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에 시장 1위 내줄지도...공정한 경쟁 한 목소리
지난 22일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KGMA, 회장 이택수)와 한국게임학회(회장 위정현)가 주최하고, 매경닷컴·매경비즈가 후원하는 2019 신년토론회 '늘어나는 중국게임 수입 어떻게 봐야하나?'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이태희 유통지원팀장, 이엔피게임즈 이승재 대표, 한국게임학회 위정현(중앙대) 학회장, 매경게임진 이창희 국장 등 4인이 발제 및 토론자로 나섰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발제자 4인이 중국 게임 수입과 관련해 분석한 발표를 진행했다.
먼저 이태희 유통지원 팀장은 "과거보다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1위가 가져가는 금액이 5배가 늘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승자독식 시대에 들어섰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매출 최상위권에 있는) 승자가 국내 게임사이지만, 시장을 독식하는 승자가 언제까지 한국 회사일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흥원 입장에서는 포스트 차이나 시장 개척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엔피게임즈 이승재 대표는 중국 게임을 수입해 유통한 경험을 살려 이야기를 꺼냈다. "중국 게임의 경우 이미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경우가 많아 마케팅 포인트가 확실해 중소 게임사들도 어렵지 않게 이를 진행할 수 있다. 또 중국 게임을 서비스하지만, 직원을 채용하기에 고용 창출에도 도움이 되며, 이엔피게임즈는 중국 게임을 수집해 번 돈으로 국내 게임사에 대한 투자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중국 게임 수입을 제한하면 그것이 실효성이 있겠냐며, 우리 자신(한국 게임)이 경쟁력이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개발사를 위한 전방위 적인 지원과 R&D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늘어나는 중국 게임 수입의 문제점 및 대응 방향에 대해 논했다. 그는 "세미나의 제목을 '한국 게임 수입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로 바꿔보자, 이것이 과거 중국이 비밀리에 진행한 세미나"라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입장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위 교수는 "우리는 시장을 다 열어주고, 상대방을 시장을 잠그고 있는데, 우리도 똑같이 하는 것은 WTO위반이라서 불가하다. 법적 조치 등이 아닌 민간의 노력이나 게임물관리위원회를 통한 사후 심의 강화 등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경게임진 이창희 국장은 "오늘 이야기하는 것 중에 빠진 부분이 하나 있다면, 유저 입장이다. 유저는 콘텐츠가 재미있으면 되지 중국 게임이든 한국 게임이든 상관 없다"고 현실을 짚었다.
이어 "사실 대책이 무엇이냐 물으면 대책은 없다. 그리고 중국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무시, 성차별, 선정적 마케팅 논란, 서비스 몇 개월 이후 일방적으로 문을 닫아버리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 게임사들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진 2부에선 데일리게임 곽경배 간사가 좌장으로 참여해 토론이 이어졌다.
이창희 국장은 "당장 정부 기관에서는 (중국게임과 관련해) 무엇을 할 수 없다. 때문에 민간과 언론이 나서야 한다. 분위기를 만들고 피해를 입증하는 통계 등이 나온다면 정부 기관도 그때는 응답할 수 있을 않을까"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재승 대표는 "중국 게임의 수입은 찬성하지만, 우리나라에 사업장을 마련하지 않고 현지에서 직접 서비스하는 경우는 다르다. 공정한 경쟁을 한다. 수입해서 국내 서비스를 가져가는 회사와 그렇게 하지 않은 회사들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위정현 교수는 "산업은 전쟁과 똑같이 추세라는 것이 있다. 중국은 상승세이고, 한국은 꺾였다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같으면 중국 게임 수입을 하느냐 마느냐는 관심사도 아니었다. 1970년대 제조업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대형 게임사들은 IP를 우려먹는 경향이 강하다. 이번에 삼성이 갤럭시10을 준비하면서 많은 노력을 했다. 국내 게임사들, 리딩 기업들이 그런 노력이 있었느냐"라고 현 상황을 정리했다.
대형 게임사 위주로 돌아가면서, 국내에 게임이 없어서 시장이 망가진 것인지, 중국 게임이 들어와서 시장이 망가진 것인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졌다.
위정현 교수는 "몸에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건강한 몸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상황은 이야기가 다르다. 감기도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아닐까 한다. 무너진 상황에서 중국 게임들이 들어온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이태희 팀장은 "대체로 위 교수님 의견에 동의하고 있지만, 다만 중국 게임 때문에 한국 게임이 어려워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2017년 기준 중국 게임의 비중은 30% 정도다. 악화의 원인이라고 보기는 조금 힘들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판호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국내 기업이 경쟁력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토론자들이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재승 대표는 "중국은 같은 PC방이어도 장비에 따라 요금이 다를 정도로 유료화 개념이 확실한 나라다. 캠이 있으냐 없으냐, 드라마가 깔려 있으냐 아니야에 따라 차이가 날 정도다. 같은 경쟁 환경에서 대결을 하면 이기기 힘들 것이다. 또 중국 전체를 아우르는 서버 기술과 클라이언트 개발이 쉽지 않다. SDK도 붙여야 하는데 붙일 것도 엄청 많다. 결국 소스코드를 통째로 넘기는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 했다.
위정현 교수는 "성공할 수 있겠냐는 이런 질문이 나올 정도가 됐다. 자본은 이미 중국이 '넘사벽'이다. 텐센트 게임 매출만 20조 원이다. 자본에서 이길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태희 팀장은 "사실 중국 판호 이슈 전에도 한국 게임이 중국에서 성공한 것이 거의 없다. 글로벌 히트 했던 게임들 4개 정도가 탑 100들어간 수준이 전부다. 또 중국에서 배울 것이 있느냐라고 물어보면 중국은 전략을 게임을 잘만들고, 현지화도 잘한다. 또한, 각종 지표를 보는 것에 굉장히 밝다. 광고를 하면 이게 매출로 돌아온다는 확신이 있다. 전부 지표를 보고 한 것이다. 지표를 기반으로 한 전략을 배워야한다"고 설명했다.
토론회 막바지에는 시선이 포스트 차이나로 모였다.
이태희 팀장은 "시장 개척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있으며, 중요한 것은 시장을 선점하면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퍼즐로 게임을 시작한 사람과 MMORPG로 게임을 시작한 사람이 찾는 게임은 다르다. 신흥시장 오픈 포럼을 진행 중에 있으며, 올해도 계속해서 시장이 필요한 것을 준비할 것이다.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