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인수 검토 중인 카카오, 현실화될 수 있나
올해 초 게임업계에 충격을 안겨준 넥슨 매각설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여러 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예상금액 10조가 넘는 거액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대형 회사들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에 화제가 됐던 삼성전자 인수설은 삼성전자가 빠르게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이다. 게임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넥슨의 가치를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카카오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넥슨 인수를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29일 모 매체의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이 공개되자, 넥슨 인수를 두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내부 검토 단계이며, 보도 내용처럼 인수 자문사를 선정한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카카오가 실제로 넥슨 인수에 성공한다면, 현재 시총 22조1천억원이 넘는 네이버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IT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다만, 현재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8조3000억원, 사내 유보금이 1조2000억원 정도로 10조가 넘는 넥슨을 자력으로 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사모펀드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므로, 카카오의 넥슨 인수가 현실화 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는 지난 2015년 다음을 흡수 합병하고, 2016년에는 로엔을 1조87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과감한 M&A를 통해 회사의 몸집을 불려왔다.
또한, 카카오 카풀 등 회사의 미래가 될 O2O 서비스가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보니, 현재 가장 든든한 수익원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 사업이 넥슨 인수를 통해 날개를 달 수도 있다. 카카오의 게임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게임이라는 국내 최대 게임 플랫폼을 가지고 있지만, 수수료 기반의 플랫폼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직접 퍼블리싱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을 활용한 게임들 외에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피파온라인,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바람의 나라 등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넥슨의 강력한 IP와 개발력을 확보한다면 엔씨, 넷마블 등 경쟁사들을 뛰어넘는 국내 최대 게임 기업에 등극할 수도 있다. 불가능에 가까운 도박이지만, 성공한다면 미래가 바뀔 수 있는 일생 일대의 기회인 것이다.
다만, 희망만 바라보고 운명을 걸기에는 너무 위험이 높은 도박이다. 과거 텐센트가 슈퍼셀을 10조에 인수할 때도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한 만큼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보유 자금이 너무 부족하니, 인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넥슨이 공중분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과연 국내 게입업계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넥슨 매각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