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안착한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 카카오게임즈 대작 갈증 해결하다
유명 IP와 스타 개발자의 만남은 큰 기대를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전 기억과는 너무 달라진 모습이 실망감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그만큼 클 수 밖에 없다.
사전예약 2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일부 극성팬들에게 추억을 모욕하지 말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던 카카오게임즈와 조이시티의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이 구글 매출 6위까지 올라올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여러 게임들을 공격적으로 내세우며 간판 타이틀을 확보하려 했던 카카오게임즈의 대작 갈증이 드디어 해소되는 분위기다.
출시 전만 하더라도 원작과 상이한 장르 뿐만 아니라, 너무나도 달라진 캐릭터의 모습 때문에 창세기전 극성팬 중심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으나, 실제로 출시되니 완성도 높은 게임성이 호평 받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창세기전의 매력적인 세계관과 캐릭터, 그리고 김태곤 사단 특유의 짜임새 있는 콘텐츠 구성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이 순항할 수 있었던 것은 전략과 RPG의 장점을 융합시킨 독특한 게임성이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캐릭터 뽑기 중심의 수집형RPG로 등장했다면 원작의 추억을 훼손하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을테지만, 영지 개념을 하는 비공정을 타고 안타리아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수집한 영웅들이 마장기를 타고 적들에게 출격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개념이 기존에는 없었던 개성적인 플레이를 완성시켰다.
초반에는 수집한 영웅들로 팀을 구성해 일반 몬스터를 사냥하는 일반적인 수집형RPG의 모습을 보이지만, 플레이를 통해 함장 레벨을 올리다보면, 맵에 존재하는 여러 지점에 유닛을 파견해 전투 및 경제 활동을 하는 완벽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변신한다. 영웅들의 레벨업도 반복 사냥보다는 시간과 돈을 들여 업그레이드하는 방식 위주이며, 아이템 수집도 획득한 자원을 소모해 제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초반만 넘어가도 어디선가 본 듯한 RPG라는 생각은 저 멀리 날아가버린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를 하면 대부분 비공정 업그레이드와 자원 관리에 시간을 쓰게 되며, 길드 활동까지 신경을 쓰다보면 영웅들의 일반 전투까지 신경을 쓰는게 쉽지 않다. 물론, 직접 전투에 참여하면 영웅들의 화려한 스킬을 감상하면서 좀 더 효율적인 전투를 할 수 있긴 하겠지만, 스토리 모드 같은 중요한 전투만 직접 참여하고, 일반 사냥은 자동에 맡겨서, 좀 더 효율적으로 연구과 업그레이드 관리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향후 길드가 좀 더 활성화된다면, 길드를 주식회사 개념으로 만든 주식 시스템과 다양한 길드전 콘텐츠 덕분에 어느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도 부럽지 않은 대규모 전투 장면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매출을 위해 캐릭터 뽑기 시스템이 당연히 있기는 하지만, 모든 칸을 다 채우면 원하는 캐릭터를 100% 획득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대부분의 과금 설계가 시간 단축 중심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수집형RPG처럼 뽑기 중심의 과도한 결제 유도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물론, 이것 만이었다면 창세기전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뿐인 전혀 다른 게임이라는 소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스토리 모드를 따로 만들어 창세기전의 방대한 스토리를 그대로 살렸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창세기전 1, 2편의 주요 장면들을 G.S, 이올린, 라시드 등 주요 캐릭터들의 시선으로 담았으며, 단지 이벤트 장면을 감상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요 전투 장면은 직접 참여하도록 만들었다.
이와 별도로 원작 팬들의 다양한 바람을 모두 담을 수 있도록 이용자들이 개발자들과 똑 같은 툴을 활용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커스텀 스토리 모드도 제공한다. 창작자의 명예 외에는 아무런 보상이 없는 콘텐츠이지만, 생각 외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어, 공식 설정 외에 참신한 스토리들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 모델링은 원작 캐릭터들과의 이질감 때문에 여전히 적응하기 힘들며, 너무 복잡한 시스템은 RPG로 생각하고 게임을 시작했던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저레벨 이용자 학살이 많은 다른 모바일 전략 게임과 달리 초반에는 NPC 길드를 완충 장치로 배치해 초보자들이 튕겨나가는 것을 방지해 놓긴 했지만, 모바일 전략 게임을 많은 즐겨보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어렵게 느낄 수 있다. 캐릭터 육성만 신경쓰면 되는 RPG와 달리 비공정과 마장기 업그레이드, 함장 스킬 등 연구 개발 등 신경 써야 하는 요소들이 한 두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단지 창세기전 이름값에만 기댄 것이 아니라, 정말 모바일 전략 게임 팬들이 반할 만큼 완성도 높은 게임성을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아직 초반인 만큼 운영과 업데이트 등 앞으로 극복해야 할 일들이 많겠지만, 외산 게임들이 완벽히 장악하고 있는 모바일 전략 게임에서 드디어 주목할만한 국산 게임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축하할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