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어야 했다! 스트레스 만랩의 흑역사 게임기들!
(해당 기사는 지난 2018년 6월 21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의 겜덕연구소을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80년대와 90년대를 수놓았던 추억의
게임기 중에, 너무 엉망이어서 구입자분들을 열받게 만들었던 전설의 게임기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에는 엉망인 게임기들이 엄청나게 많다!]
조기자 : 안녕하십니까. 꿀딴지곰님. 100회 특집이 끝나자마자 또 색다른 주제를 가지고 나오셨군요. 자그마치 '게임기들 흑역사들' 이라니.. 101회를 이렇게 상큼하게 준비하시게 된 건가요 ㅎ
꿀딴지곰 : 좀 제목이 세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만.. 세상에는 정말 즐겁고 즐기기 좋은 게임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죠. 왜 샀는지 모를 만큼 쓰레기 같은 게임기들도, 정말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은 게임기들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그런 게임기들을 오늘 한 번 주욱 정리해서 소개해볼까 합니다.
조기자 : 네에~ 대충 어떤 게임기들이 등장할지 상상이 됩니다만;; 교수님이 알아서 잘 설명해주실 것으로 생각해봅니다. 기대되네요.
꿀딴지곰 : 뭐 노파심이지만 게임기에 대한 평가는 각자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여기 나온 포스팅은 저나 조기자님의 '개인적인' 평가라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하고요, 절대 해당 게임기를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다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뭐.. 여기 등장시키는 것 만으로도 폄훼하게 되는 셈인 건가?.. 아 제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해봅니다.
[나를 열받게 했던 흑역사 게임기들! 살펴보자!]
조기자 : 흠.. 첫 주자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어떤 게임기를 생각하고 계신가요?
꿀딴지곰 : 하핫. 여러가지 후보군이 있습니다만, 첫 게임기는 당연히 이 게임기가 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닌텐도의 전설의 게임기이자 최고의 참패를 경험시켜주게 했던 게임기죠. 바로 '버추얼 보이' 입니다.
조기자 : 허억. '버추얼 보이'..;;; 이 게임기가 첫 주자인 겁니까.
(닌텐도 최고의 흑역사 중 하나로 기억될 '버추얼 보이')
꿀딴지곰 : 지난 번에 우리가 레트로 VR 기기에 대해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요, 거기에 이런 댓글이 하나 달려있더군요. '버추얼 보이가 없어서 추천합니다' 라고요;; 사실 그때 저도 그 VR 기기 편에 이 '버추얼 보이'를 넣을까 말까 고민을 했었는데.. 도저히 이건 VR이 아니다.. 라고 생각해서 제외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댓글을 볼 줄이야.. 그분도 아셨던 거죠. 이 '버추얼 보이'가 얼마나 쓰레기인지...;
조기자 : 휴.. 쉽지 않은 게임기죠. 너무 시대를 앞서갔다.. 라고 생각하려고 했었는데, 1995년 발매인 걸 보면 세가새턴이나 플레이스테이션이 출시되는 시기이니 당시에도 시대를 앞서간 건 아니었다고 할 수 있겠군요.. 좋게 봐줘도 붉은 빛으로 괴상망칙한 화면을 출력해주는 요상한 게임기 정도로 평가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붉은 빛의 게임화면. 입체로 보인다는 장점이 있긴 했다)
(입체로 보이기 위해 쿼터뷰 시점을 채용한 게임기 많았다)
꿀딴지곰 : 이 게임기는 말씀하셨듯이 1995년 7월 21일에 일본에서 발매되었는데요, 당시는 한참 차세대 게임기 붐이 일어날 때 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닌텐도에서 새로운 '휴대용 게임기'로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등장한 것이 이 '버추얼 보이'죠.
닌텐도64가 나오기 전에 나름 타사의 차세대기들을 견제하려는 의도였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도저히 휴대용이라고 할 수 없을 만한 크기에, 거치용으로 분류하더라도 5분만 플레이하면 눈알이 충혈될 듯 아프고 또 목도 심하게 통증을 느껴야 하는 게임기였기 때문에 폭망(폭발적 망함)하고 말았죠.
특히나 풀 컬러 색이 아니라 단색 계열의 4색이라는 점은 충격적이었죠.. 붉은색 LED를 채용해서 계조가 단 4단계였던 것은 총 천연색 게임기들이 판치는 그 당시에는 답이 없는 성능이었다고 하겠습니다.
