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달아오른 모바일 게임 시장, 핵심 키워드는 아재력
지난해 미동조차 없었던 모바일 게임 상위권이 올해 여름 무서운 신인들로 인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초에 넥슨이 전력을 다해 준비한 트라하도 신규 IP의 한계를 드러내고 잠깐 지나가는 미풍으로 그쳤지만, 랑그릿사 모바일에 이어 로한M까지 최근에 등장한 무서운 신인들은 터줏대감으로 군림하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리니지2레볼루션, 검은사막 모바일을 밀어내고 상위권에 완벽히 자리잡은 상태다.
현재 나홀로 천상계를 유지하고 있는 리니지M을 제외한 상위권은 이벤트만으로도 순위가 업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이들의 돌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대형 게임사들이 구축한 유리천장을 게임성만으로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 로한M의 돌풍으로 게임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가 된 플레이위드는 로한M이 출시하자마자 2위 자리에 오르면서 급등세를 기록해 6000원이었던 주식이 일주일만에 5만원을 넘어섰다.
모바일MMORPG 장르는 개발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장르이며, 기존 강자들의 벽이 워낙 두터워 신규 게임 진입이 굉장히 어렵다는 전망이 강했지만, 로한M은 제한 없는 PK 등 원작의 매력을 그대로 재현해 원작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리니지M이 걸었던 흥행공식을 그대로 이어받는 느낌이다.
랑그릿사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참여해 많은 인기를 얻었던 SRPG 랑그릿사를 모바일로 옮겨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로한M에 이어 매출 3위에 올라 있으며, 로한M이 나오기 전까지는 당당히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랑그릿사가 유명 IP라고는 하지만, 후속작의 연이은 실패로 오래전에 마무리된 시리즈이며, 대세장르인 MMORPG도 아닌 만큼, 지금의 순위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기적 같은 돌풍이다. 특히, 로한M은 요즘 주목받고 있는 인기 모델 김칠두를 활용한 연예인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랑그릿사는 마케팅이라고 할만 것도 없었다.
업계에서는 이 두 게임의 기적 같은 돌풍을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을 이끌고 있는 핵심 타겟층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른바 아재로 불리는 30~40대 남성들은 과거 어린시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게임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으며, 취미 생활에 돈을 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는 세대다.
특히, 바쁜 일상으로 인해 집에서 느긋하게 온라인 게임이나 콘솔 게임을 즐기기 힘든 상황인 만큼, 과거 즐거운 기억을 남긴 유명 게임들을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취미 생활에 쓸 수 있는 돈이 무한대가 아닌 만큼, 무리한 과금 유도를 혐오하고,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과금 체계를 가진 게임에 더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로한M의 경우 무한PK로 경쟁심을 자극하고 있긴 하지만, 조합을 통해 기본에서 최상위 등급까지 성장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육성 시스템과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거래 시스템을 내세우고 있으며, 랑그릿사는 과금 유도가 극심한 요즘 수집형RPG와 달리 어느 정도 돈을 쓰면 최고 등급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 이른바 천장 시스템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렇게 로한M과 랑그릿사가 기존 게임들을 제치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자, 하반기에 나올 기대작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에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기대작들 대부분이 30~40대가 열광할 만한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전예약을 시작한 카카오게임즈의 테라 클래식은 대형 MMORPG가 나올 때마다 항상 비교되며 우주명작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테라 IP를 활용하고 있으며, 테라 원작에서 다루지 않았던 이전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에서 같이 준비중인 달빛조각사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2년간 연재되면서 누적 600만부 이상 판매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동명의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만들었으며, 바람의 나라, 리니지를 개발한 송재경 대표가 직접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 원작이야기가 완결되면서 자연스럽게 원작팬들의 관심이 게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엔씨소프트가 준비 중인 리니지2M도 리니지M의 신화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넷마블도 작년 지스타에서 선보인 A3 IP 기반 모바일MMORPG A3 스틸 얼라이브 등의 게임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실크로드 온라인, 블레스 온라인, 미르의전설, 에오스 온라인 등 인기 온라인 게임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이 연이어 개발되고 있어, 제2의 플레이위드를 찾는 주주들로 인해 관련 게임을 준비 중인 위메이드, 룽투코리아, 조이시티, 조이맥스, 미스터블루 등 여러 게임사들의 주가가 요동 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