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엔씨소프트가 가로수길에 '스푼즈' 캐릭터샵을 오픈한 이유
엔씨소프트(이하 엔씨(NC))를 말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리니지'나 야구단 정도를 우선적으로 떠올릴 것이다. 조금 깊숙하게 들어가면 '블레이드&소울'이나 '아이온' 같은 정통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을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들의 커다란 공통점은 바로 남성과 성인 위주의 타겟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타겟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엔씨(NC)는 다양한 노력을 해왔는데, 그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스푼즈'라는 캐릭터 사업이다.
< '스푼즈', 엔씨(NC) 감성을 박차고 나오다>
스푼즈 캐릭터는 엔씨(NC)가 개발한 자체 캐릭터 브랜드로, 신디·비티·핑·디아볼·슬라임 등 5종의 캐릭터로 구성돼 있다.
초창기에 엔씨(NC)에서 캐릭터를 만든다고 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리니지' 등의 게임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을 다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을 깨고 엔씨(NC)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들어내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엔씨(NC)는 '스푼즈' 이모티콘을 카카오톡, 라인, 위챗, 패스 등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에 출시해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지역에서 벌써 누적 다운로드 900만을 기록했다. 철저히 엔씨(NC)라는 타이틀을 감추고, 캐릭터성으로 승부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뒤이어 엔씨(NC)는 지난 2018년 5월에 열린 '아트토이컬쳐 2018' 캐릭터쇼에서도 별도의 전시공간을 마련해 세상과의 접점을 넓혔다. 또 피규어(모형 장난감), 디오라마(임체 모형)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하는 한편, 계속적으로 탈 엔씨(NC) 감성을 강화해 여성층과 저연령층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으는 중이다.
< 신사역 가로수길에 오픈한 스푼즈 캐릭터샵, '샤방샤방'>
엔씨(NC)는 더욱 '스푼즈' 캐릭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4월 27일부터 6개월간 '스푼즈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기로 한 것.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멀지 않은 가로수길 한가운데 위치한 스푼즈 캐릭터샵은 화사한 바탕에 캐릭터샵이라기 보다는 맛있는 빵이나 커피를 즐기면서 캐릭터를 즐기는 복합 캐릭터 카페 형태로 구성됐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서는 150여 종류의 '스푼즈' 굿즈를 시연 및 판매하고 지상 2층은 음료와 베이커리를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스푼즈' 캐릭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새로 준비된 '스푼즈' 영상 감상 존 등이 준비된 점도 눈에 띈다.
인형이나 쿠션을 비롯해 스마트폰 케이스, 메모지나 노트, 배지, 성냥, 여권케이스 등 다양한 제품들 중에 100종 가량은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를 위해 신규 제작된 상품이다. 또한 특유의 '스푼즈' 캐릭터성을 담은 애니메이션이 최초로 공개되어 관심을 집중시켰으며 이 영상들은 유튜브에서도 좋은 반응이 이어지는 중이다.
엔씨(NC)의 이벤트도 주목할만하다. 스토어 방문객은 하루 300명까지 선착순으로 스푼즈 한정판 가죽 스티커를 받을 수 있으며, 뉴이스트 팬사인회 응모권, 미니 전신대 등을 경품으로 받을 수 있다.
< 엔씨(NC)의 행보, '게임을 넘어 엔씨의 세계로'>
스푼즈 캐릭터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엔씨(NC)의 행보는 명확하다. '게임을 넘어 엔씨 콘텐츠의 세계를 더욱 대중화하겠다는 것'이다. AI(인공지능) 기술 연구와 각종 투자, 웹툰 사업 등도 이같은 행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엔씨(NC)는 지난 2011년부터 AI를 핵심 기술로 선정해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AI센터와 NLP(자연어처리)센터로 구성되어, 5개 연구실(랩) 10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AI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AI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해 IT기술 전반에서 미래 경쟁력 창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엔씨(NC)는 투자와 캐릭터 산업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성공사례인 2014년 레진코믹스 50억 원 투자를 시작으로, 만화 기획 제작사인 재담미디어, 웹소설 관련 회사인 RS미디어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시각특수효과 업체인 포스크리에티브에도 220억 원 투자를 단행했다.
또 지난 2016년부터 엔씨(NC) 게임 속 숨겨진 스토리를 만나 볼 수 있는 엔씨코믹스를 운영 중이며, 자체 캐릭터인 스푼즈 알리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 한가운데에서 개최중인 피버페스티벌 행사, 나아가 '리니지 리마스터'의 PSS(플레이서포트시스템. 자동전투) 도입 등도 넓게는 '게임 세계를 넘어서서 세상을 엔씨의 세계로 만들기 위한' 행보라고 할 수 있겠다.
서울 가로수길 한가운데, 젊은 여성들이 즐겨 찾는 거리 한가운데 위치한 스푼즈 플래그십 스토어는 엔씨(NC)가 바라보는 이미지 쇄신과 함께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이런 행보가 얼마나 성공하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국내 게임 개발사 중에 엔씨(NC)만큼 변신을 꾀하고 있는 회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가 실패냐 성공이냐 이전에, 이런 도전은 신선하고 또 국내의 다른 게임 개발사들에게도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