해상도 또한 384224로 하이 레졸루션(640480)이 실현되던 당시 시기와는 동떨어진 형태였다고 할 수 있겠고 닌텐도 쪽 극렬 매니아분들에게서 조차 환영받지 못했던 것이 이 게임기의 쓰레기성을 증명한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저곳에 눈을 가져다대기만 하면 피로와 목통증이 몰려오게 된다)
(유튜브를 찾아보면 어김없이 분노하고 계시는 이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꿀딴지곰 : 여튼 이 기기는 지금 봐도 정말 쓰레기급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첫 주자로 버추얼보이를 선택하게 되어서 뭔가 기분이 산뜻해진? 느낌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때 3D TV 의 열풍이 불어오다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는데, 그런 원천적인 시도가 바로 이 '버추얼보이' 아니었나 생각되고요, 삼성이나 LG 등 가전업계 담당자들이 이 버추얼보이를 체험했었더라면 3D TV를 만들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ㅎ
조기자 : ㅋㅋ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런 버추얼보이의 노하우?를 이어받아서 3DS 등의 게임기가 탄생하게 된 거 아닐까 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고 싶습니다. 여튼 뭐 이 게임기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은 아래의 영상을 참고해보시면 되겠습니다~
버추얼보이 AVGN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OyVAp0tOk5A
<네오지오CD>
(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라)
꿀딴지곰 : 네오지오CD 또한 이 포스팅에 주제로 올라야 하는가..라는 부분에 대해서 몇 가지 의견 충돌이 있긴 했습니다만, 네오지오 CD 초기형 기기는 극악의 로딩시간 때문에 게이머들을 암걸리게 할만큼 열받게 하는 기기였기 때문에 소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네오지오CD'는 가정용 게임기 네오지오와 동일한 성능에, 게임을 팩이 아니라 CD로 전환하여 게임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추자는 취지로 개발되었습니다. 또한 대용량 매체인 CD를 채용함으로써 사운드 등을 훨씬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죠. 여러가지 취지나 같은 것들은 굉장히 좋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기자 : 저도 처음에 네오지오CD가 발매된다는 얘기에 엄청 기대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 네오지오 팩은 30만 원이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었거든요. 게임 하나를 사기 위해서는 두세 달 정도 점심을 굶어가며 꼬박 용돈을 모아야 가능했던 수준이죠. 그런 오락실용 네오지오 게임을 단돈 7만원!!에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꿈과 같은 얘기였습니다. 저도 네오지오CD를 구입할 때 막 꿈과 희망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꿀딴지곰 : ㅋㅋ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런 꿈과 희망을 품고 네오지오CD를 사들이게 되죠. 하지만 결과는.. 무척이나 참담했습니다. 구입한 사람들 누구든지 미칠듯한 로딩에 다 게임기를 집어 던지고 싶어하더군요.
(극악의 로딩화면. 네오지오CD를 틀면 게임 화면보다 이 화면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이걸 게임하라고 만든거냐!! 라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꿀딴지곰 : 일단 거두절미하고, 이 영상을 보세요. 네오지오 CD의 로딩이 어느 수준인지 아실 수 있을 거고요, 보시면 그냥 웃음이 나오실
겁니다. 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GM-mkMq9U6s
버튼을 누르면 현재 화면에서 재생됩니다.
조기자 : 아 다시봐도 빡치네요 ㅋㅋㅋ 네오지오 같은 대용량 패키지를 1배속 CD롬으로 꾸민 SNK에게는 정말 너무 어처구니 없어서 큰절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사무라이 쇼다운' 같은 경우 첫 스테이지에 들어가기 위해 어느정도 기다려야 하나 봤더니 평균 1분 40초 정도를 기다려야 하더군요. 대전 게임 한 판 하려면 1분 40초를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라니.. ㅋ
심지어 '킹오브 파이터즈' 시리즈 같은 경우 캐릭터가 3명이 나와야 하는데 캐릭터 바뀔 때 마다 로딩을 기다려야 하는 산뜻함?!을 맛보여주기도 했죠. 때문에 당시에 친구들을 데려오면 세가새턴으로 '버추어파이터' 한 판 하고 네오지오CD 로딩 끝나면 '사무라이 쇼다운' 한 판 하고.. 또 로딩 걸리면 '버추어파이터' 한 판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꿀딴지곰 : 뒤늦게 SNK 에서는 이런 네오지오CD의 결함을 극복한 네오지오CD Z 등의 버전업 기기를 내놓았지만, 역시나 1분 넘는 로딩 시간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극복하진 못했습니다. 57만 대가 팔려나가는 등 나름 선전하긴 했습니다만 네오지오CD는 역시나 미완성 기기 정도 수준으로 평가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네오지오 게임이 생각난다면 최근에 SNK에서 40주년 기념으로 개발중인 '네오지오 미니' 같은 게임기를 구입하시는 게 현실적으로 보여지네요. 개인적으로는 저도 무척 기대하고 있는 게임기입니다. 화면이 4대3이 아닌 것에는 좀 호불호가 있겠지만요.
(네오지오 게임기 하고 싶다면 현실적으로 이 게임기를 구하도록 하자. 여름 쯤 발매 예정이다)
(아담하게 책상 위에 놓기 좋은 사이즈다)
<세가 32X, 세가표 삽질 게임기의 전형을 보여준 기기>
(메가드라이브를 포기못했던 세가가 만들어낸 괴작 32X)
꿀딴지곰 : 1994년, 세가가 메가드라이브의 높은 점유율을 포기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시장을 계속 붙잡아두기 위해 만든 괴 게임기가 바로 32X 입니다. 북미와 일본의 세가지사들의 의견 충돌이 만들어낸 엇박자 기기이자 출시가 너무 늦어 망했던 대표적인 기기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조기자 : 사실 교수님께서 이 기기를 말씀하시길래.. 포스팅에 넣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었습니다. 32X는 어디까지나 메가드라이브의 보조 강화기기이지 독자적으로 작동 가능한 기기는 아니거든요. 이런 애드온 기기들을 나열하자면 사실 또 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가라오케 기기라거나 노래방기기 그런 것들까지 다 얹으면 포스팅이 산으로 갈 수 있지 않나 싶어서요 ㅎ
꿀딴지곰 : 아 그런 우려도 있긴 하겠네요. 하지만 다른 마이너 애드온 기기에 비해 32X는 너무 유명하지 않습니까. 32X는 이 포스팅에 낄 자격이 충분하다 못해 넘치고, 다른 기기들에 비해 66만 대나 판매된 메이저?! 쿠소 게임기라고도 생각합니다.
