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토바이 항아리 게임, '트라이얼스 라이징'
2017년 많은 유튜버가 플레이하며 입소문을 탄 게임 항아리게임(Getting Over It with Bennett Foddy)을 아는가? 이 게임은 항아리에 들어간 사람이 망치를 들고 산을 오르는 간단한 구성의 게임이다. 망치를 각종 지형지물에 걸쳐 반동을 이용해 산을 오르면 된다.
말은 쉽지만 게임은 자칫 실수하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극악의 난이도로 무장했다. 실수 한방에 초반부로 돌아가는 구성에 많은 게이머가 좌절감을 맛봤다. 물론 게임을 클리어한 게이머는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성취감을 얻었겠지만 말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최근 이와 유사한 재미로 무장한 게임이 최근 등장했다. 유비소프트와 인트라게임즈가 협력해 출시한 '트라이얼스 라이징’이 그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2월 말 국내에 정식 발매됐으며, 플레이스테이션4, 닌텐도스위치, PC 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 게임은 Xbox 360, iOS 등으로 등장한 바 있는 트라이얼스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액션과 스릴이 넘치는 모터사이클 게임으로 정교한 트랙에서 짜릿한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다양한 트랙과 즐길 거리, 각종 꾸미기 아이템 등 여러 요소도 게임의 장점이다.
게임의 목표는 명확하다. 주어진 트랙을 빠른 시간에 완주하면 된다. 천분의 1초까지 시간을 다투는 게임으로 자신의 기록을 점점 단축시키는 재미가 핵심이다. 그런데 이 간단한 목표를 트라이얼스 특유의 물리 엔진이 가로막는다.
과장되게 준비된 물리 엔진이 게이머의 질주를 방해한다. 내리막에서 착지를 잘못하거나 오르막길에서 앞바퀴가 들리는 등 오토바이 사고를(이하 크래시) 유도하는 구간이 상당히 많다. 크래시 이후에는 처음부터 다시 트랙을 달리던가 5초의 페널티를 얻고 체크포인트부터 시작해야 한다.
크래시를 피하기 위해서는 점프대나 착지 등에서 스로틀과 브레이크의 적절한 활용, 린(Lean) 동작을 통한 무게 중심의 이동 등으로 아슬아슬한 오토바이 묘기를 펼치며 나아가야 한다. 트랙의 미션 종류에 따라 크래시 횟수의 제한이나 특정 고스트 라이더와의 대결에서 승리 등 클리어 조건도 다양하다.
이렇게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트랙을 완주하면, 완주 결과에 따라 브론즈, 실버, 골드의 등급이 부여된다. 처음에는 클리어 자체에 목적이 있다가도 점점 클리어 등급을 올리고자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큰 실수 없이 트랙을 완주하면 대부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어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말은 쉽지만,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 같은 순간 매번 실수 없이 달리던 구간에서 어이없는 실수가 나오기도 하고, 처음부터 실수해 다시 트랙을 시작하는 경험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농담이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한 닌텐도 스위치를 19번 정도 던져버릴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항아리 게임을 언급한 것처럼 이 게임도 목표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성취감이 굉장히 뛰어나다. 아깝게 골드를 따내지 못하면 나도 모르게 트랙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버튼을 누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토바이 레이싱 게임 답게 질주의 재미도 살아있으며, 거대한 점프대에서의 시원한 점프는 짜릿한 맛을 전해준다. 또한 게임은 북미,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무대를 배경으로 진행되며, 파리 에펠탑, 미국 할리우드 등에서 다양한 트랙에서 세계를 여행하는 재미도 준다. 여기에 다양한 꾸미기 아이템이 마련돼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낼 수 있다.
또한, 농구 등의 룰을 가미한 스킬 게임 등 일반 게임과 다른 다양한 즐길 거리도 존재한다. 또한, 멀티플레이도 알차게 준비됐다. 1대의 바이크에 두 명의 라이더가 타고 각 게이머 50%씩 파워와 밸런스에 기여하는 모드도 있다. 리더보드에 올라 있는 고수의 플레이를 보고 연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트랙을 만들어 플레이하는 재미까지 갖췄다.
'트라이얼스 라이징’은 27,000원이라는 게임의 정가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즐길 거리를 자랑하며, 재미도 갖췄다. 다만, 멀티플레이의 경우에도 고스트 라이더와 대결을 펼치는 방식인 점, 화려한 묘기 등이 게임의 클리어 점수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아 시간 축소에만 열을 올리게 된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