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보는 재미가 아닌 하는 재미로 사로잡다. '헌드레드소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특히 RPG분야에서 자동전투는 필수 장착 요소로 자리 잡았다. 기자도 자동전투가 모바일 RPG의 발전을 이끌어 왔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지금보다 화면이 작았던 시절의 스마트폰에서는 조작의 한계로 액션의 재미를 끌어내기도 힘들었고, 자동전투가 없었다면 그 수 많은 반복플레이는 도대체 누가 해결할 것이란 말인가? 그리고 직접 플레이할 때보다 자동전투로 진행했을 때의 보여지는 액션의 화려함도 완성도가 높으니 고수가 된 기분마저 전해줬다.
자동전투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게임사에도 많다. 게임사들은 일반적인 자동 사냥은 물론 반복자동 플레이까지 도입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화면을 꺼둔 상태에서까지 자동전투를 지원했고, 게임에 경우 접속하지 않아도 성장하는 게임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자동전투는 게임의 접속률을 끌어올리고 게이머들의 플레이 타임을 늘렸다. 이는 게임의 매출 증대로도 이어졌을 것이다.
때문에 그간 모바일 게임은 화려한 액션이나 게임의 플레이 등을 자동에 기반에 설계했고, 게이머들을 하는 재미보다는 보는 재미로 사로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 많은 게임이 눈으로 보여지는 화끈한 액션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직접 조작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찰진 손맛'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 힘들었던 것도 여기에 있지 않았나 싶다. 물론 자동전투 기반게임도 직접 플레이할 수도 있었으나, 그 편리한 자동사냥을 뒤로할 수 있는 게이머가 얼마나 될까?
이런 상황에서 모바일게임 시장에 자동전투를 거의 배제하고, 조작의 재미를 강조하는 게임 등장했다고 생각해보자. RPG라면 어쩔 수 없는 반복 콘텐츠마저 게이머가 일일이 플레이해야 한다. 이런 게임은 요즘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적절한 답을 전해주는 게임이 최근 등장한 모바일 액션 RPG '헌드레드소울'이다.
'헌드레드소울'은 모바일 게임사 하운드13이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게임이다. '드래곤네스트'의 개발을 총괄 지휘하던 박정식 대표가 독립하여 내놓은 첫 작품이기도 하다. '드래곤네스트', '던전스트라이커'를 개발한 베테랑 개발진들과 함께 3년이 넘는 긴 기간 공을 들였다. 게임은 지난 2017 유니티 베스트 그래픽상을 수상하며 출시 전부터 기대감을 높여왔다.
게임은 자동사냥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게이머가 직접 컨트롤하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액션 베테랑들이 개발을 맡은 만큼 살아있는 게임의 액션을 시작부터 느낄 수 있다. 게임을 처음 플레이하면 등장하는 튜토리얼부터 액션이 전하는 쾌감이 뛰어나다. 여기에 유니티 엔진 최고 수준의 그래픽은 시작부터 시선을 훔친다. 각종 빛의 효과나 배경, 캐릭터, 몬스터 등이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하다. 아무리 액션이 뛰어나도 그래픽이 밋밋하면 아쉬울 수 있는데 '헌드레드소울'은 그런 걱정을 날려버려도 될 것 같다.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앞에서도 이야기한 게이머가 직접 진행하는 전투다. 이지 플레이라는 일종의 자동전투 기능이 존재한긴 하지만, 별로도 스킬을 쓰는 것이 아닌 기본공격과 이동을 돕는 수준이다. 별 생각없이 이지 플레이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게임오버 화면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아 때문에 게이머는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 '헌드레드소울'에는 게임에는 다양한 주무기와 보조무기 마련되어 있으며, 해당 무기는 각기 다른 스킬과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부관이라는 주인공 캐릭터를 돕는 인물도 마련됐고 해당 부관도 별도 공격 스킬을 지녔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진행할 때 회피, 주무기 스킬, 보조무기 스킬, 부관 스킬을 활용할 수 있도록 화면이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주인공의 보조무기 스킬과 부관의 스킬의 경우 스턴, 에어, 느려짐 등 다양한 상태 이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적을 특정 상태 이상에 빠지게 만들면 특별한 상황에서만 발동되는 시그널 스킬이 등장한다. 시그널 스킬은 평소보다 더욱 화끈하고 화려한 공격을 자랑한다. 게이머 입장에서도 단순히 적의 공격을 회피하고 공격을 퍼붓는 것이 아니라 더욱 전략적인 재미를 전한다. 조작의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보면 손이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함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직접 플레이해도 만만치 않은 몬스터도 등장한다. 바닥 장판 공격은 기본이요, 몬스터와의 거리조절까지 신경 써야 할 구석이 한두 개가 아니다. '헌드레드소울'은 직접 전투가 가지는 재미를 살리기 위해서 난도가 제법 높은 몬스터를 마련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고 레벨 몬스터 공략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모바일 액션 RPG인 만큼 성장도 중요하다. 각종 스테이지를 진행하려고 해도 추천 전투력에는 도달해야 수월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비나 부관의 성장 그리고 스킬 강화 등이 필수다.
장비 성장의 경우 게임 내 탐험과 토벌을 통해 재료를 얻을 수 있다. 물론 탐험이나 토벌도 자동전투를 지원하지 않으니 게이머가 직접 플레이해야 한다. 이를 활용해 장비의 강화단계를 올리다가 보면 장비의 승급도 가능해진다. 장비를 강화할 때마다 얻은 포인트로는 스킬의 레벨업도 가능하다. 장비와 스킬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부관 성장은 승급 등은 기본으로 준비되어 있으며, 특정 던전을 해결해 능력을 높일 수도 있다. 여기에 일종의 룬 시스템이 노바스톤을 활용해 능력치를 보충할 수 있다.
모바일 액션 RPG 능력 강화 최고 방법 중의 하나는 역시 장비 업그레이드다. 하지만, '헌드레드소울'에는 이벤트로 지급된 장비 뽑기권 외에 장비 뽑기 아이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별도의 제작 시스템만 마련됐다. 재료 3가지를 사용해 제작하는 것이다. 재료 비율 조정은 게이머의 입맛대로 가능하나, 커뮤니티 등에서 게이머들이 공유하는 데이터를 보고 제작하는 것이 좋다. 제작에 걸리는 시간을 보고 장비의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소녀전선'과 유사하다 볼 수 있다. 제작을 통해 매우 뛰어난 무기를 획득한 것이 아니라면 스토리를 즐기며 획득한 무기를 강화하고 승급시켜 사용하면 된다.
아울러 게임은 일반 탐험 지역에도 게이머의 선택 요소를 가미해 빠른 클리어를 진행할 지 모든 자원을 획득할 지 등의 선택지도 존재한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별도로 아이템 제작을 위한 자원을 얻을 수 있는 광산을 오픈할 수도 있다. 게임 내 즐길 거리와 콘텐츠는 제법 튼실히 준비되었으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헌드레드소울'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괜찮은 완성도와 재미를 자랑하는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의 트렌드를 벗어나 직접 플레이하는 재미를 추구했다. 동시에 게임이 가진 단점도 동일하다. 직접 대부분을 게이머가 직접 플레이해야 한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즐길 것이 많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단순 재료 획득을 위한 반복도 직접 플레이해야 하니 부담이 될 수 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거나, 직접 플레이가 주는 재미가 어느정도 인지 확인하고 싶은 게이머라면 '헌드레드소울'을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오랜만에 보는 재미가 아니라 하는 재미를 전해준 게임이다. 마지막으로, 적어도 업적이나 도감만이라도 버튼 하나만 눌러서 완료할 수 있으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