설명을 이어가자면, 이 32X는 여러가지로 메가드라이브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게임기이긴 했습니다. CPU는 당시로써는 꽤 고성능이었던 히타치의 SH-2를 탑재했고 동시발색수도 32,768색이 지원되었지요. 가격도 1만6천 엔 수준이어서 세가새턴 등의 차세대 게임기들이 출시되기 전까지 메가드라이브의 팬들을 저렴한 가격에 붙잡아 두겠다! 라는 것이 세가의 전략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상당히 어설픈 그래픽이지만 구현이 되긴 되는 버추어 파이터 32X 판)
(메가드라이브 특유의 칙칙한 색감은 사라지고 슈퍼패미콤의 2D 그래픽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꿀딴지곰 : 여러가지로 버전업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32X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죠. 일단은 시기의 문제입니다. 32X는 1994년 12월에 출시되었는데, 문제는 그 시기에 일본에서는 한 달전에 이미 차세대 게임기인 '세가새턴'이 출시가 된 상황이었죠.
32X의 출시의의가 세가새턴이 나오기 전에 게이머들을 붙잡아 둔다.. 라는 것이었는데 세가새턴 이후에 출시되다보니 왜 나왔는지 모르겠는 게임기가 되어버리고 만 겁니다.
그래서 95년 중반이 되면 개발사였던 세가의 지원도 끊기고, 96년도에 단종되고 말죠. 결론적으로는 세가새턴 이전에 애매한 성능과 애매한 가격으로 세가새턴에 올인되어야 할 게이머들을 분산시키는 결과만 초래했고 3년이 채 안되어 단종되는 등 세가가 낳은 최악의 삽질이라는 평가만 받게 되었습니다.
조기자 : 크.. 사실 32X의 제일 큰 문제는 그 접속 방식 아니었나요? 저는 요즘도 32X 게임을 하려면 좀 화가 날 때가 있거든요.
꿀딴지곰 : ㅎㅎ 32X의 쓰레기성을 따지려면 그 접속 방식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죠.
(메가드라이브와 32X의 아름다운 합체씬)
(메가씨디까지 얹게 되면 이러한 중전차 모습이 완성된다)
꿀딴지곰 : 32X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애드온 기기이긴 합니다만, 메가드라이브와는 별도로 어댑터를 꼽아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한층 더 번거로워지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메가드라이브에 32X에 메가CD까지 얹으면 자그마치 어댑터를 3개나 꼽아야 했기 때문에 열혈 세가 팬들 조차도 32X의 번거로움에 치를 떨어야 했습니다.
특히나 당시에 쓰는 어댑터는 요즘같이 컴팩트하게 나오는 어댑터가 아니라 체감적으로 1kg은 거뜬히 넘어가는 뭉툭하고 큰 어댑터였거든요. 그런 어댑터를 3개를 주렁주렁 낀다는 것은 정말로 유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32X의 접속 방식을 비웃 듯이 탑을 쌓아놓는 경우도 많았다)
조기자 : 저도 현역 시절에 메가CD와 32X를 가지고 놀았는데 상당히 암울했습니다. 32X와 메가드라이브 사이에는 또 케이블을 하나 꼽아야 했고 어댑터에 이거저거 설치하다보면 아주 뒤에 케이블이 예술로 엉켜있는 경우가 많았죠. 그야말로 중전차를 방불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떤 느낌인지 보시려면 동영상이 낫겠죠. 한 번 클릭해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yuPbA2hrdg
꿀딴지곰 : 좀 아쉬운 것이.. 세가에서 컴팩트하면서도 9V 코드가 2개로 구성된 전용 어댑터를 발매한다거나 했으면 이런 비웃음은 좀 덜 사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2년만 먼저 나왔다면 32X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싶네요.
<게임폰 시리즈(피처폰) >
(국내 첫 게임폰인 삼성 SCH-V450)
(나름 3D 게임도 구현이 가능했던 큐리텔 PH-S3500)
꿀딴지곰 : 다음은 국내의 전설적인 게임폰 시리즈에 대해 설명을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폰은 2000년대 중반에 기존의 휴대전화(피처폰) 보다 넓고 선명한 액정에 최신 3D 그래픽 칩이 탑재되어 있는 게임전용 휴대전화를 말하는 것이었는데요, 2004년도에 맛뵈기로 몇 가지 게임폰이 등장했었습니다. 삼성 SCH-V450, 큐리텔 PH-S3500 두 기종이 대표적이었죠.
조기자 : ㅎㅎ 저는 2000년 당시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푹 빠져서 관련 얘기를 자세히 들려드릴 수 있습니다. 이 첫 게임폰들은 부족한 게임 수와 요금제 미비, 서툰 조작방식 등으로 외면을 당했었는데요, 이를 보강한 작업이 계속 이루어지게 됩니다.
