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계절을 더해 자신을 넘어서다. ‘포르자 호라이즌4’
오픈월드 레이싱 게임의 최강자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의 최신작 ‘포르자 호라이즌4’가 출시됐다. 이번 작품은 호평을 받은 전작의 무대인 호주에서 영국으로 무대를 옮긴 것이 특징이다. 영국의 고풍스러운 저택부터 자연환경을 멋들어지게 그려냈다. 단순하게 배경만 영국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영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게임에 그려내는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특히,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는 레이싱 조건에도 변화를 불러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봄비가 내려 살짝 젖은 도로, 햇빛이 쨍쨍한 여름 아스팔트, 산과 들이 물들어 형형색색을 뽐내는 가을, 길이 얼어 빙판이 형성된 겨울의 노면 등 모두 게임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이번 ‘포르자 호라이즌4’는 호라이즌 세계관에 연결된 전세계 게이머들이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호라이즌 라이프’를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다.
게임은 2일 출시됐으며, 지난달 28일부터 얼티밋 에디션 구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플레이를 시작했다. 기자도 사전 플레이 단계부터 게임을 즐겼고, 정식 출시일에 맞춰 소감을 전할 수 있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까지 ‘포르자 호라이즌4’가 고민중이라면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구매하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실제 기자도 3편의 플레이 방식에 사계절 변화 도입이 전부일 것이라 생각하며 게임을 시작했지만, ‘포르자 호라이즌4’의 전작을 뛰어넘는 모습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포르자 호라이즌4’는 개발사 설립 이후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만 개발해온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 개발을 맡은 게임이다. 게임의 뼈대가 된 ‘포르자 모터스포츠’ 시리즈의 턴10스튜디오 협업해 게임을 개발해왔으며, 벌서 네번째다. 기간으로 보면 대략 2년마다 새로운 호라이즌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호라이즌 1편은 콜로라도를 그려내며 오픈월드 레이싱 장르의 기준을 새롭게 만들었고, 가상의 남부 유럽을 무대로 삼은 2편으로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DLC인 스톰 아일랜드도 오프로드 레이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3편을 통해서는 호라이즌 기획자가 되어 호주에서의 레이싱 축제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게이머들에게 제공했다. 2가지의 추가 DLC 확장팩을 마치 장난감과 같은 자동차가 펼치는 곡예 레이싱, 레이싱 게임에선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설원에서의 질주 등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매 시리즈 마다 발전을 거듭해온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는 이번 작품에서 영국으로 무대를 옮기고 새로운 무기로 사계절 시스템을 장착했다. 엑스박스원 엑스를 통해서는 4K, HDR, 초당 30프레임의 퀄리티 모드, 1080p, HDR, 초당 60프레임의 퍼포먼스 모드를 통해서 즐길 수 있다. 기존 엑스박스원을 통해서는 초당 30프레임으로 구동되며 제법 만족할 만한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준다. PC의 경우에는 하드웨어 성능의 한계에 따라 천차만별 이지만, 이번에는 최적화가 저번 작품보다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게임에는 100여개 제조사의 450종 이상의 차량이 등장하며, 영국에서 진행되는 게임의 특징을 살려, 영국 하면 떠오른 비밀요원 007 제임스 본드의 카팩(DLC)도 준비했다. ‘호라이즌 시리즈’에서는 최초로 도입된 캐릭터 커스터 마이징을 통해 본드의 의상을 입고 영국 곳곳을 누비는 재미를 대리만족 할 수 있다. 게임이 아라면 언제 이런 호사를 누려 보겠는가. 손끝에서 전해지는 패드의 임펄스 트리거 진동은 덤이다.
게임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인 사계절의 도입은 게임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사계절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계절이 변경되며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다. 실제 시간 일주일 마다 게임의 계절이 한 단계씩 변화한다.
게이머는 게임을 시작하면 사계절이 주는 재미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간략한 소개와 5시간 정도의 분량에 달하는 프롤로그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가을부터 시작하는 프롤로그를 통해서는 겨울을 지나 봄, 그리고 게이머들이 동일한 자연 환경에서 레이싱을 즐기는 ‘호라이즌 라이프’를 통해 여름을 만날 수 있게 된다.
