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없는 PC방 순위, 이번 여름에는 좀 다를까?
전세계를 뜨겁게 달군 배틀그라운드도 리그오브레전드를 꺾지 못했다. 대신, 다른 게임들과는 격차를 확인하면서 리그오브레전드와 함께 또 하나의 벽으로 자리잡았다.
스마일게이트가 무려 천억이라는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만든 로스트아크의 돌풍도 빛나기는 했지만 순간에 불과했다. 초반에는 배틀그라운드까지 잡으면서 2위로 뛰어올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콘텐츠의 한계를 드러내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번에 신규 캐릭터 창술사를 선보이며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나, 초반의 기세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모바일 게임쪽도 리니지M,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검은사막 모바일 등 대작 MMORPG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상위권의 벽이 두터워서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몇 년 째 변화가 없는 국내 PC방에 비하면 모바일은 아직은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많은 게임사들이 모바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에 PC온라인 신작을 만드는 게임사들이 거의 없어, 지금 상황을 바꿀 만한 대형 신작이 나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이번 여름에는 주목할 만한 소식이 몇 가지 있어 약간의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물론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의 양강 체제에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니지만, 중위권에서는 약간의 순위 변화는 기대해볼 수는 있을 정도다.
오는 6월에는 리니지M,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과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원작 검은사막이 카카오게임즈를 떠나서 개발사인 펄어비스 품으로 돌아온다.
현재 검은사막은 PC방 점유율 0.2 정도로 20위권 밖에 위치해 있지만, 개발사인 펄어비스가 직접 서비스하면서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지난 2014년에 처음 서비스할 때만 하더라도 기존 MMORPG와 사뭇 다른 게임성으로 인해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으로 남았지만, 이제는 검은사막 모바일 덕분에 많은 이용자들이 검은사막의 세계관에 익숙해진 상태다. 또한, 지난해 여름에 4K 리마스터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최신 게임으로 변신했다. 4K 그래픽을 지원하는 온라인 게임은 해외까지 살펴봐도 극히 드물다.
펄어비스도 원작의 재도약을 위해 이전 게임 데이터 이전 사전예약 이벤트로 역대 최고 규모의 보상을 내걸었으며, 향후 검은사막 모바일과의 연계 이벤트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5년간 함께 했던 검은사막을 떠나 보냈지만, 디아블로2의 정신적 후계자라 불릴 정도로 해외에서 호평받고 있는 그라인딩기어게임즈의 패스 오브 엑자일을 품에 안았다.
오는 6월 8일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패스 오브 엑자일은 디아블로2를 연상케 하는 호쾌한 핵앤슬래시 액션에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다양한 캐릭터 육성으로, 지난 2018년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한 게임 탑 10에 선정된 게임이다. 지난 2018년 12월 출시된 확장팩의 경우 출시 첫 3주간 접속자 2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현재 총 8개 국 언어로 서비스되며 계속해서 그 인기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패스 오브 엑자일의 국내 서비스는 부분유료화 방식의 시즌제로 운영되는 해외 버전과 동일하게 운영되며, 과금 정책 또한 캐릭터 능력치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은 해외 버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다소 마니악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나, 국내에 많은 디아블로 팬들을 품에 안을 수 있다면 의외로 PC방 순위의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다.
여름은 아니지만 연말에 등장할 대작들도 있다. 테라와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선보일 에어와 넥슨이 9년간 준비한 페리아 연대기가 그 주인공이다.
에어는 아이온으로 유명한 김형준 PD를 비롯해 유명 개발자들이 다수 투입된 게임으로, 공중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전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넥슨 산하 띵소프트에서 개발하고 있는 페리아 연대기는 셀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그래픽과 자유도 높은 플레이를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게임 모두 정확한 일정을 공개한 것은 아니지만, 늦어도 올해 안에는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 밀려 점점 축소되고 있는 PC온라인 게임 시장이 오랜만에 등장하는 신작들로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