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게임 인식, 개선되곤 있지만 갈길 멀어..'인식 교육 더 확대되야'
필자는 기사를 쓰는 것 외에도 게임백서나 NCS 교과서 집필, 청소년 게임앱 심사, 서울시 우수게임 선정 등 폭넓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무원 대상이라든가 일반인 상대의 강의도 자주 나가는 편이다.
한 달에도 평균 100명은 족히 넘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만, 여러 주제로 얘기를 나누다가 막상 게임에 대한 주제가 나오면 높은 확률로 긍정적이지 못한 분위기를 체감하게 된다. 많이 바뀌고 있다곤 해도 게임은 여전히 '나쁜 것'이었고 때로는 '공부의적'이거나 '사회악' 등의 거친 단어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다.
생각보다도 훨씬 부정적인 게임에 대한 인식... 이처럼 게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살펴보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많은 범죄나 사건들이 게임 때문이라고 왜곡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12년에 있었던 나주 성폭행 사건은 피해자의 어머니가 아이들의 초등학교 숙제를 위해 PC방을 찾은 것이 알려지지 않아 '게임중독 엄마'라는 오명을 써야 했고, 경찰이 '젊은 나이에 직업이 없고 아내와 별거하는 등 생활고를 겪으면서 게임에 빠지는 등 복합적 문제로 충동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한 한 사건도 게임 중독에 빠져 아이들 살해한 매정한 아버지로 보도된 바 있다.
심지어는 초•중•고등학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빵셔틀이 '스타크래프트'에서 나오는 셔틀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도된 사례도 있었고, 한 언론매체에서는 PC방의 전원을 내린 후 흥분하는 사람들을 취재하며 '게임의 위험성'을 지적했다가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이렇게 계속적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게임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 증대나 예산을 책정하는 것보다 게임을 공공의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일을 처리하는데 더 쉽고 편리하다는 것. 학교 폭력의 원인을 게임으로 지목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광범위해지고 있는 것은 이 문제 뿐만 아니라 더 복합적인 요소들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의 부족한 사회공헌과 인식개선 활동, 사행성 강화 기류 등이 작금의 상황을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확신한다.
먼저 사회공헌의 경우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운영이나 타 기업들의 글로벌IT교실이나 쌀 나누기 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산업군에 비해 사회공헌 활동이 턱없이 부족하며, 부정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몇배는 더 사회공헌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보다 상징적이고 사회의 반향이 큰 사회공헌 활동이 지속적으로 추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하나 게임업계의 게임성 약화와 사행성 강화 흐름도 대표적인 개선점으로 지목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문제, 과몰입 문제 등은 장기적으로 게임업계 자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요소이며 게임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주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게임업계의 자성적이고 대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게임인식 교육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을 중요 포인트로 꼽고 싶다. 현재의 게임인식 교육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게임리터러시 교육'이 전부라고 해도 무방하다. 물론 이 게임 리터러시 교육이 교육 이수자분들에게 상당한 인식 개선 효과를 보여주고 있고 또 올바로 자녀 교육을 해나가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주도의 인식 교육 만으로는 현재의 부정적인 게임인식을 전환시키기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 명확하다. 한콘진 등에서 게임리터러시 교육으로 물꼬를 트고 있으니, 국내 게임업체들에서도 대대적으로 게임인식 교육에 나서야 겨우 사회적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게임 인식이 바뀌고 게임을 바로보는 사회가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가족들와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 창구가 될 수도 있고,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을 어떻게 게임을 즐기게 하고 또 건전한 생활을 공유할 것인가를 익힐 수 있다. 또 국내의 건설이나 조선 등의 주력 사업들이 무너져가고 있는 현재 미래의 글로벌 먹거리로 키워나갈 수 있다.
4차산업시대다. 게임을 목졸라 고사시키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익이 되는 시대는 지났고, 오히려 무궁무진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자생력을 키워주어야 게임과 그에 수반된 e스포츠, 나아가 각종 융복합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안 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프로게이머 연봉이 30억 원이 넘는 시대. 수많은 스트리머가 게임으로 글로벌 이슈를 만들고 있는 시대. 막무가내적인 '게임 증오'는 이제 버려야 할 때이고, 게임업계들 또한 더욱 사회공헌과 게임인식 교육에 열을 올려 게임 인식 전환에 앞장서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