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진출을 위한 끝없는 투쟁이 벌어지는 LCK
'2019 리프트라이벌즈'(이하 리라)의 우승으로 기분좋은 휴식기를 가진 LCK가 1라운드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바로 1라운드서 하락세를 보이던 팀들이 거침없는 상승세에 상위권 팀들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던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행 티켓의 행방이 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
이러한 흐름을 이끌고 있는 팀은 현재 LCK에서 가장 뜨거운 팀으로 손꼽히는 젠지 e스포츠(이하 젠지)다. 지난 2019 LCK 스프링 시즌서 5위를 차지한 젠지는 1라운드 중반만 하더라도 성적이 중위권을 멤돌았고, 롤드컵 진출은 사실상 힘들어 보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1라운드의 막바지에 다다른 젠지의 행보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리핀과 한화생명 그리고 현 리그 1위인 샌드박스를 만나는 등 험난한 대진이 이어진 젠지는 7월 12일 경기서 만난 그리핀을 2: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킨 것은 물론, 한화 생명에 이어 샌드박스마저 2:1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성해 아프리카와 공동 5위로 도약했다.
이러한 상승세의 이유로는 '짜왕' 큐베(이성진)의 부활과 룰러(박재혁)가 큰 역할을 했다. 젠지의 탑라이너 큐베는 지난 스프링 시즌과 서머 시즌 1라운드 중반까지 부진한 모습으로, 1티어 탑라이너에서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았기도 했지만, 그리핀전에서 보여준 기막힌 카밀의 플레이로 승리를 이끌었고, 이후 케넨을 활용한 스플릿 푸시 및 한타에서 활약을 보여주며, 전성기의 폼을 되 찾은 듯한 기세로 젠지의 연승에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다.
아울러 룰러 역시 팀 성적과 함께 다소 부진을 겪었지만, 한타에서 과감한 포지션으로 딜을 쏟아붓고, 투자를 하면 그만큼 보답하는 예전 삼성 시절의 폼이 다시 올라오고 있으며, 피넛(한왕호 선수)의 상승세와 함께 팀의 연승을 이끌고 있는 중이다. 특히, 지난 스프링 시즌서 5위에 머물러 이번 시즌 최소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야 롤드컵 진출에 대한 희망이 생기는 젠지인 만큼 롤드컵에 나갈 3팀 중 젠지가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태다.
SKT의 상승세도 LCK 순위의 혼돈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실 LCK 스프링을 우승팀인 SKT는 이번 서머 시즌의 유력한 우승 1순위 팀으로 손꼽히고 있었다. 하지만 리그가 시작되고 난 후 라인전, 운영, 한타 등 모든 부분에서 부진해 SKT는 한때 8위에 랭크될 만큼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지난 시즌 1위를 차지한 팀이 롤드컵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초유의 상황이 펼쳐진 셈. 하지만 이 부진은 지난 6월 27일 벌어진 KT 롤스터와 경기에서 뒤집히기 시작했다. 치열한 경기 끝에 KT에게 2:0으로 승리한 이후 SKT는 젠지, 한화생명, KT, 그리고 금일 벌어진 진에어 경기까지 잡아내며, 내리 5연승을 달려 5할 승률을 넘어섰고, 현재 6위에 올라 상위권 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예전의 폼을 찾은 듯 매 경기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페이커(이상혁 선수)외 1라운드 매우 부진했던 칸(김동하 선수)의 부활 그리고 마타(조세형 선수)의 서브이지만, 매 한타마다 맹활약하며,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에포트(이상호 선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러한 연승은 중하위권을 상대로 한 연승이고, 킹존, 그리핀, 샌드박스, 담원 등 상위권 팀들과 경기가 모두 한 차례 남은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SKT의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패배한 팀들을 모두 이기고 싶다”는 페이커의 발언처럼 예전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는 SKT가 남은 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킹존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8승 3패로 샌드박스와 공동 1위에 오른 킹존은 지난 7월 초 열린 ‘리라’에서 보여준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그대로 LCK 리그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우승후보이자 롤드컵 직행 팀 중 하나로 점쳐지고 있다.
리프트라이벌즈서 중국 팀들을 그야말로 두들겨 패며 그 명성을 세계에 알린 킹존은 데프트(김혁규 선수)와 투신(박종익 선수)의 바텀 조합을 중심으로 라스칼(김광희), 커즈(문우찬) 그리고 대형 신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내현(유내현 선수)의 조화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다만 지난 시즌 2위를 차지한 그리핀도 현재 3위에 올라있고, 샌드박스, 담원을 비롯해 상승세의 SKT와 킹존 등의 팀들과의 경기가 모두 남아있어 아직 안심할 수는 없으며, 현재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며, 2019 서머 시즌 최고의 신인으로 떠오른 ‘내현’이 지금의 모습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관심사다.
현재 LCK는 각 팀마다 6~7경기를 남겨둔 상태다. 지난 시즌 승격해 4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롤드컵 포인트를 지닌 샌드박스가 1위를, 샌드박스와 함께 승격한 담원이 3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전통의 강호 SKT와 젠지 그리고 킹존 드래곤X가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
더욱이 최근 2연패를 겪으며 다소 부진하지만 지난 시즌 2위를 기록하며, 롤드컵 유력 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그리핀과 현재 중위권에 머무르며, 반격의 기회를 노리는 아프리카까지 이번 2019 LCK 서머는 롤드컵의 무대로 가기 위한 팀들의 혈전이 매 경기 치뤄지고 있는 양상이다. 과연 뜨거운 여름 시즌을 마치고, 세계 무대에서 다시금 LCK의 위력을 떨칠 3팀은 누가 될 것인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