가을의 들판을 달릴 때의 경험과 설원에서의 레이싱, 봄 내음이 물씬 풍기는 레이싱은 눈으로 보는 것 이외에도 달라진 노면의 상태로 인해 레이싱에 전혀 다른 재미를 전한다. 특히, 호라이즌 시리즈는 온로드, 오프로드, 크로스컨트리 등 다양한 레이스가 준비되어 있어 차이게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한겨울 오프로드에서는 아무리 빠르고 좋은 차라고 해도 스노우 타이어가 장작된 4륜차 만한 것이 없다. 이러한 계절의 특성에 따라 게이머들은 새로운 자동차를 만나고 수집하고 운전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프롤로그 단계를 넘어서 노란 손목밴드를 얻었다면, ‘포르자 호라이즌4’의 진짜 세상이 열린다. 바로 ‘호라이즌 라이프’다. ‘호라이즌 라이프’는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는 레이서들이 동일한 자연환경에서 레이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한 시스템이다. 사계절의 변화와 낮과 밤, 기온, 날씨 등이 모든 레이서들에게 동일하게 제공된다. 게이머들은 모든 자연환경 상황을 공유하며 레이싱을 즐기게 된다.
특히, ‘호라이즌 라이프’의 도입으로 상시 멀티 플레이 상황이 연출 되면서 재미요소가 한층 가미됐다. 멀티플레이와 오프라인 플레이의 모호한 경계 구분으로 제공해 왔던 전작을 넘어선 모습이다. 각 계절에 맞춰 여러 번의 레이스를 즐기는 챕피언십 시리즈가 준비됐고, 온라인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특히, 기존의 드라이바타(드라이버+아바타)가 모두 실시간 플레이어로 대체 되기에 길거리에서 대결을 펼치는 정면대결 콘텐츠도 AI와 즐기는 게임보다 다양한 변수와 재미를 낳는다. 또한, 이번에 추가된 포르자쏜 라이브를 통해서는 매 시간마다 다른 게이머와 협동하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멀티 플레이를 더욱 쉽게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레이싱과 게임 방식으로 구분된 팀 단위 대결을 즐기는 것도 한층 수월해졌다. 물론 오프라인에서 혼자 게임을 즐기는 것이 편한 게이머들을 위해 접속을 해제해 혼자 즐길 수 있는 ‘호라이즌 싱글’ 모드도 준비됐다. 이때는 자연환경 등 기본적인 환경만 유지된다.
워낙 완성도가 높았던 전작의 재미 요소도 계승되면서 발전됐다. 관광지 탐색, 빠른 이동 판자, 다양한 쇼케이스, 숨겨진 클래식 차를 찾아가는 등의 재미는 여전하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헤일로 시리즈와 콜라보를 진행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스턴트 레이싱이 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차를 바꿔 탈 때 자동으로 배달해 주기도 하는 등 일부 편의성도 개선된 모습이다.
또한, 전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레이스를 기획하는 기획서 시스템도 존재한다. 게이머는 이를 활용해 다양한 레이스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입맛대로 설정이 가능하다. 한 겨울에 오픈카 레이스, 스노우 타이어가 장착되지 않는 차량을 활용한 겨울의 오프로드 레이싱 등 다양한 설정을 통해 재미를 누릴 수 있다. 같은 장소라고 매번 같은 레이스를 즐기라는 법이 없다. 게다가 이번에는 계절까지 추가됐기에 더욱 다양하다. 또한 본인은 물론 다른 게이머들이 만들어 둔 기획서도 즐길 수도 있다.
여기에 이번 ‘포르자 호라이즌4’에선 게임내에서 만날 수 있는 레이스나 드리프트, 스피드캠 등 20종이 넘는 즐길거리가 마련됐다. 게다가 각종 즐길거리는 즐기면 즐길 수록 새로운 콘텐츠가 해금된다. 스피드캠의 레벨을 올렸다면 2단계, 3단계 스피드캠이 오픈 되는 식이다. 게임내에 마련된 거의 모든 즐길거리에 해당 시스템이 더해져 있다. 말 그대로 끝이 없는 즐길거리의 향연이다.
게다가 출시 직후 첫 번째 메이저 게임 업데이트를 통해 나만의 맞춤형 레이스 루트를 직접 디자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루트 크레이터(Route Creator)의 도입도 예정에 있다. 올해 말과 내년에 DLC의 확장팩의 추가도 예정되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즐길거리가 부족할 염려는 없다.
‘포르자 호라이즌4’는 엑스박스 진영에 오랜만에 등장한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다. 넘어서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전작인 3편을 사계절과 ‘호라이즌 라이프’를 더해 또 한번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아마 ‘포르자 호라이즌5’가 나오기 전까지는 오픈월드 레이싱 게임의 최강자 자리를 절대 내주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