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히스토리] 20년간 군림한 제왕 '리니지'의 역사 Part. 3
- 해당기사는 [조영준의 게임히스토리] 20년간 군림한 제왕 '리니지'의 역사 Part.2에서 이어집니다.
이렇듯 많은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해서 콘텐츠를 추가하고, 밸런스 조절에 노력한 리니지이지만, 대중들에게는 돈을 많이 질러야 하는 게임, 어지간한 과금으로 접근도 할 수 없는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게임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매출 상당수를 차지하는 게임이기도 하며, 많게는 외제차 한 대 비용을 들였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이 사실.
이러한 모습은 기존 온라인게임과 다른 끊임없이 경쟁을 요구하는 콘텐츠 그리고 레벨업이 굉장히 힘든 구조로 되어 있는 리니지 특유의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리니지의 레벨업은 상당히 힘든 구조다. 1세대 온라인 시스템의 명목을 이어오는 만큼 퀘스트 시스템 혹은 인스턴스 던전 및 레이드 위주의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경험치를 얻기가 매우 힘들어 레벨업이 필드 혹은 던전 사냥에 집중되어 있다. 실제로 과거 리니지는 최고 레벨 달성자가 나오는 게 화제가 될 정도로 극악의 레벨업으로 유명했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였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1레벨 올리는데 몇 달이 걸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전서버 80레벨 최초 달성으로 유명한 포세이든은 아직까지 국내 온라인 게임의 전설로 추앙받고 있을 정도다.
이에 지속적으로 사냥을 진행하고, 빠른 레벨업을 위해서는 장비와 HP 회복이나 각종 추가 효과를 지닌 주문서를 지녀야 하기 때문에 이를 구입하는 아덴(리니지의 게임 화폐)가 끊임없이 필요한 구조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이유는 PK(플레이어 킬)의 자유다. 지금은 PK 금지된 서버도 존재하지만, 과거 리니지는 상대를 거리낌 없이 공격할 수 있을 만큼, 게임의 PK 자유도가 높았고, 거대한 게이머들이 집결하는 혈맹 간의 공성전이 벌어지는 등 그야말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격언이 생각날 정도로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세상이었다.
때문에 리니지를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은 다른 이들보다 더 강하고, 더 등급이 높은 장비에 대한 열망이 강하며, 이는 게임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곤 했다. 더욱이 공성전의 경우 성을 차지한 혈맹이라는 명예와 함께 마을의 세금을 메길 수 있어 지속적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존재해 지금까지도 큰 혈맹 간의 공성전은 엄청난 자금이 오가는 하나의 거대한 전장이 되어 지금까지도 리니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리니지의 시스템과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어오면서 자리잡은 게이머들의 풍토 덕에 리니지는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으며, 지난 2015년에는 매출 3,128억 원을 기록하는 등 1세대 온라인게임 중에서도 가장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고, 2016년 누적매출 3조 2천 억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해도 차면 기울고, 꽃이 피고 지듯이 리니지는 2015년을 기점으로 콘텐츠 업데이트 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오래된 그래픽과 시스템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며, 서서히 예전의 위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더욱이 모바일게임으로 등장한 리니지M이 등장한 이후 지속적으로 수치가 감소하고 있었던 것도 리니지의 고민 중 하나였다. 가장 큰 문제는 그래픽의 기본 툴이 1998년 그때 그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1세대 온라인게임들의 특징인 복잡한 전투 시스템과 불편한 콘텐츠 그리고 엄청난 과금을 진행한 게이머들로 인해 아저씨들이나 하는 ‘아재 게임’의 대명사로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것이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27일 리니지의 그래픽과 시스템을 대거 수정하고, 무려 21년 동안 이어온 정액제를 폐지하는 대대적인 변화를 진행한 ‘리니지: 리마스터’를 선보이며, 또 한번의 재기에 나섰다.
리니지 리마스터는 출시 이후 게이머들이 다시 리니지로 접속하는 효과를 낳았으며, 3월 4주 PC방 순위(더 로그 기준)에서 전주 대비 무려 42.2% 사용량이 증가하며, 순위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엔씨소프트의 주가 역시 지난 3월 28일 최고 8%의 상승율을 보이며 최고가 50만 원을 경신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PC방 서비스 최적화로 과거 800x600 해상도에서 4배 증가된 1920x1080 와이드 해상도로 업그레이드되었으며, 프레임도 2배 향상되어 PC방에서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시야의 반경도 4배 가까이 증가해 해골병사 등 유닛들의 효과나 모습도 정교해져 보다 다이나믹하고 전략적인 협동 전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직관성과 가독성을 향상시킨 현대적인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도입되어 새로워진 환경에 걸 맞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여기에 모바일게임에서 도입되었던 자동 사냥 시스템인 PSS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이라 명명된 이 기능은 사냥, 아이템 구매 귀환 등 게임의 대부분 기능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어 게임을 쉽게 즐기는 것을 돕는다. 플레이 상황에 맞춰 설정할 수 있도록 전체, 보조, 주변 3가지 모드를 지원하며, 클래스와 레벨에 따른 추천 세팅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아울러 기존 리니지의 UI에 익숙한 게이머들을 위해 설정 메뉴로 '클래식 인터페이스'를 선택할 수도 있도록 구성해 게임의 익숙함을 더한 것도 리니지 리마스터의 특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리니지는 22년의 서비스 기간 동안 지금까지 끊임없는 변화를 겪었고, 이번 리마스터의 사례에서 보듯 1세대 온라인 게임 중 시장의 최전선에서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많은 게이머들에게 리니지는 각종 사회문제가 보도될 정도로 과도한 과금에 대한 논란과 불법 서버, 작업장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변화를 꾀하며, 새로운 게이머를 유치하고, 추억을 가지고 다시 접속하는 이들을 이끄는 서비스 운영과 업데이트 방식은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사에게 좋은 사례로 남기에 충분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과연 1998년 첫 등장 이후 국내 게임 산업의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게임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역사를 지닌 리니지가 앞으로 또 어떤 변화된 모습으로 게이머들 앞에 등장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