 2015~17년 북미나 유럽 게이머들은 자동전투에 대한 반발감이 유독 심했는데, 최근에는 자동전투를 더 선호할 정도로 성향이 급격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는 넷마블의 전세계 지사에서 게임 테스트와 지속성, 재미 요소에 대한 반응 및 몰입도 등의 전수조사를 끊임없이 진행하며, 얻어낸 결과로 어드벤처와 전투의 밸런스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어드밴처와 수집형 RPG의 전투의 조화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컨트롤이 가능한 PC와 비교해 모바일은 조작의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드벤처 요소를 즐길 때는 퍼즐 같은 방식으로 난이도를 조절해야지 조작의 난이도를 높이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팬텀게이트에는 레버 조작 순서를 기억해야 한다던가, 빛을 비춘 순서에 따라 문이 열리는 것은 물론, 시크릿 존을 곳곳에 숨겨 놓아 추가 재화를 얻을 수 있는 등의 고전 게임 특유의 이스터 에그를 찾는 재미를 느끼실 수도 있을 겁니다.
정민섭 대표는 어드벤처와 수집형 RPG라는 두 장르의 특성을 동시에 선보인 팬텀게이트의 재미를 국내 게이머들 역시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게임은 형식과 내용 모든 것이 새로우면 어려워지고, 반대로 모두가 같으면 지루해집니다. 팬텀게이트는 분명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으로 보이지만, 그 속에서 익숙함을 통해 재미를 찾으실 수 있는 게임이라 확신합니다. 때문에 라이트한 게이머들도 하드한 게이머도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퍼즐 기믹과 투자하면 강해지는 성장 요소를 비롯해 속성, 클래스 등 여러 부분을 고민해 게임을 제작했습니다. 때문에 한국 현지 반응 역시 나쁘지 않아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하기도 했죠. 자율성과 익숙함 이 두 요소를 모두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바로 팬텀게이트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생 개발사 레벨9의 처녀적으로 4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칠 만큼 오랜 시간 다듬고 또 다듬어 온 팬텀게이트를 통해 국내 게이머들이 이 회사가 '게임을 게임 답게 만들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레벨9이 스타트업으로 4년이 되었고, 팬텀게이트를 개발하면서 매출보다는 게이머들이 '잘 만든 한편의 동화를 본 것 같다, 잘짜여진 스테이지를 완수했다'는 느낌을 주는 게임이 됐으면 합니다. 서비스 이후 쭉 치고 올라가다 급격히 내려가는 게임이 아니라 꾸준히 인기를 누리며, 서서히 상승하는 그런 게임을 목표로 새로운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저희의 첫번째 목표입니다. 앞으로 팬텀게이트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