특히 2005년 1월이 되면서 LG전자는 세계 최고 속도의 '3차원 게임폰'을 개발했다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정보가전박람회(이하 CES)에서 발표하게 되죠. 이때의 LG는 최대 100만 폴리곤(Polygon : 3차원 구성 단위)까지의 구현이 가능한 그래픽 가속칩과 QVGA급(320*240) 2.2인치 LCD를 탑재한 게임기 전용 폰이라고 소개하게 됩니다.
(2004년 1월에 발표한 LG 게임폰)
(당시로써는 최첨단 디자인을 자랑했다)
조기자 : 기존의 폰과는 확실히 다르긴 달랐죠. 게이머가 양손으로 쥘 수 있는 키패드를 채용했고, 방향키 외에 '진동센서'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휴대전화를 상하좌우로 흔들기만 해도 게임 컨트롤이 가능했거든요. 이렇게 2004년 1월에 발표한 후 2004년 4월이 되자 KTF가 3D 모바일 게임 전용서비스인 '지팡(Gpang)'을, 'SKT'가 게임폰 전용 서비스 '지엑스지(GXG)'를 선보이면서 게임폰 싸움은 전면전에 돌입하게 되었죠.
꿀딴지곰 :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에 피처폰의 한계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보면 될까요? 당시로써는 나름 획기적인 시도가 아니었나 생각되는데요.
(이 뭉툭한 게임폰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SK텔레콤 T1 선수들이 광고했던 게임폰. 임요환 등 전직 프로게이머들의 앳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기자 : 물론 당시에 기존의 피처폰에 대한 게임 능력의 한계를 돌파해보겠다는 시도는 좋았습니다만, 몇 가지 문제가 산재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절대적으로 게임이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이스4’ 같은 게임들 가져다 붙였지만 한국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속도가 좀 빨라야죠. 며칠만에 다 깨고 나서 다음 게임에 목말라하는 유저들이 있는 상황에서 KTF고 SKT고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열심히 넥슨이나 넷마블 등과 제휴해서 게임을 내놓았지만 게임 가격은 7천원 대.. 스마트폰에서 이정도 퀄리티를 구현했다는 건 좋았지만 가성비로 따지면 꽝이었죠. ‘그냥 PC 패키지 사고 만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큰 용량과 새로운 요금제에 대한 홍보 부족이 있었습니다. 기존의 피처폰 게임들은 대략 0.5메가 바이트(MB) 정도의 용량의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정도 용량을 다운로드 받는 것에도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 비용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데이터 무제한들 많이 쓰고 계시지만 당시에는 데이터는 아예 켜는 게 금지될 정도로 비쌌었죠;
그런데 100MB까지 용량이 커진 게임이 등장했으니.. 사람들은 요금 폭탄을 맞을까봐 두려움에 떨었던 것이죠. 물론 KTF 등에서도 월 9800원인 'GPANG 프리(Free) 게임전용 요금제' 등을 신청했지만 게임 몇 개를 위해 그런 요금제를 선뜻 신청하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KTF 지팡 서비스. 높은 게임 가격으로 현실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꿀딴지곰 : 배터리 소모 속도와 발열도 문제 아니었나요?
조기자 : 그렇죠. 당시에 피처폰은 한 번 충전으로 1박2일을 거뜬히 버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게임폰은 안에 3D 칩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배터리가 금방 닳았죠. 게임기 컨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게임이 없고, 폰으로 치자면 무겁고, 배터리 소모도 빨랐고.. 게임은 비쌌고.. 그런 여러 악재가 맞물려서 야심찬 게임폰 프로젝트는 금방 종료되고 맙니다.
그래도 뭐 그 시절에 이정도 퀄리티를 폰에서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은 상당히 놀라운 것이었구요, 천문학적인 돈을 까먹은 제조사와 이통사들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하게 되네요.
지팡 권호 게임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eA5kbjRRx80
지팡 레이스톰 게임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QwlISR5NeWM
<아이리버 G10 >
(아이리버에서 게임기를? 이라고 놀라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꿀딴지곰 : 지난 2006년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IT전시회 'CES 2006'에서 휴대형 와이브로 온라인 게임 단말기인 '아이리버 G10'이 처음으로 공개가 되었습니다.
'아이리버 G10'은 KT의 휴대 인터넷(와이브로)망을 통해 온라인으로 서비스되는 구조로, 장소 및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를 다운로드 혹은 스트리밍 받아 유무선으로 즐길 수 있는 유비쿼터스 게임 단말기를 표방했죠.
슬라이드 방식을 채택해 전면부의 LCD화면을 위로 밀어올린 뒤 좌우 및 중앙에 배치된 10여 개의 작동 버튼으로 조작하는 방식이었고 4인치 WVGA급(800x480) 26만 칼라 LCD와 3차원 가속칩을 채택해 화려한 색상 및 정밀한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조기자 : 휴.. 아이리버의 야심찬 계획들.. 저도 당시에 관련 기사를 참 열심히도 썼었죠.
꿀딴지곰 : 저는 이 당시에 G10을 꽤 좋게 봤었어요. 게임 기능 외에도 음성녹음, 이미지 뷰어를 비롯해 MP3 파일 및 동영상 파일 재생이 가능해 MP3P나 PMP로도 사용할 수 있었거든요. 운영 체제가 WinCE 5.0을 채용했으며 저장용량은 4~8GB급이어서 호환성도 좋은 편이었구요.
