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온은 그대로인데 나만 늙었네, ‘바이오 하자드 RE:2’
1996년 첫 작품의 큰 흥행 이후,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만들어 줄 후속작이 예고 됐다. ‘바이오하자드2’가 그 주인공이다. ‘바이오 하자드2’는 당초 1997년 3월 등장 예정이었으나, 출시가 연기되면서 많은 게이머들이 기대와 동시에 불안감을 가졌다. 1998년 1월에 ‘바이오 하자드2’가 세상에 등장했고, 게임은 게이머들의 우려를 한 순간에 날려버렸다.
게임은 서바이벌 호러 액션 장르 본연의 재미는 기본으로 탑재했다. 폐쇄된 공간에서 좀비와의 사투를 그렸으며, 시야의 사각에서 주인공을 노리는 괴물들이 게이머들의 공포를 자극했다. 불편한 시점은 공포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플레이스테이션 CD 2장 분량의 게임은 주인공 캐릭터는 물론 주변 인물도 플레이할 수 있는 등 폭 넓은 즐길거리를 자랑했다. 게이머들은 ‘바이오 하자드2’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은 이후 시리즈를 포함해도 역대 급이었으며, 대표적인 공포 게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어느덧 시간은 20년이 훌쩍 지났고, ‘바이오 하자드2’도 리메이크 열풍에 힘입어 새로운 옷을 입고 돌아왔다. ‘바이오 하자드 RE:2’로 말이다. 이 게임은 약 20년 만에 돌아온 만큼 그래픽의 대대적인 파워업을 이끌어냈다. RE엔진을 활용해 현존 게임 최상급의 그래픽을 만들어냈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묘사와 좀비 등의 괴물 묘사는 과거보다 더욱 현실적으로 변화했다. 레온과 클레어는 20년 전 그대로, 오히려 더 생기 넘치게 변했는데 나만 늙었구나 하는 느낌이다.
그래픽과 개선과 함께 원작의 답답했던 시점은 숄더뷰로 변경됐다. 과거 고정 시점에서는 확인할 수 사각에서 덮쳐오는 공포가 게이머를 사로잡았다. 이번 작품은 자유로운 시점에도 불구하고 언제 나를 덮칠지 모르는 공포가 그대로 살아 있다. 사방이 어두운 폐쇄공간에서 귀를 자극하는 좀비의 소리는 공포감을 끌어 올려준다. 여기에 게임 내 강력한 몬스터인 타일런트가 게이머의 뒤를 좇아오며 내는 발소리의 공포는 겪어본 이만이 알 수 있다. 여기에 천장에서부터 갑자기 게이머를 덮치는 릭커의 존재는 그 자체로 공포다.
특히, 이번 작품은 과거와 달리 문을 열고 맵을 오가는 것에 로딩이 없어, 좀비들이 문을 공략해 좇아오기도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좀비가 공격해 깜짝 놀라는 일도 발생한다. 포기를 모르는 남자 타일런트는 경우 문을 열고 닫는 것은 물론 사다리까지 오르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는 것이 쉽지 많은 않다. 공포감은 한층 배가된다.
원작의 요소도 그대로 살아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레온과 클레어 중 누구의 이야기를 먼저 즐기느냐에 따라 게임의 스토리가 조금씩 바뀐다. 누굴 먼저 즐기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변화한다. 각 캐릭터는 일반적인 이야기와 두번째 이야기를 갖기 때문에 최소 4번을 즐겨야 게임의 스토리를 모두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원작처럼 주인공 캐릭터가 아닌 인물들의 플레이도 가능하며, 일명 두부모드도 건재하다. 이번에는 서로의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맵에 존재하는 아이템을 걱정없이 사용해도 된다.
맵 활용 측면에서도 여전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바이오 하자드2’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경찰서를 비롯해, 하수도, 연구소 등 다양한 공간을 이리저리 오가며 탈출을 위해 퍼즐을 해결하도록 했다. 공간을 허투루 쓰는 것 없이 설계했고, 공간을 이리저리 오가며 탐험하고 퍼즐을 해결하는 재미를 살렸다. 원작이 얼마나 치밀하게 맵을 설계했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울러 원작과 달리 하드코어 난이도만 아니라면 저장은 타자기만 있으면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심지어 자동저장도 지원된다. 중요 포인트에 사망 시 자동저장 데이터를 불러오기도 한다. 원작에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편리함이다.
게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원작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파고 들기 요소다. 이번 작품에서는 일반 난이도부턴 클리어 시간에 따라 등급을 매겨 별도의 특전을 준다. 게임 내에 마련된 다양한 특전 요소나 높은 등급 달성을 위해 게이머들은 계속해서 게임에 도전할 수 있다. 게임을 계속해서 플레이하게 만드는 요소다.
타임어택 고수들은 이미 하드코어 난이도도 1~2시간 내 게임을 클리어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정도 수준의 고수가 되면 이제 공포게임이 아니라 장애물을 피해 달리기 게임에 가깝지만, 게이머의 실력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플레이를 끌어내는 게임의 강점이다. 일반적인 게이머라면 첫 클리어에 10시간 내외의 플레이 타임이 필요하며, 어느새 다음 플레이를 시작한 본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0여년만에 돌아온 ‘바이오 하자드2’ 한층 발전한 그래픽으로 무장했고, 스토리 부분에서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원작의 재미요소도 건재하다. 캡콤이 추억보정을 현실에 완성해 낸 모습이다. 리메이크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고 외치는 듯하다. 바이오하자드2에 추억을 가진 게이머라면 20년 전 레온과 함께 벌벌 떨었던 그곳으로 다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