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솔하게 구매한 PS4, 어떻게 집에 놓을까?
지난 21일 콘솔 업계를 뜨겁게 만든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SIEK)서 PS4와 PS4 프로 그리고 PS VR 세트를 대대적으로 할인하는 특가 프로모션이 진행된다는 것. 이번 프로모션은 평소 PS4에 관심은 있지만, 가격 때문에 망설인 이들이나 PS4 프로를 사고 싶어도 웃돈을 주고 사야했던 이들에게 큰 환호를 받으며 전국 대형 마트에 긴 줄을 생성할 정도로 엄청난 이슈를 불러오는 중이다.
이 중에서도 집안의 눈치 때문에 조금씩 아껴서 모아온 용돈과 숨겨둔 비자금으로 게임 라이프를 즐기는 등 평소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다가 엄청난 할인 금액에 현혹되어 나도 모르게 게임기를 구매한 남성들도 많은 것이 사실.
때문에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일단 사기는 했는데 이것을 집에 어떻게 들고 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이 자주 눈에 띄고 있는 중이다. 이에 게임동아에서는 다수의 유부남 게이머들의 경험과 이들이 겪었던 좌절과 고난 그리고 희망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몇 가지 돌파법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 게임기? NO, 블루레이 플레이어 YES!
이름만 들어도 자식들이 공부를 하지 않을 것 같고, 배우자가 하루 종일 그것만 붙잡고 있어 자신의 미래고 뭐고 전부 내팽겨칠 것만 같은 단어가 있다. 바로 게임기다. 가전제품이 가정에 보급된 이래로 가장 금기시되는 제품이 '게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게임기가 가진 단어의 느낌은 게임과 접점이 없는 이들에게는 매우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더욱이 돈 들어갈 일도 많고, 이런 저런 짐이 점점 늘어나는 가정집에서 이 게임기를 거실 TV에 둔다는 것은 상대의 허락 없이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 때문에 PS4가 담긴 파란색 박스의 모습을 처음 본 와이프에게는 PS4를 게임기라고 소개하는 것 보다 블루레이 플레이어 기능을 가진 제품인 것을 적극 강조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TV는 HDR 기능이나 4K 기능이 있는 TV가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 이러한 TV를 활용하려고 하다 보면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블루레이 플레이어들은 가격부터 만만치 않고, 스피커나 별도의 부가 제품까지 더하면 몇 백만 원은 쉽게 넘어가는 것이 사실.
실제로 PS4는 이런 블루레이 플레이어 중에서도 크기나 외관상으로도 좋으며, 심지어 가장 저렴한 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PS4 프로의 경우 4K 영상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고화질의 블루레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기기이기도 하다.
더욱이 PS4가 지원하는 영상 플랫폼 중에는 이미 국민 플랫폼으로 등극한 유튜브나 전세계 미드와 수 많은 영화를 한번에 볼 수 있는 넷플릭스까지 보유하고 있어 평소에 미드나 드라마 혹은 유튜브 영상을 애청하는 이들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를 토대로 PS4에 대해 설명할 때 블루레이 플레이어인데, 유튜브, 넷플릭스도 볼 수 있는 것을 강조하고, 부가적으로 게임도 할 수 있다는 부분을 축소해서 전달하는 것을 추천 한다.(물론 상의 없이 산 것은 사과하라. 무조건 이 사과와 함께해야 후폭풍을 최소화 할 수 있다.)
- 혼자서 게임하는 모습은 금물. 함께 즐길 수 있는 타이틀로 공략하라
위의 방법대로 PS4를 집에 놓더라도, 혼자서 계속 게임을 즐긴다면 금세 이 PS4의 정체를 눈치채게 된다. 이 때는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을 조금씩 소개하는 것을 추천한다. 많은 유부남 게이머들의 질문한 결과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게임 중 하나는 '리틀빅플래닛3'로, 2인용으로 플레이하는 요소가 많고, 함께 퍼즐을 풀어나가는 요소도 같이 이야기를 하며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저스트댄스' 역시 효과가 좋은 타이틀로, 함께 춤을 추며 웃고 떠들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이어트 효과까지 노려볼 수 있고, 최신 버전인 '저스트댄스 2019'의 경우 스마트폰만 있으면 최대 4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의외의 게임은 '라스트오브어스'로, 평소 워킹데드나 좀비 류 미드를 즐겨보는 와이프에게 엄청난 몰입도를 자랑하는 게임 초반 프롤로그를 보여주어 시선을 확 잡아 끌었다는 이들도 존재했다. 아이가 함께 있는 경우는 지금까지도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나, 드래곤퀘스트빌더즈 역시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와 반대로 절대 피해야 되는 게임은 섬란카구라와 같이 노출이 심한 게임이나, 폭력적인 모든 게임, 혹은 슈로대 같이 남자의 로망이 담긴 게임이 언급됐다. 특히, 리듬 액션 게임이라 거부감이 덜할 것 같은 '태고의 달인'의 경우 북으로 된 컨트롤러를 두드리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기기를 건지는 대신 컨트롤러가 팔려 나갔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 기자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 게임은 DL로 구매하라
앞서 설명했듯 결혼한 가정에는 짐이 계속 쌓여 나간다. 여기에 아이까지 있다면 어지간한 평수의 집이 아니고선 남편의 짐을 둘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꼭 필요한 물건도 쌓여가는 상황에서 집안 어딘가에 게임 CD가 늘어난다? 이 모습을 곱게 볼 배우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유부남 게이머라면 게임은 최대한 게임은 디지털 다운로드(이하 DL) 콘텐츠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디지털 다운로드는 게임을 언제든 지우고 깔 수 있고, 외면적으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아울러 게임을 즐길 때는 PS4 컨트롤러에 이어폰을 끼고 플레이하는 것이 배우자의 어그로를 덜 끄는 방법이니 적극 활용하자.
- 진실성 있게 다가가라
거창하게 세 가지 방법을 소개했지만, 이를 통하게 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진실성과 배려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무조건 상대도 좋아할 수 없듯이 게임과 전혀 관련 없는 인생을 살아온 이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취미인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상대를 배려해야 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일례로 와이프가 일언반구 말도 없이 수 십 만원에 달하는 건강기기를 갑자기 집 거실에 들이거나 고가의 가방을 갑자기 구매하면 화가 나듯이 PS4를 집안에 놓기 위해서는 이 PS4 가진 부가 기능과 다양한 게임을 통해 우리의 관계가 더욱 돈독하게 질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한다.(물론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실제로 이번 프로모션 이후 커뮤니티에서는 "크게 할인한다 길래 몇 년간 조르던 PS4를 사줬다"던가, "너무 눈치보는 남편이 안쓰러웠다"는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배우자들의 이번 프로모션을 바라보는 눈빛이 그렇게 서릿발 같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PS4를 마련하거나 PS4를 마련할 결심을 한 유부남이라면 당당하지는 않더라도, 나의 취미를 즐기는 기회를 주는 대신 그 만큼 가정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대화와 진실성을 배우자에게 보여주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도 완강하게 반대하여 통하지 않는다면? 어쩌겠나 평소 자신의 행실이 배우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 졌는지 나의 과거를 다시 곱씹으면서 본전이라도 건질 수 있게 중고 장터를 알아보는 것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