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보다 돋보이는 게임 속 씬스틸러
씬스틸러. 주연보다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며 인상을 훔치는 이들을 부르는 말이다. 그리고 게임에도 이러한 인물들이 있다. 게이머들의 눈물을 훔치는 캐릭터부터 분노 유발자까지 다양하게 말이다.
먼저 '블레이드 & 소울'의 화중 사형이다. 화중 사형은 진서연의 습격으로 문파가 풍비박산이 난 이후 외톨이가 된 막내(주인공, 게이머 캐릭터)를 몰래 돕는 역할을 맡은 캐릭터다. 게이머는 그를 통해 다양한 무공을 배우며 한 명의 무림인으로 나가게 된다.
하지만, 화중 사형의 도움은 계속되지 못한다. 그를 만나면 만날수록 그의 눈 밑에 자리한 다크서클처럼 죽음의 향기는 짙어진다. 그의 몸은 이미 망가져 있었다. 싱글 플레이에 비해 스토리 전달이 쉽지 않은 온라인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지막은 많은 게이머에게 각인됐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중략)안녕... 막내야...”라며 이야기를 전한 그의 마지막 말에 많은 게이머가 눈물을 훔쳤다. 최근에는 모바일게임으로 탄생한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에서도 어김없이 죽어가고 있다.
명작인 '라스트 오브 어스'도 게임 초반부에 게이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바로 게임의 주인공인 조엘의 딸 사라다. 게이머는 정체불명의 감염으로 도시가 시끄러운 상황에서 사라로 플레이하며 초반 게임의 분위기를 익힐 수 있다.
이후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감염자가 조엘의 집에도 들어오게 되고, 조엘과 사라는 이후 탈출을 위해 노력한다. 희망이 보이려는 그 순간 딸 사라는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죽고 만다. 이는 게임의 초반부터 주인공의 딸이 죽는 엄청난 충격을 선사했고, 이후 펼쳐지는 엘리와 조엘의 이야기를 더욱 감명 깊게 만들었다.
국산 공포 게임 '화이트데이'는 사탕을 몰래 전해주러 가는 고등학생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다. 그리고 이들을 방해하는 이가 있다. 막대기와 랜턴만으로 많은 게이머를 공포에 몰아넣은 수위 아저씨가 그 주인공이다. 게이머의 시선은 그에게 고정될 수밖에 없다.
그를 피해 간신히 몸을 피해 숨어도 다가오는 수위 아저씨의 발소리가 게이머들을 엄청난 공포로 몰아넣었다. 특히, 2001년 등장한 PC용 원작의 경우 패치 전까지는 어찌할 방도가 없어 더욱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시간이 모바일과 PS4, 스팀 등 다양한 버전을 통해 다시 등장했고, 수위 아저씨는 여전히 현역임을 뽐냈다.
최고의 씬스틸러라면 역시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게임 마지막 부분에서야 등장하는 젤다 공주가 그 주인공이다. 게임의 제목이 젤다의 전설이면서, 고생은 초록 옷 링크가 전부 한다.
링크의 고생이 끝날 때쯤이나 돼서야 등장하고, 엔딩에서 미모로 게이머들의 시선을 훔친다. 이런 그녀가 최고의 씬스틸러 중 한 명이 아닐까 한다. 다만 애초에 그녀가 보여주는 파워를 보면 도대체 왜 납치되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젤다의 전설 주인공이 진짜 젤다가 되어도 진짜 이상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오늘 소개할 마지막 씬스틸러는 짤막한 영상 하나의 소개로 마친다.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