조기자 : 게임 라인업을 확충하려는 레인콤의 노력도 체크해볼만 합니다. 2006년 초에 레인콤은 넥슨과 협의하여 G10에서 '카트라이더'와 '바람의 나라'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하기도 했고 또 CCR과의 제휴를 통해서 ‘포트리스2 블루’와 ‘RF온라인’의 서비스를 공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채 출시되기도 전에 레인콤이 힘이 다한 탓인지 실제로 출시되지는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전설의 기기로 남아버린 것이죠;
(한때 야심차게 진행했던 프로젝트)
꿀딴지곰 : 이 아이리버 G10은 KT의 와이브로와 함께 유비쿼터스 시대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이고, 그 형태 등은 현재의 스마트폰과도 꽤 닮아있기도 하죠.
특히나 다른 게임폰과는 달리 한국의 강세였던 PC 온라인 게임들을 탑재해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했다는 컨셉으로는 꽤 적합했던 시도라고 보여집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이 기기가 잘 성장했으면 PMP 기능부터 와이브로까지 더하여 PSP를 위협할 수도 있지 않았나 싶고요.
조기자 : 에이~ 교수님, PSP나 NDS 처럼 성장한다는 건 정말 쉽지않은 일이었죠. 그리고 이런 과도기적인 게임기는 태생 자체가 ‘와이브로’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용도..로 시작됐다고 보여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성공하기 힘들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현재 통신 분야에서는 5G가 대세이지 않습니까? 때문에 당연하게도 SKT나 KT 등에서도 10조 가까운 돈을 투입하여 5G 경쟁에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그런 과정에서 등장하는 콘텐츠들은 중장기적 경쟁력 염두에 두기보다는 5G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용도 정도로 되기 쉽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레인콤이 넥슨이나 CCR과 협의한 것은 좋지만 성공을 하려고 했다면 적어도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 2/3 정도는 설득을 했어야했고, 100개 이상의 게임은 출시가 되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꿀딴지곰 : 그렇군요.. 국내의 게임기 사업은 정말 힘든 것이로군요..
(엄청나게 화제를 모았었던 국산 토종 게임기 GP32)
(어스토니시아 GP32 한정판)
꿀딴지곰 : 국내 오리지널 게임기를 이렇게 소개한다는 거 자체가 좀 슬픈 일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소개할 건 해야겠죠.. 2001년 10월, 국내에서 전설의 토종 오리지널 게임기가 출시되게 됩니다. 바로 전설의 기기 GP32!! 입니다.
조기자 : 휴.. 엄청난 게임기죠. 사실 저도 2000년도에 게임파크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루리웹 스마일 대표님과 함께 초창기 GP32를 본 적이 있었죠. 세로형 가로형으로 딱딱한 사각형 프로토 타입이 있었는데요, 너무 투박하다 싶더니만 2001년도에 전체적인 디자인이 대폭 수정되어 부드러운 곡선을 살리고 총 6개의 버튼을 가지고 출시 발표를 하더군요. 서드파티도 별바람크리쳐스(대표 김광삼), 에임테크날러지(대표 김종철), 이지소프트(대표 손세일), 부룩소(대표 김광수), 스피어헤드(대표 박인엽) 등 총 12개를 확보해서 그럴듯하다 싶었습니다.
꿀딴지곰 : 저는 GP32용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니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때문에 이 게임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달까요? 처음 게임기를 구매한 것은 2002년 초인데요, 그때 디지털카메라에 쓰던 SMC 카드(32MB)로 게임을 돌리는 것을 보고 참 신기한 기기라고 생각했었죠.
조기자 : 그리고 저는 2002년 8월쯤인가 영국 런던 Earls Court에서 개최되었던 유럽 최대의 게임전시회 'ECTS 2002'에서 게임파크가 GP32의 성과를 공개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ECTS 전시회의 모습. 이때의 분들은 지금 다 무엇을 하고 계실까)
조기자 : 2002년도 E3게임쇼와 ECTS쇼 모두 제가 참관했었는데요, 참 놀라웠던 점은 전시회 참관객 및 해외 언론들이 모두 엄청나게 관심을 가지고 또 호평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오픈소스로 개발킷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이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게임파크에서는 이 전시회에서만도 10 여개의 퍼블리셔 및 개발사들과의 정식 미팅 뿐 아니라, 약 30 여개 이상의 서드파티 희망 업체들을 만났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때 게임파크가 조금만 더 분발했다면 정말로 글로벌로도 선전할 수 있는 게임기가 되는 건 아닌가 기대를 엄청 했었어요.
꿀딴지곰 : 그러게 말이죠. 조금 더 성공했었으면 좋았을텐데 참 안타깝죠. 초창기에 엄청 활발하게 움직였었는데 결국은 중소기업의 한계처럼 힘에 부치게 된 모습 말이죠.
조기자 : 뭐, GP32의 태동을 지켜봐온 저로써는 소프트의 부재로 GP32가 점점 가라앉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었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게임회사들을 돌면서 GP32를 소개하기도 하고 했었고 게임파크 관계자분에게 지금 너무 에뮬레이터 기기가 되어가는데 괜찮냐고 물어본 적도 있었죠.
그런데 당시에 게임파크 관계자가 그러더군요. ‘에뮬레이터가 활성화되면 그래도 기계는 한 천 대 더 나가지 않겠냐. 나름 좋은 현상 아니냐..’ 그래서 중소기업의 한계를 그때 알았었지요.
