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쌀타는 VR e스포츠, 차세대 콘텐츠 주도권 잡는다
지난 2016년부터 VR산업은 진화된 콘텐츠 산업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각광받아왔다.
하지만 2백만 원 이상의 고사양 PC와 1백만 원이 넘는 VR기기가 필요하고 일정 크기의 공간, 주렁주렁 매달린 선 등 하드웨어적인 한계로 기대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놀이동산 같은 대형 테마파크 내의 체험 콘텐츠 위주로 발전하는 등 기형적인 발전을 거듭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VR 산업이 하드웨어의 발전과 함께 한계를 빠르게 극복해나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작고 간편한 HMD와 5G를 통한 클라우드 기술 등 VR의 한계를 넘나드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급물쌀을 타고 있는 것.
특히 VR 콘텐츠 중에서도 e스포츠 분야는 가능성을 재조명받고 있는 VR 문화 콘텐츠의 꽃으로 인식된다. 연구가 활발하고, e스포츠 경기장의 건립과 게임사들의 적극적 도전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시킬 수 있는 기반 역시 마련되고 있다.
< 경기도, VR e스포츠 선도..전용 경기장 설립 계획도>
현재 VR e스포츠에 대해 가장 선도적이며 빠른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은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다. 경기도는 지난해에 'VR e스포츠 아카데미아'를 편성하여 6개월 동안 VR e스포츠에 대해 연구하고, 최근 이 결과를 집대성한 'VR e스포츠 아카데미아 백서'를 내놨다.
백서에는 'VR게임과 e스포츠 트렌드', 'VR e스포츠의 이해', 'VR e스포츠 쇼케이스 준비', 'VR e스포츠 쇼케이스 성과와 피드백', 'VR e스포츠의 가능성' 등 다양한 주제가 심도깊게 다루어져 있으며, 후발 주자들이 VR e스포츠를 시도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가이드라인이 제시돼 있다.
여기에 VR e스포츠 전용 경기장 건립 계획이 발표된 점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지난해 10월 말에 경기도는 VR e스포츠 경기와 선수를 찾는 팬들 간의 감정적 유대를 느낄 만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성남 지역에 VR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은수미 성남시장 또한 '시행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더불어 OGN 등의 전문 게임방송 채널에서도 빠른 시일내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VR e스포츠에 특화된 관점법을 연구하고 있는 등 VR e스포츠는 여러 측면에서 급물쌀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 정식 스포츠에 적합한 VR e스포츠..선점이 중요>
VR e스포츠가 높게 평가를 받는 또 다른 부분은 '정식 스포츠화'에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다. 일반적으로 게임은 키보드와 마우스, 혹은 조이스틱 등을 활용해 즐기는 종목으로, 정신 스포츠 계열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는 체육단체나 체육 관련 교수들이 게임을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로 지목되곤 했다.
하지만 VR e스포츠는 직접 몸을 움직이며 진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오히려 각종 체육 단체나 체육 관련 교수들이 말하는 정식 스포츠의 요건에 완벽히 맞아 떨어진다. '몸을 움직이는 스포츠 경기'로써 오히려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하기에 수월한 특징이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VR e스포츠 종목이 제 괘도에 오를 경우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 등의 종목 선정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7월 말에 판교 경기창조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VR e스포츠 쇼케이스에서 시연된 'VR태권도'나 'VR 스페셜포스' e스포츠 경기는 일반 스포츠 경기 못지 않은 피지컬 중심의 경기로 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 국내 게임 개발사들도 올인..드래곤플라이에 주목>
VR e스포츠에 대한 시장의 준비가 무르익어 가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행보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VR e스포츠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대표적인 게임사는 드래곤플라이(공동대표 박철우, 박인찬)다.
드래곤플라이는 올해 초 신도림 테크노마트 1층에 레노버 VR매직파크' 테마파크를 설립한 후 '스페셜포스 VR: ACE' 등을 시연하는 등 VR e스포츠 시장 개척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올해 안에 10여 개로 VR매직파크 매장을 늘려 매장 간 대전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대전이 가능한 모션디바이스와의 콘텐츠 제휴도 준비중인 상황이며, 또봇 VR, 신비 아파트, 그리고 최근 공개한 '인피니티 워' 등 지속적으로 유명 IP를 활용한 VR e스포츠 신작을 줄줄이 투입하는 등 시장을 확고히 선점하겠다는 각오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VR테마파크는 재방문율이 낮다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으나, 여기에 e스포츠를 대입하면 얘기는 달라진다."며 "이미 이통사에서 5G 시대에 맞춰 고사양 PC가 없어도 스트리밍을 통해 VR 게임을 즐기거나 관전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이 개발되어 있는 등 시대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드래곤플라이처럼 시장을 선점해가는 전략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