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싱글 RPG와 뽑기의 만남, '어나더 에덴: 시공을 넘는 고양이'
"세상에 이런 게임이 나올 줄이야." '어나더 에덴: 시공을 넘는 고양이'를 처음 만났을 때 기자가 내뱉은 말이다.
이 게임은 모바일 RPG다. 그리고 흔히 만날 수 있는 캐릭터 뽑기 아이템(가챠,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을 탑재했다. 좋은 캐릭터를 뽑기 위해서는 게이머가 돈을 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설명을 들으면 그간 모바일 게임 시장에 수도 없이 출시된 수집형 RPG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새로 나온 캐릭터가 성능이 좋아 울며 겨자 먹기로, PvP에서 앞서가기 위해 수도 없이 캐릭터 뽑기에 열중했던 그런 게임 말이다. 그런데, '어나더 에덴'은 모바일 시장에 흔히 존재하는 게임과는 다르다.
'어나더 에덴'은 철저한 싱글 플레이 RPG다. 과거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 시리즈와 같은 느낌이다. 협동이나 경쟁 등의 콘텐츠는 전혀 들어있지 않으며, 그저 스토리를 즐기며 따라가는 고전적인 JRPG의 재미로 무장했다. 게이머들은 그저 시간이 날 때 천천히 게임을 즐기면 된다. 누구 하나 보채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나더 에덴'은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처럼 유료 게임인가? 그렇지도 않다. 게이머들은 '어나더 에덴'을 무료로 만날 수 있다. 게임에서 중요한 캐릭터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부터 다양한 동료까지 스토리를 진행하며 획득할 수 있다. 과거 JRPG를 즐긴 경험이 있는 게이머라면 게임을 진행하다 막힐 때쯤 '사냥 노가다' 좀 진행해 도전하면 된다. 레벨 앞에 장사 없다.
한국 서비스에 돌입하며 공개한 스토리 분량은 사전예약 증정 캐릭터, 게임의 이벤트로 제공하는 확정 캐릭터, 무료로 제공된 유료 재화 활용 등으로 획득한 캐릭터로 충분히 게임 클리어가 가능하다. 좀 더 보태면 스토리를 진행하며 만난 캐릭터 만으로도 문제없다. 이런 게임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뽑기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으니, 기자가 놀란 것도 당연하다. 굳이 안 사도 되는 것을 팔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지 제법 시간이 되었지만, 게임에 대한 게이머의 높은 평가와 달리 매출 순위에서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도 높은 순위에 올라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유료화 모델이 충격적이라 유료화 모델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게임 자체도 뛰어나다. 특히 90년대 RPG 전성기에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라면 아주 반갑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체적인 큰 스토리 안에서 시공을 넘나들며 만나는 개별 스토리도 매력적이다. 국내 론칭 버전은 25장까지 스토리가 제공되나, 추후 업데이트로 스토리를 제공한다. 일본에서 2017년에 출시된 게임인 만큼 당분간 업데이트 분량은 걱정 없을 듯하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이나 시스템도 과거 JRPG와 유사하다. 마을마다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마을 곳곳을 누비며 보물 상자를 열고 아이템을 얻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모바일 게임인 만큼 일부분에서는 좀 더 편리한 요소들을 준비해 모바일 디바이스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를 배려했다. 별도로 저장을 하지 않아도 게임을 다시 시작하면 별도의 체크포인트부터 시작된다. 게임을 진행하다 혹시 파티가 전멸해도, 유료 아이템으로 이어서 도전할 수 있기도 하다. 과거와 현대가 적절히 섞여 있는 느낌이다.
고전적인 턴 방식의 전투가 전해주는 재미도 확실하다. 게이머는 4명의 메인 파티원과 2명의 보조 파티원으로 최대 6명의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캐릭터는 메인과 보조를 오가며 파티에 다양한 버프를 주고, 보조 파티원이 된 상황에서는 HP와 MP 회복을 할 수 있다. 전투는 100% 수동이다. 게이머가 조작을 마쳐야 진행되므로, 전체 공격, 디버프 등 다양한 판단을 상황에 맞춰 느긋하게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앞서 캐릭터 뽑기의 경우 안 사도 되는 것을 판다고 이야기했는데, 조금 더 수월한 플레이를 원한다면 캐릭터 뽑기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힐러의 유무는 체감될 정도로 난이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또한, 높은 등급의 캐릭터는 레벨업 시 주어지는 AP를 어빌리티 보드에서 투자해 더욱 강력한 육성이 가능하다. 추후 스토리 업데이트 등이 이뤄지면, 아무래도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강력한 몬스터와 보물상자를 곳곳에 배치해 둬 좋은 파티를 보유한 게이머라면 더 나은 아이템을 확보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어나더 에덴'은 유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등장한 JRPG의 신선한 도전이다. 과거 RPG를 즐긴 게이머라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법하다. 별다른 지출이나 부담 없으니 여러 게이머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아울러 이런 시도들이 좋은 성과를 거둬 국내에서도 파격적인 도전에 나서는 게임이 나올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