꿀딴지곰 : 그런 일화가 있었군요.. 그래도 나름 게임파크가 노력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GP-Link라는 무선 키트가 인상적이네요. 찾아보니 기사로는 나오는데 정말 출시됐는지 알 수 없는 기기로군요.
(GP32. 무선 키트가 마련되어 무선 대전이 가능했다)
조기자 : 그러게요 ㅎㅎ 보도자료를 처리한 적이 있어서 저도 그 GP-Link가 기억이 납니다. 당시 기사를 찾아보니 GP-Link는 300Mhz의 대역을 사용하고 주파수 변조방식을 채용하여 대역 내에서 최대 4 개의 채널 지원이 가능한 RF무선모듈이라고 설명이 나와 있네요.
대응 소프트는 '보물섬', '랠리팝', '리틀위자드', '던젼&가더' 등 4종이었고 판매가는 35,000원이었다고 합니다. 음.. 4개 게임의 무선을 위해 저걸 상대편 것 까지 2대 사야했다니.. 참 암울한데요 ㅎㅎ
꿀딴지곰 : 이렇게 GP32 이후에도 정말 많은 국산 휴대용 게임기들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조기자 : 그럼요.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 게임파크의 휴대용 게임기들이 버전업되어 나오는데요, GP2 BLU, XGP, GP2X, GP2X WIZ, CANNOO 등으로 발전하게 되었죠. 생각해보니 엄청 많은 시리즈가 나왔었네요;;
(GP32의 마지막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는 GP32 BLU)
조기자 : 2004년도일 겁니다. 게임파크는 'GP32'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기존 기기의 단점이었던 어두운 화면을 개선하고 '동영상' 'MP3' 등을 고화질, 고음질로 감상할 수 있게한 GP32 BLU를 내놓았습니다. 가격은 27만 9천원으로 싸지 않았고, 역시나 소프트웨어의 부재로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후 ‘GP32'가 멸종한 이후, 국산 휴대용 게임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때는 게임파크 홀딩스가 'GP2X'을 발표한 2005년 11월입니다. 당시 게임파크는 게임파크와 게임파크 홀딩스로 분리돼 각각 3D 전문 게임기인 'XGP'와 멀티미디어 능력을 강조한 'GP2X'를 제작한다고 발표했으나, 'XGP'는 결국 발매되지 못하고 'GP2X'만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죠.
(GP2X의 모습)
(GP2X 게임 라인업들. 처참한 수준이다)
조기자 : 듀얼코어 CPU와 64메가 램, 2D 그래픽 가속 기능을 갖춘 'GP2X'는 리눅스와 오픈 소스 정책을 바탕으로 'GP32' 이상의 확장성을 지닌 것이 장점인 반면, AA건전지를 사용해 사용시간이 짧고, 에뮬레이션 기능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독자적인 타이틀 개발이 늦어져 게이머들에게 게임기보다는 게임도 플레이 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머신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되어버리고 말죠.
역시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는데요, 출시 초기에 여러가지 결함도 있었고 고질적으로 게임이 너무 부족하여.. 에뮬레이터로의 대활약 외에는 아무 가치도 없는 게임기로 전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여담이지만 최근에 중고나라에서 이 GP2X 신품이 2만원에 2~300대 씩 풀려서 최근 구매하신 분들이 꽤 많습니다. ^^
꿀딴지곰 : 헐.. 신품이라니.. 어디에 재고가 왕창 있다가 풀렸나보군요;
(아예 UCC 게임기를 표방하고 나온 GP2X XIZ)
(만들 때 더 즐거운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할 때 더 즐겁다만..)
꿀딴지곰 : 오 나왔다! GP2X WIZ! 이명박 전 대통령이 ‘왜 한국엔 닌텐도 같은 휴대 게임기가 없냐!’라고 말해서 ‘명텐도’ 로 주목받았던 바로 그 게임기!!
조기자 : 하하핫. 그렇게 기억하시는군요. 그때 ‘사슬 프로젝트’라고 해서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억지로 예산을 만들어 내려서 GP2X WIZ용 게임을 개발하게 시켰다는 건 게임 쪽에 유명한 일화죠.
게임파크 홀딩스는 2008년 11월에 이 'GP2X WIZ'를 발표하게 되는데요, ARM9 533Mhz CPU와 2.8인치 AMOLED 터치 스크린, 2000mAh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해 당시로는 출시된 휴대용 게임기 중 최고의 하드웨어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포터블 게임기 최초로 플래시 게임을 지원했죠.
거기에 제가 가장 놀란 것은 컨셉이 자그마치 UCC게임기라는 것! 말 그대로 'GP32' 시절부터 일관되게 진행해온 오픈 소스 정책에 따라 무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툴을 지원하고, 개발 툴을 직관적으로 재정비해 누구나 쉽게 나만의 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앱스토어와 커뮤니티로 활용할 ‘FunGP’라는 이름의 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을 밝히고, 이를 위한 개발자 센터를 연 것은 요즘 성업중인 안드로이드나 구글 정책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다만 역시나 이 게임기 역시 소프트웨어의 부재로 거의 힘을 쓰지 못했죠.
