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친 블리자드. 디아4, 오버워치2로 명예 회복
작년 전 세계 게이머들을 충격에 빠트린 '님폰없 사건'에 이어, 최근 홍콩 사태까지 끊임없는 사건 사고로 창사 이래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오랜만에 명예 회복을 했다.
지난 1일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블리즈컨 2019에서는 작년과 달리 팬들이 바라던 기대작들이 대거 공개되면서 관람객들의 환호성을 끌어냈다.
전 세계 블리자드 팬들이 모이는 블리즈컨 행사는 세계 3대 게임쇼에 버금가는 많은 기대를 모으는 행사이지만, 이번 행사만큼은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작년 블리즈컨에서 많은 이들이 기대하던 디아블로4 대신 등장한 디아블로M과 전설의 ‘님폰없 사건’이 터지면서 블리자드의 개발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하스스톤에서 터진 홍콩 관련 사태에서도 실망감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 ‘무엇이 공개되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행사가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조차 의문이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작년 블리즈컨 이후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충실히 보내면서, 이번 행사에서는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성공했다.
올해 블리즈컨에서 최고 화제는 역시 디아블로4라고 할 수 있다. 디아블로3의 10년 뒤 일을 다루고 있는 디아블로4는 팬들의 바람대로 초심으로 돌아가 더 어둡고, 호쾌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특히 시리즈 최초로 오픈월드 방식으로 제작돼 탈것을 타고, 케지스탄(Kejhistan)의 작열하는 사막은 물론, 스코스글렌(Scosglen)의 늑대인간이 들끓는 푸르른 삼림, 메마른 평원(Dry Steppes)의 거칠고 투박한 황야 등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며, 파티를 맺고 거대한 필드 보스를 상대하거나, 자유로운 PVP도 즐길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직업은 야만용사와 원소술사, 드루이드 3종으로, 이후 2종이 추가될 예정이다. 먼저 야만용사는 무자비한 근접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캐릭터로, 각기 다른 4개의 무기를 소지하고, 빠르게 교체하면서 공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소술사 (The Sorceress)는 디아블로2 시절의 모습 그대로 날카로운 얼음송곳으로 꿰뚫거나, 번개 화살로 감전시키거나, 하늘에서 불타오르는 유성우를 떨어뜨리는 등 원소를 자유자재로 다뤄 적을 말살한다.
드루이드(The Druid)는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을 통해 늑대인간, 곰인간, 인간의 형상 간에 매끄럽게 전환하는 변신술사다.
이 캐릭터들은 사용자 지정이 가능한 특성 트리 및 기술, 전설 및 세트 아이템이 가득한 심층적인 전리품 시스템, 룬 및 룬어 조합을 통해 무수히 다양한 육성법을 시험해볼 수 있을 예정이다. 디아블로4는 현재 개발 중이며 PC, Playstation 4, Xbox One으로 출시된다.
전 세계 5천만명 이상의 게이머들이 즐기고 있는 블리자드의 대표적인 슈팅 게임 오버워치의 후속작도 준비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오버워치2는 윈스턴, 트레이서 등 기존 오버워치 영웅들과 새롭게 추가되는 영웅들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스토리 임무와 협동 플레이, PVP 모드 등 새로운 즐길거리를 대폭 추가했다.
이용자들은 4인으로 팀을 구성해 옴닉 세력인 널 섹터(Null Sector)로부터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싸우고, 로봇 군대의 습격 뒤에 숨겨진 배후의 동기를 밝혀내며, 지구를 위협하는 새로운 세력과 직면하게 된다.
협동 모드인 영웅 임무에서는 영웅들의 레벨을 올리고, 능력치를 강화하는 RPG 요소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예를 들어 라인하르트의 화염 강타를 시전하면 인접한 적에 불이 붙거나, 트레이서의 펄스 폭탄을 변경해 치명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등 불리한 전세를 역전할 추가적인 힘을 얻게 된다. 오버워치2는 오버워치1과 별개로 서비스되는 후속작 개념이긴 하지만, 이용자들이 오버워치에서 쌓은 기존 업적과 수집품들은 그대로 적용된다. 오버워치2의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블리자드의 간판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신규 확장팩 어둠땅이 추가된다.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공통의 적으로 떠오른 실바나스 사태를 해결하는 내용이 담긴 이번 확장팩에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최초로 사후 세계를 모험하게 되며, 저주받은 자의 탑 토르가스트 등 새로운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하스스톤 역시 새로운 확장팩 용의 강림이 공개됐다. 135장의 고공비행 카드가 담긴 용의 강림에서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용인 갈라크론드로 변신하는 능력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8명의 이용자들이 1명이 남을 때까지 싸우는 전장 모드도 함께 공개됐다.
이 외에도 작년에 팬들의 비난과 관심을 동시에 받았던 디아블로 이모탈도 시연 버전을 통해 순조롭게 개발 중임이 밝혀졌으며, 스타크래프트2는 구글 딥마인드와 함께 개발해온 AI 모드, 차기 협동전 사령관 멩스크 등이 공개되고, 워크래프트3의 리마스터 버전인 리포지드는 올해 출시가 확장됐다.