꿀딴지곰 : 즐길만한 소프트웨어가 없는 휴대용 게임기는 에뮬레이터 게임기가 된다.. 이건 진리인 것 같습니다.
(게임파크 홀딩스의 마지막 게임기 WIZ CAANOO)
조기자 : 그리고 게임파크 계열의 마지막 휴대 게임기인 ‘카누’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사실 GP2X WIZ가 마지막 게임기였는데, ‘명텐도’로 나름 주목받게 되자 게임파크 홀딩스에서 마지막 힘을 짜서 만들어낸 게 이 카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세서는 매직아이 Pollux VR3520F(ARM926EJ 533MHz를 썼는데요, 나름 3D 가속엔진을 통해 3D 구현도 가능했습니다. 3.5인치 LCD에 128MB DDR SDRAM으로 나름 나쁘지 않은 구성을 가지고 있었죠. 리드모스, 혈십자 등 양질의 콘텐츠도 몇 몇 개 존재했는데요, 역시나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사업이 접혀버리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기사단이나 허슬당구 등의 킬러 타이틀이 나와줬다면 조금 더 유지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보는데요,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
GP2X 리뷰 : https://www.youtube.com/watch?v=PEtzIjdVHUY
MBC게임 GP2X WIZ 소개 : https://www.youtube.com/watch?v=ySxhRawYEso
CAANOO 리뷰 : https://www.youtube.com/watch?v=TecdqiYWjfU
<삼성 엑스티바>
(삼성에서 이런 게임기가 출시됐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해외 게임쇼에서도 시연을 했었다)
꿀딴지곰 : 삼성의 ‘엑스티바’도 참 특이한 흑역사를 가진 게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DVD 플레이어 규격 중에 Nuon 이라는 규격이 있었거든요. 미국의 VM Labs에서 개발한 게임기능이 탑재된 멀티미디어용 DVD 규격인데요, 모든 전자제품 회사에서 탑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개념이었습니다.
3DO처럼 아무나 막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개발사 확장성이 좋았는데, 삼성에서 게임 쪽으로 주도권을 잡고 싶은 나머지 덥석 물었다가 피를 봤죠. 개인적으로 게임을 보면 메가CD 보다는 성능이 좋고 3DO 까지는 따라갈 수 있는 성능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조기자 : 확실히 삼성의 흑역사를 보여주는 게임기죠. 그런데 삼성의 멀티미디어 가전제품 판매 밀어내기!의 전략으로 꽤 많이 판매됐다고 들었습니다. 찾아보니 게임은 대부분이 Nuon을 개발한 VM Labs에서 개발했는데 일부 ‘돌아온 짱구’ 같은 한국 게임도 존재하더군요.
(돌아온 짱구 게임)
(둠이 출시되지 않은 게임기가 과연 있는 것인가)
(간판 타이틀 취급을 받았던 머린 레이싱)
꿀딴지곰 : 여튼 삼성의 엑스티바는 닌텐도64를 그대로 빼어닮은 조이패드와, 3DO 수준의 게임성능, 그리고 부족한 게임 라인업 등으로 금새 단종되고 말았습니다. 삼성은 늘 세가 콘솔 하드웨어인 메가드라이브와 세가새턴 등을 통해 게임 분야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이 루온은 그 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루온 게임 머린 레이싱 : https://www.youtube.com/watch?v=qEPRHvtyjeQ
루온 게임들 및 엑스티바 리뷰 :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3&v=3lpViVaMtrM
[자잘한 흑역사 게임기들 간단 소개!]
꿀딴지곰 : 자아 이렇게 대표적인 흑역사 게임기들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이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그래서 한 번쯤 소개해야 하는 흑역사 게임기들을 부록 형태로 간단하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기자 : 하핫. 희귀 게임기일 수도 있고 흑역사일 수도 있는 그런 테마네요. 재미난 게임기 소개해주세요 ^^
(이런 기기를 가지고 놀았다면 당신은 희귀 게임기 매니아!)
꿀딴지곰 : LG CDi는 제목 그대로 DVD로 가기 전 CDi 라는 규격을 탑재해 출시된 변칙형 게임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게임기는 아주 특이하게도, 마리오나 젤다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닌텐도 하드웨어가 아닌, 유일하게 다른 하드웨어로 출시된 게임 두 개가 CDi 용인 것이죠. ^^
(마리오와 젤다라니!! 닌텐도는 무슨 생각으로 CDi 용 게임들로 게임이 등장하는 것을 허락한 것일까)
<반다이 피핀>
(반다이 피핀. 왜 나왔는지 도저히 모르겠는 게임기)
꿀딴지곰 : 1996년에 애플은 반다이남코의 전신인 반다이와 손을 잡고 신규 비디오게임기를 출시하게 되지요. 66Mhz 파워 PC CPU를 탑재하고 네트워크 플레이를 위한 모뎀을 내장한 신형 게임기, 피핀인데요, 가정용 게임기를 넘어 네트워크 PC를 표방하며 시장에 등장한 피핀은 등장 이전에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었습니다.
실제로 애플의 CPU가 탑재된 기기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은 게이머들을 설레이게 만들었었습니다만.. 96년 기준으로도 낮은 성능의 CPU가 탑재됐으며, 네트워크 플레이를 위해 내장된 모뎀 역시 속도가 14.4Kbit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네트워크 플레이는 불가능했기에 게이머들은 무척이나 당황했었죠.
더욱 큰 문제는 즐길만한 게임이 없다는 것. 피핀 전용 타이틀의 라인업이 100% 반다이 게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서드파티 확보에 실패해 게임 선택의 폭이 극단적으로 좁았으며, 더 큰 문제는 '가격이 비싼 걸 보니 애플 제품이 맞구나' 하는 농담이 나왔을 정도로 고가인 599달러로 가격이 책정되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망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플레이디아>
(이 게임기 또한 왜 나왔는지 모르겠는 게임기다)
꿀딴지곰 : 1994년에 반다이에서 또 한 번 자행한 흑역사 게임기입니다. 1994년에 24,800엔으로 출시된 게임기인데요, 30여 개의 타이틀을 내고는 바로 망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반다이 출시이기 때문에 건담, 드래곤볼, 세일러문, 헬로 키티 등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이 많았습니다만, 세가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이 주름잡는 게임기 시장에는 절대 발을 붙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재규어>
(아타리 재규어. 국내에서도 용산에서 어느정도 유통이 되었었다)
꿀딴지곰 : 아타리 재규어는 아타리 코퍼레이션에서 개발한 흑색 게임기이자 아타리의 6번째 콘솔 게임기입니다. 비단 이 게임기만이 아타리의 흑역사는 아닙니다만, 다른 게임기 보다는 조금 더 알려져 있는 게임기이고 아타리의 마지막 게임기이기도 해서 여기서 소개하게 되었네요.
게임 성능은 뭐 32X 보다 조금은 나은 수준으로 보여집니다. 세가새턴이나 플레이스테이션에 비해 가격적인 우위를 점하려고 굉장히 싸게 출시되도록 노력했습니다만, 결국 CD 매체를 탑재하기 위해 아타리 재규오CD를 덧붙이면 오히려 더 비쌌습니다. 여러모로 안타까운 게임기라고 할 수 있지요.
(나름 풀3D로 구현된 레이싱 게임)
<엔게이지와 기즈모도>
(노키아의 ‘엔게이지’)
(기즈모도)
꿀딴지곰 : 엔게이지는 2002년 11월에 발표되고 2003년 10월에 출시된 휴대전화 + 게임기 입니다. 앞서 소개한 게임폰이랑 같은 맥락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노키아에서는 나름 게임보이 어드밴스 등을 넘을 수 있는 게임기가 되자고 의기투합했지만 현실은 그저 망한 흑역사로 분류되는 것 뿐이죠..
기즈몬도는 기즈몬도라는 회사가 2005년 3월19일에 출시한 휴대 게임기로, NDSL과 PSP에 맞서 장엄하게 풍지박살난 휴대 게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2만 5천대가 팔렸다고 하고요, 2006년 2월에 회사는 파산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위유>
꿀딴지곰 :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할 게임기는 바로.. 닌텐도의 ‘위유’ 입니다.
조기자 : 흠.. 첫 시작이 닌텐도의 ‘버추얼 보이’더니 마지막은 ‘위유’ 인가요 ㅎㅎ 닌텐도 하드웨어가 시작과 끝을 말하게 되다니 ㅎ
(닌텐도 위유)
꿀딴지곰 : 뭐 ‘위유’는 그야말로 망한 게임기죠. 충성스런 열혈 닌텐도 유저분들이 ‘위유’를 추종했다가 이 게임기의 빠른 단종과 ‘스위치’의 발표에 피눈물을 흘리기도 했었지요.
조기자 : 흠.. 흑역사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어떤 점이 그렇게 문제인가요?
꿀딴지곰 : 일단 게임이 없습니다. 콘트롤러도 엄청 크고 무거워서 휴대용으로 쓰기 어려운데 배터리는 금방 닳죠. 그래서 거치형도 휴대용도 아닌 애매한 기기가 되어버렸어요. 그리고 게임이 계정귀속이 아니라 기기귀속이어서, 신나게 게임을 DL로 사도 기기가 고장나면 다른 기계로 못 옮깁니다 ㅋㅋ
조기자 : 그럼 고장나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꿀딴지곰 : 재주껏 일본에 가져가서 수리센터로 가져가야죠 ㅎㅎ
조기자 : 헐....
꿀딴지곰 : 뭐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으니까 AS는 이해합니다만, 이 애매한 컨셉과 불편한 패드, 기기 귀속의 게임기라는 것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닌텐도의 삽질이라고 하겠습니다.
조기자 : ㅎㅎ 최신 게임기다 보니 꿀교수님께서 또 잠시 흥분을 하시는군요. 교수님 워워~ 하시구요, 벌써 보니 시간이 꽤 지났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다루면 어떨까 싶습니다.
꿀딴지곰 :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요? 꿀딴지곰 포스팅을 진행하다보면 시간이 훅훅 사라지네요 ^^ 다음에 더 좋은 주제로 또 뵙기로 하시죠. 고생하셨습니다.
조기자 : 크. 교수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흑역사를 가진 게임기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 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꿀딴지곰 겜덕연구소 포스팅도 어느덧 100회를 넘어섰는데요, 여러가지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으니 이 포스팅에 처음 오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레트로 게임에 대한 추억에 빠져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https://m.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204247&memberNo=11878375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꿀딴지곰의 고전게임블로그 http://blog.naver.com/valmoonk 운영중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